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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해성 Dec 09. 2023

나는 ___ 글을 마주할까

 

나는 세상을 알고 싶어서 책을 읽었고, 이런 내가 이해가 가지 않아서 글을 썼다. 요즘은 책에 인색한 시절이 왔다고들 한다. 그래도 나는 소설이 좋고, 시가 좋고, 사람이 좋다. 소설이나 시나 다 사람과 관계가 있다.   

   

글을 잘 쓴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글에 마음을 담아서 흉내 낼뿐이다. 아직은 견문이 좁아 글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 그래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행동에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었나. 일단 생각나는 대로 써본다.     


장르는 무엇이든지 상관없다. 소설을 쓰기도 했다가, 에세이를 써보기도 했다가, 잘 알지 못하는 주제에 관한 정리본을 만들기도 한다. 누군가 알아봐 주는 일도 아니다. 그냥 취미 삼아 하는 일이다.   

   

글을 쓰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그저 처음 문장과 끝 문장, 그 사이에 연결되는 많은 문장을 쓰는 일일 뿐이다. 때로는 처음 한 문장을 위해서 나머지 모든 글을 써 내려가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마지막 한 문장을 위해서 천천히 나아가기도 한다.      


처음부터 생각하고 쓰는 것은 아니다. 그냥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남들은 어떻게 쓰는지 잘 모르겠다. 마음은 그릇의 모양을 하고 있는지라 그릇의 크기를 넘어서면 흘러넘치곤 한다. 아마도 나는, 이 흘러넘친 물들을 기억하는 글을 계속 써 내려가는 듯하다.     


글을 잘 써보고 싶어 수십 번을 썼다 지웠다 해보지만, 결국 제자리일 뿐일 때가 많다. 쓰는 사람이 달라진 것이 없는데, 더 나아진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긴 하다. 글이 막힐 때를 생각해 보면, 내가 글에 욕심을 부리고 있을 때가 많았다. 


무언가 나를 더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줄 글을 쓰고 싶어, 이리저리 살을 붙이면 글은 망한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한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내 글이 둥지를 찾아 헤매다가 비로소 이곳에서 자리를 잡았다. 지금은 아무것도 없지만, 차근차근 쌓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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