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가는 존재의 방식
* 지속의 리듬
끝까지 가는 존재의 방식
지속은 힘이 아니다.
지속은 리듬이다.
힘으로 가는 것은 언젠가 멈춘다.
그러나 리듬으로 가는 것은
속도를 바꾸며
계속 살아남는다.
그래서 오래 남는 것들은 대개 강하지 않다.
대신 끊어지지 않는다.
문명이 무너질 때
사라지는 것은 거대한 구조이고,
끝까지 남는 것은 작은 반복이다.
하루의 걸음,
되돌아오는 생각,
조용히 이어지는 기록.
이 사소한 반복들이
시간 속에서 가장 단단한 형태가 된다.
지속의 반대는 실패가 아니다.
지속의 반대는 중단이다.
멈추는 순간
존재는 사라지지 않아도
흐름에서 지워진다.
그래서 지속은
성공의 기술이 아니라
소멸을 늦추는 방식이다.
리듬을 가진 존재는 서두르지 않는다.
대신 끊어지지 않는다.
빠른 성장은 그래프를 만들지만,
느린 지속은
시간의 결을 만든다.
그리고 시간은 그래프가 아니라
결을 기억한다.
끝까지 간다는 것은
멀리 간다는 뜻이 아니다.
끊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존재의 무한성을 만든다.
[끝까지 가는 존재의 철학]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끝을 향해 간다.
그러나 실존의 의미는
어디까지 갔는가가 아니라
끝까지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는가에 있다.
선택하며 존재를 만들어 간다는 통찰,
죽음을 향해 가면서도
자신의 삶을 책임진다는 태도.
끝까지 간다는 것은 생존이 아니라
완성에 가깝다.
[시대를 견딘 존재들]
역사 속에서 오래 남은 이름들은
대개 가장 빠른 사람이 아니었다.
사마의는
승리보다 기다림을 택했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결정적 순간까지
패배한 듯 머물렀으며,
옥타비아누스는
격렬한 영웅들 뒤에서
조용히 시간을 축적했다.
그들은 강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무너지지 않을 때까지
서두르지 않았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기다림은 소극성이 아니라
시간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기다림과 장수의 관계]
조급함은
생명을 빠르게 소모한다.
속도는 결과를 앞당기지만
소멸도 함께 앞당긴다.
반대로 기다림은 시간을 늘리지 않지만
소모를 늦춘다.
그래서 오래 산 존재들은
대개 빠르게 살지 않는다.
장수란 단순한 생물학적 길이가 아니라
소모되지 않은 시간의 총량이다.
끝까지 가는 존재는 멀리 간 존재가 아니라
늦게 닿은 존재들이다.
[자연의 방식]
자연에서도 끝까지 남는 것은
가장 강한 종이 아니다.
가장 빠른 종도 아니다.
환경의 속도에 자신의 리듬을 맞춘 종이
가장 오래 남는다.
포기하지 않는 끈기,
멈추지 않는 이동,
그러나 서두르지 않는 호흡.
지속은 투쟁이 아니라
적응의 리듬이다.
[마지막에 남는 것]
속도의 시대가 지나가면
결국 하나만 남는다.
끝까지 이어진 것이다.
존재를 지키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리듬이며,
승리를 만드는 것은
힘이 아니라 시간이다.
그래서 끝까지 가는 존재는
세상을 이긴 존재가 아니라
세상이 지나간 뒤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존재다.
그리고 그 남음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주 느린 반복,
아주 긴 기다림,
아주 조용한 지속이
마침내 한 존재를
끝까지 가는 존재로 만든다
이어 <사유문명론 65편 - 고요의 중심 - 흔들리지 않는 존재의 내부>로 이어집니다.
64편을 지나가며,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
20세기 전반에 있어서 미국적인 성격과 수법을 가장 잘 발휘시킨 작곡가이다.
랩소디 인 블루(Rhapsody in Blue)
재즈의 작곡 기교를 써서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피아노 협주곡
주무 시기 전에 들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