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두 번째 고양이...
까뮈는 놀랍도록 나를 사랑한다.
어떻게든 내 곁에 있으려고 하고, 조용히 앉아 날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부르는 이름에 반응하고, 사랑한다는 나의 말에 조용히 그르렁 거리며 가만히 눈을 깜빡인다.
까뮈를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잠시 까뮈를 보호할 뿐 직접 키우지는 않으려고 했다. 레오를 잃었던 지난 날의 기억이 여전히 날 힘들게 했고, 그 미안함이 마음 속에 콕 박혀, 생명을 책임진다는게 너무나도 버겁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막상 까뮈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나타났을 때, 차마 까뮈를 다른 이에게 보내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4년,
기특하게도 그런 용기를 낸 내 자신에게 나는 수백번 고마운 마음을 가졌다.
까뮈와 함께하는 나날이 지금처럼 늘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가 그저 평온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함께 다 견뎌내고 싶다.
그저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도하기 보다는, 까뮈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오롯이 견뎌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이새벽 작가의 <고양이 그림일기>, 를 읽고 먹먹해진 마음에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