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왜 열심히 안 하냐.”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의 말이었다. 그는 내가 일을 하면서도 글을 써왔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여기저기 글을 남겼다. 부지런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어떤 시기에는 글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던 때가 있었다. 반응이 있었고, 그 흐름은 책으로 이어졌고, 몇 차례 사람들 앞에 서게도 했다.
재작년, 육아휴직을 마치고 다시 일터로 돌아오면서부터 리듬이 흐트러졌다. 기사는 여러 건을 썼지만, 내 삶을 쓸 힘은 없었다. 일은 손에서 놓지 않았고, 글은 점점 멀어졌다. 지난해 동안 쓴 글은 모두 합쳐 50편도 되지 않는다.
완전히 놓지는 못했다. 누군가가 기다린다기보다는, 아무 말 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의 말은 핀잔에 가까웠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 정도면 계속해야지.”
숫자를 세어보았다. 브런치 2,942명. 블로그 5,487명. 엑스 1,070명. 스레드 1,137명. 인스타그램 1,071명. 모두 합쳐 1만 1,707명.
이 숫자들이 나를 무엇이라 규정해주지는 않지만 쉽게 돌아서지 못하게 한다.
내 일을 계속하되 춘프카라는 이름으로, 내 삶을 쓰는 일도 더 미루지 않으려 한다. 글이 삶에서 완전히 빠져나가지 않게 하려는 마음이다.
1월 1일 새벽부터 무등산에 올랐다. 영하 6도(체감온도는 상상이 맡긴다). 의욕적으로 "새해 해돋이 기사는 제가 쓰겠습니다" 라며 달려들었는데, 섣불렀다.
매주 2권씩 읽기로 했다. 벌써 한 권은 해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