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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성창 Mar 09. 2018

꿈을 잃었다고 생각될때 - 이승철 아마추어

음악과 함께하는 아빠의 수다 01 

아들,
그럴때 있지 않니? 나에게 힘을 주는 어떤것들이 모두 빠져나간 듯한 느낌. 꿈을 잃은건지 아니면 꾸지도 않은건지. 아무튼 꿈, 목표, 비전같은 것들이 내 마음 어딘가에 있었던 것 같은데 갑자기 사라져버린 느낌. 
 
내가 뭘 잘하는지 내가 뭘 좋아하는지 조차 헛갈려 당황스러울 때 말이야. 이런 느낌은 꼭 다른 나쁜 일과 곁들여 등장하는 경우가 많더라. 이럴 때 주위를 보면 다른 사람들은 자기만의 꿈을 가지고 차근차근 잘해나가고 있는것처럼 보이잖아. 머피의 법칙이랄까? 이럴 때 만나고 싶은 친구들은 선약이 있어 만나기도 어려워. 만나도 내 꿈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은 더 어렵지.
 
이럴 때 아빠가 알려주고 싶은 응급대처법(응급이지만 의외로 효과는 커)은 주위를 정리하는 거야. 정리란 곧 버리기를 의미한다. 이런 기분이 들 때 책상을 보면 대게 어지러져 있을거야. 가방을 보면 물건들이 정리정돈되지 않고 그냥 ‘쳐넣어’져 있더라. 아빠의 경우는 그래. 그냥 필요없는 물건들만 버려도 기분이 생각보다 업 돼. 이 대처법은 아빠가 마법의 도구인것처럼 자주 이야기할거야.
 
응급처치는 되었으니 꿈을 잃어버린 것 같은 경우의 대처법을 알아보자. 노래와 함께 말이야. 아빠가 추천해주고 싶은 음악은 이승철의 ‘아마추어’
 https://youtu.be/Bf00g81MGB0
살며 살아 가는 행복 
눈을 뜨는 것도 숨이 벅찬것도
고된 하루가 있다는 행복을
나는 왜 몰랐을까

나나 나나 나나 난나나나

아직 모르는게 많아 
내세울 것 없는 실수투성이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그냥 즐기는거야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 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다 같은 아마추어야

나나 나나 나나 나나 나나나

지쳐 걸어갈 수 있고
아이 눈을 보며 웃을 수 있고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잖아
그냥 즐기는거야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다 같은 아마추어야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길을 찾아 내 꿈을 찾아서
나의 길을 가면 언젠가
꿈이 나를 기다리겠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다 같은 아마추어야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기에
모두가 처음 서보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이란 무대에선
모두다 같은 아마추어야

When I am dreaming and I have wishes
We will be together in our lives the dreams come true.

When I am dreaming and I have wishes
We will be together in our lives the dreams come true.

이승철 (LeeSeungChul) - 아마추어 (Amateur)


 
대처법1 – 감사
 
‘살며 살아가는 행복 눈을 뜨는 것도 숨이 벅찬 것도 고된 하루가 있다는 행복을 나는 왜 몰랐을까’ 
 
아빠는 위의 가사를 들으며 떠오른 단어가 ‘감사’였어. 아침에 무거운 눈을 뜨고 삶에서 숨이 벅참을 느낄 때 우리는 고단하다 느끼지. 그런데 가사에서는 그것을 "고된 하루가 있다는 행복"이라고 얘기하고 있잖아. 인생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이 이제는 사람들의 입에 하도 붙어 하나의 단어처럼 느껴지지만 만고의 진리임을 깨닫는다. 
 
뜨기 싫은 눈을 뜰 때 불행을 느끼지 않고 행복감을 느끼는 방법은 그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감사일기를 쓰는 방법도 참 좋더라. 감사할 게 별로 없다고? 에릭호퍼라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산수는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을 헤아리는 것’이라고 했다. 아빠의 감사일기 초보시절은 이랬어. 

호흡이 쉬어져 감사합니다.
팔다리가 멀쩡해 감사합니다.
내일을 위해 잘 수 있어 감사합니다. 
 
감사는 표현되어질 때 의미가 있다. 사랑한다는 말이 마음속에서 평생 묻혀있기 보다 표현되었을 때 더 가치있듯이 말이야. 언어에는 확실히 에너지가 있는게 확실해. 감사라는 마음을 품는 것 만으로도 뭔가 꽉찬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이제 너는 미국에서 고3 막바지를 보내고 있잖아. 너의 유학생활 가운데 얼마나 힘들게 눈을 뜨고 얼마나 많은 날들을 고된 하루로 보냈을지 충분히 안다. 아빠 엄마 걱정끼치지 않게 하려고 표정관리한 것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마음이 아플때도 있지만 너에 대한 대견함이 더커서 아빠는 감사해하기로 했다. 아빠 참 철없지.
 
대처법2 – 나의 길을 가면 언젠가 꿈이 나를 기다리겠지
 
리더십강사인 아빠는 대학교에 강의를 자주 가는 편이야. 우리나라의 리더십 관련 교육들은 인생의 꿈, 목표, 비전(뭐 다 비슷한 말들이야. 버킷리스트라해도 무방해)은 기본이라고 말하지. 그런 것들이 없으면 성공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는 것처럼 주장한다. 그래서 얼른 그것을 수립하라고 유용한 툴들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그런 교육들이야. 아빠도 그것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그러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서' 헤멜수도 있잖아. 어렸을 적 꿈이 대통령이었던 아이들이 자라서도 꼭 잘사는 건 아닌 것 같아. 지금 당장 이루고 싶은 꿈, 목표가 없으면 어때? 그러면 할 일이 없다고? 천만에. 우리에겐 가야할 ‘길’이 있잖아. ‘길’은 ‘해야할 도리’ 라고 해도 괜찮을 듯 해.
 
그냥 ‘해야할 도리’를 다하며 사는거지. 그게 ‘길’을 가는 것이라 생각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길’은 무인도 같은 곳의 생뚱맞는 ‘길’이 아니야. 그 ‘길’위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어. 모두가 어디로 향하는지 모르지만 열심히들 걷고 있지. 그 ‘길’위에 나도 있는 거거든. 그 ‘길’을 잠시 생각없이 걸었다고 해서 갑자기 절벽이 나오거나 낭떨어지가 나오는 건 아니야. 
 
나의 길이 어디에 있냐고?  처지를 가만히 살펴봐. 다 길이 있어. 너는 학생이잖아. 학생의 ‘길’위에서 많은 학생들이 어디론가 열심히 걷고 있잖아. 해야할 학교 공부가 있고 읽어야 할 책이 있고. 좋아하는 취미가 있을수도 있지. 아빠 엄마의 아들로서 가야할 길들도 많이 있다. 그 길에서 눈을 뜨고 고된 하루를 보내고 그것을 행복이라 느끼고 가다보면 ‘꿈’이 어디에선가 기다리겠지. 아니 꿈이 벌써 품에 있을지도 몰라.
 
하루하루 길을 가는데 도움되는 가사가 또 있네.
 
조금 늦어져도 상관없잖아. 그냥 즐기는 거야.
 
조금 늦어지는 것의 축복을 얼마나 시간이 지나면 니가 깨달을까? 어느 정도 삶이 더해져야 깨달아지는 것도 있어. 이 말은 밍기적 대거나 일을 미루면서 늦어지는 것을 말하는건 아니야.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잖아. 아직 자기의 운이 다가오지 않아 조금 늦어지는 정도를 기다릴 줄 아는 것을 의미하는거야. 꿈과 목표를 세웠다고해서 계속 꿈을 바라보고 있으면 오히려 꿈을 포기하는 모순이 발생해. 등산 시작하면서 정상을 너무 오래쳐다보고 있으니까 등산을 포기하게 된 경험도 있어. 꿈을 세웠으면 해야 할 일은 그냥 한 걸음 한 걸음 즐기며 걷는 거지. 
 
대처법 3 – 꿈을 찾는 방법
 
‘꿈’이 없어도 가야할 ‘길’은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꿈을 찾는 방법을 이야기해보자. 너무 깊게 들어가면 재미없으니까(아빠에게 ‘재미’는 생명과도 같은거야) 간단하게 살펴보자.
 
가지고(Have) 싶은 것, 하고(Do) 싶은 것, 되고(Be) 싶은 것을 찾아보는 거지. ‘꿈’은 대부분 Have – Do – Be 를 품고 있는 경우가 많아. 머리에서 뱅뱅돌기만 한다고? 그럼 내려놔. 어디에? 종이에! 종이에 내려놓는 순간 객관화가 되어 생각하기 훨씬 편해. 글자로 써도 좋고 그림을 그려도 좋아. 그것을 적어 놓고 버킷리스트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 항목을 30가지 이상 써봐. 다 썼으면 언제까지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봐. 쓰면서 너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봐. 어떤 항목을 쓸 때는 힘이 느껴지고 가슴이 설레기도 할거야. 그걸 알아차리는 것! 그게 자기에 대한 사랑이고 관심이라 생각해. 그 항목이 너의 ‘꿈’일 가능성이 많지.
 
공부도 평소에 꾸준히 하듯이 ‘꿈’을 벼락처럼 찾는 것보다 평소에 늘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아. 서점에 가서 니가 어디에 머무는지 잘 살펴봐. 읽어야 할 책이나 사야할 책 말고 보고싶은 책이 무엇인지 마음에 맡기면서 돌아다녀봐. 책 속에 길이 있으니까 꿈도 거기에 있을 가능성이 많아. 인터넷 서핑을 해도 내가 주로 무엇을 찾고 있는지 관심을 두면서 서핑을 해봐. 니 꿈의 주변을 서핑하고 있을거야. 위인이든 생활 속 누구를 볼 때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어. 그 사람이 니 꿈으로의 안내자일 가능성이 많지.
 
이렇게도 생각해봐. 먹고 살 걱정이 없어졌다. 그냥 더 구체적으로 로또 당첨되어 50억이 생겼다. 그럼 뭐 하고 싶니? 꿈이라는 녀석은 ‘먹고 사는 일’이라는 것에 가려지는 경우가 많거든. 가끔 그게 없다고 가정해봐. 과학 좋아하는 니가 잘 알잖아. 특정 실험을 위해 진공상태를 만든 경우와 비슷한거지. 50억이 생겨 당장 사고 싶었던 차와 고급시계들이 꿈은 아니야. 꿈은 하루치가 아니고 인생이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거든. 깊이 생각해 보거라.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 게 있어. 꿈과 직업을 동일시 하지는 마. 꿈이 직업이 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아. 정부 발표자료로 97만명이 공무원이야. 그 분들은 공무원이 꿈이었을까?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자기 꿈도 아닌데 직업으로 선택했다고? 그럴수있지. 꿈은 여가활동에서도 나타날 수도 있고 생활의 방식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마음가짐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는거야.
 

부활과 이승철에 대한 수다

 
이승철은 부활의 2대 보컬이야. 1대 보컬은 김종서였는데 1집 앨범이 나오기전 탈퇴했으니 이승철이 1대인것처럼 사람들이 많이 느끼지. 김종서가 탈퇴하고 부활의 기타리스트 김태원이 평소 지인이던 이승철에게 보컬을 소개해 달라 했데. 근데 이승철이 자기가 하면 안되냐고 그랬어. 멋지지않아? 아빠는 요즘 이런게 좋더라. 너도 비슷한 상황있으면 그래봐. "내가 해볼게. 아님 말고" "남자친구 찾으신다구요? 제가 해드릴게요. 아님 말고" (너무 나갔나?)
 
부활1집, Rock will never die 는 한국100대 명반에도 기록된 앨범이야. 아빠가 고3이던 1986년 발매됐어. 우연인가? 지금 고3인 너에게 이 앨범을 소개하다니. 



타이틀곡이 '희야'인데 전주부분이 특이해. 악기로 반주가 나오지 않고 종소리가 나와. 뎅.. 뎅.. 그러다가 이승철이 '희야~ 날 좀 바라봐~' 그때 들을때는 힘이 쭉 풀리더라. 이승철은 외모도 곱상하게 잘생겼거든. 대한민국 많은 '희야'들이 이승철을 안볼수가 없었겠지. 니 엄마도 바라봤을지 궁금하네. 내기 할까? 아빠는 안봤다에 한표. 의외로 엄마가 남성스럽지.
 
전주 종소리에 대한 루머도 대단했어. 아빠도 당시 기타 좀 친다는 애들끼리 설왕설래했어. 종소리를 기타로 냈다는 거야. 6번줄 5번줄을 피크로 싸잡아매고 피크를 재빠르게 빼버리면 종소리가 난다고. 집에와서 죽어라해봤다. 헉. 종소리가 나는것도 같았어. 착각이지.
 
1집은 ‘희야’ 외에도 ‘비와 당신의 이야기’라는 명곡이 있어. 지금도 생각나네 ‘그 날의 애절한 너를~’ 이 가사에 힘주어 노래 불러보지 않았을 중년의 남자가 없을 듯 해. 뒷 부분 김태원의 쇳소리 가득한 보컬도 나오는데 좀 과한듯 하지만 매력있어.
 
이승철은 2집까지 함께 하고 곧바로 솔로로 독립한다. 부활의 최고 전성기는 3집이었어. 고 김재기. 천재보컬이었지. 3집 녹음이 다 끝나기 전에 김재기는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는데 다행히  타이틀곡 ‘사랑할수록’ 딱 한번 녹음한게 남아있었다고 한다. 한번 녹음한건데 완성도는 장난아냐. 부활의 3집은 137만장을 판매하는 초대박을 친다. '사랑할수록'은 아빠의 신입사원 시절 18번이기도 했다. 잘 불렀을까? 노래방에 같이 가자. 아빠가 불러줄게.

 
부활이야기는 이쯤 접고 이승철에 대해 좀 더 얘기해보자. 데뷔때부터 가창력이 대한민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던 가수지. 그시절 가왕 조용필에게 포스트 조용필로 누구를 꼽냐니까 "승철이가 느낌을 좀 살리지" 이렇게 답했데. 이승철이 아빠에게 특별했던 것은 롱런가수 라는 점이야. 당시 30세가 넘으면 노장가수가 되고 이래저래 자취를 감추던 시절이었는데도 이승철은 날이 갈수록 더 빛이 나더라. 40이 넘어서는 원숙미까지 더해져서 나이들수록 노래를 더 잘하는 가수라는 말을 들었지. 

이승철의 노래를 자세히 들으보면 한글자 한글자에 느낌과 표정을 살리는 묘한 재주가 있어. 보통 가수들은 단어별로 느낌을 많이 살리던데 이승철은 한글자 한글자에 무언가 담아내는거지. 이런 그의 표현력은 솔로 데뷔곡 '안녕이라고 말하지마'에서 부터 '인연' '말리꽃' '네버엔딩스토리'등 무수한 히트곡에 잘 담아내고 있다. 
 
아들과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으네. 그런데 의문이 들지 않니? 아빠는 꿈을 찾았을까? 음...... 아빠도 그냥 ‘길’위에 있어. ‘꿈’을 찾아 자신에게 관심가지며 길을 가고 있는거지. 아빠도 오늘이라는 무대에는 처음 서보는거야. 오늘이라는 무대에서는 너도 아빠도 같은 ‘아마추어’인거지. ‘길’을 열심히 가다보면 꿈이 우리를 기다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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