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대폭발!!! 폴리아모리의 민낯

프랑켄슈타인 작가 메리셸리로 본 낭만주의

by 김수철



1. 프랑켄슈타인을 보다가 방향이 바뀌다


넷플릭스 ‘프랑켄슈타인’을 보며 인간의 원죄, 창조자의 윤리, 존재론에 관한 글을 쓰려했다.

그런데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자 메리 셸리의 일대기를 다시 살펴본 순간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녀와 주변 낭만주의자들의 삶이, 내가 상담실에서 보아온 ‘폴리아모리’를 둘러싼 심리 구조와 너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2. 인간의 감정은 고상해 보이지만, 기본값은 동물이다


진화심리학의 기본 가정은 단순하다.

남성은 가능한 많은 유전자를 퍼뜨리려 하고, 여자는 가능한 한 아이를 안전하게 생존시키려 한다.


물론 인간은 문화·도덕·법률 등으로 이 본능을 조절한다.

하지만 임상에서 폴리아모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이 ‘동물적 기본값’이 놀라울 만큼 선명하게 드러난다.



3. 메리 셸리와 낭만주의자들: 낭만의 외피와 현실의 민낯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자 메리 셸리는 흔히 “낭만주의자”, “자유로운 천재 소녀”로 기억된다.

하지만 실제 삶은 낭만보다 혼란이 더 많았다.


3-1. 사랑의 도피와 삼자 관계

16세에 메리는 이미 임신한 아내가 있던 유부남 퍼시 비시 셸리와 사랑의 도피를 한다.

이복동생 클레어도 함께 도피하며 셋은 유럽을 방랑했다.

겉보기에는 자유·해방·핵낭만이지만, 실제로는 삼자 관계와 감정적 얽힘으로 가득했다.


3-2. 가난이 오자 낭만은 무너졌다

퍼시의 가문 지원이 끊기자 두 사람은 즉시 재정난에 직면했다.

유산, 아이의 죽음, 빚, 갈등이 반복되며 감정은 극단적으로 흔들렸다.

결국 메리는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집으로 다시 돌아가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때 아버지는 이미 메리의 도피로 명성을 잃고 출판 사업까지 실패해 사실상 파산 직전이었다.

메리의 자유연애와 탐험이란 이름의 방랑 비용은 가족이 치렀다.


3-3. 자매들은 더 비극적이었다

메리의 이복동생 클레어는 낭만주의자 시인 바이런(핵바람둥이?!)과의 관계로 아이를 임신했지만 버려졌다.

게다가 양육권까지 빼앗긴 아이는 수도원에서 어린 나이에 사망했고, 그녀는 평생 그 상처를 안고 살았다.


메리의 이복언니 패니는 가족 문제를 수습하려다 지쳐 아편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낭만주의자들의 감정적 충동과 현실 회피는 주변의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비극을 가져왔다.


3-4. 퍼시의 이상과 위선

퍼시는 “가문의 상속 재산을 모두 나누겠다”, “소유는 악이다”라는 혁명적 언설을 늘어놓았지만

실제로는 가문의 재산에 지속적으로 의존했다.

돈이 부족해지면 아버지에게 다양한 방식의 딜을 해서 돈을 얻어냈고, 철학보단 회피와 방랑이 더 앞섰다.

철학적 이상은 고상했으나 현실적 삶은 비겁했다.



4. 폴리아모리의 개념은 원래 탄탄했다


폴리아모리 자체는 나쁜 개념이 아니다.

정의는 “합의하에 여러 사람과 감정적·성적 관계를 맺는 구조”.

핵심은 투명성, 동등성, 경계 존중, 책임이다.


그 뿌리는 19세기 자유연애 운동, 20세기 히피 문화, 윤리적 다자연애 모델(ENM)로 이어진다.

원래는 철학적·윤리적 기초가 튼튼한 개념이다.


하지만 실제 상담실에서 보았던 사람들이 실천하는 방식은 이 원형과 큰 차이가 있다.



5. 임상에서 본 폴리아모리: 거의 다른 것에 가까웠다


5-1. 남성 환자들의 구조

겉으로는 “나는 여러 사람과 깊이 사랑할 수 있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내면은 새로운 자극, 성적 충동, 관계 회피가 핵심인 경우가 많았다.

갈등이 생기면 “폴리아모리는 원래 이런 거야”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패턴도 흔했다.


5-2. 여성 환자들의 구조

표면적으로는 “나도 자유로운 연애를 원한다”라고 말하지만

실제 내면에서는 강렬한 질투, 버려질까 하는 두려움, 애착불안이 움직인다.

감정이 폭발해도 “폴리아모리스트니까 질투하면 안 돼”라며 자기 감정을 부정한다.

클레어가 바이런에게 보였던 집착과 절망이 떠오른다.



6. 방어기제로 보면 더 명확하다


남성은 자신의 욕망을 합리화하고

여성은 자신의 감정을 부정한다.


둘 다 자신의 불안과 욕망의 민낯을 보기 어려울 때 흔히 나타나는 패턴이다.



7. 어떤 경우는 폴리아모리가 아니라 가스라이팅이다


자신의 혼란스러운 다자 관계를 “이게 나의 연애 방식이야”라고 포장하며 상대를 끌어들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체는 경계 무시, 감정 착취, 회피적 애착, 자아 취약성 등이 얽힌 위험한 구조다.

이건 폴리아모리가 아니라 심리적 착취다.



8. 왜 건강한 폴리아모리를 보기 어려운가


건강한 폴리아모리는

안정된 애착, 높은 자기 인식, 감정 조절 능력, 책임감, 투명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성인은 많지 않다.


그리고 상담실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애착·충동·감정 조절 문제로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정통 폴리아모리’보다 ‘불안정한 다자 관계’를 더 자주 마주한다.



9. 메리 셸리 일대기로 돌아가면 결론이 선명해진다


낭만주의자들은 전통적 규범을 벗어나 ‘자유로운 사랑’을 말했지만

정작 현실의 책임은 회피했고

그 혼란의 대가는 가족과 주변 사람이 모두 떠안았다.


폴리아모리도 비슷하다.

철학보다 중요한 건 정서적 안정성, 책임, 경계, 자기 인식이다.


낭만주의자들의 사랑이 결국 자유가 아니라 불안정성과 회피였듯

내가 임상에서 본 많은 폴리아모리 역시

‘관계의 자유’가 아니라

‘감정의 불안정성’이라는 동일한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


자유가 위험한 게 아니라 감정이 불안정한 사람이 자유를 들고 오는 게 위험한 것이다.

그건 사랑이 아니다. 그건 그냥 폭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