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은 해석 이전의 이해이며, 감정 이전의 경험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는 실존주의 철학자 데카르트의 유명한 철학적 명제다.
인간의 본질은 사유함에서 실존의 의의를 찾는다.
그러나 인간의 본질이 ‘사유’에 있다면,
사유함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는 사유하는 존재이기 이전에, 먼저 ‘느끼는’ 존재다.
지금부터 존재의 본질을 감각을 통해 찾아가 보자.
아침의 빛이 눈꺼풀 너머로 밀려오고,
귓가엔 아직 사라지지 않은 꿈의 소음이 남아 있다.
입안은 말없이 밤을 기억하고,
코끝은 낯선 공기의 냄새를 맡는다.
이불속 피부는 온도를 읽는다.
바로, 감각이다.
감각을 통해 우리는 세상과 상호작용하고, 그 속에서 존재를 자각한다.
세계는 언어보다 먼저 우리를 찾아온다.
눈으로, 귀로, 코로, 혀로, 그리고 피부로.
우리는 오감을 통해 세계의 문을 연다.
감각은 해석 이전의 이해이며, 감정 이전의 경험이다.
내가 존재하기 전, 태초의 상태는 ‘무’였다.
그러나 이 무의 상태는 어떠한 개념으로도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어둠? 순수한 백색? 혼란, 혹은 투명함?
아니다.
이것들은 모두 시각이라는 감각에 의해 이미지화된 공간적 개념일 뿐이다.
존재 이전의 나는 어떠한 감각조차 느끼지 못했기에,
그 자체로 존재한다고 보기조차 어렵다.
우리가 보고 느끼기 이전에
빛은 아직 형체가 아니며 단지 에너지로 존재하고,
맡는다는 것은 공기 중 부유하는 입자일 뿐이며,
듣는다는 것은 단지 울림 없는 진동이다.
그러나, 감각이 시작된 그 순간부터 내 몸은 서서히 깨어난다.
심장은 감각의 원천을 온몸에 뿌리고,
피부는 온도와 압력의 차이를 감지하며,
눈은 빛의 흔들림에 민감해진다.
나는 세계를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를 한다.
감각은 그렇게 시작된다.
지각은 외부의 자극이 아니라, 내 안의 각성이다.
나는 세계를 감각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을 통해 처음으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을 인식하는 감각은
곧 기억으로 전환되고,
기억은 존재의 증거가 되며,
존재는 사유를 통해 자신을 반추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감정으로 흔들리고, 정서를 경험하고,
마침내 자아를 실현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하지만, 그 여정의 출발점은 오직 하나.
감각이다.
세상을 맞이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감각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제2장에선 우리의 오감과 초감각을 추상적으로 정의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