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마음>에 대하여
응원한다는 말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경기장에서 각자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를 향해 열심히 응원하는 광경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을 응원하기도 하고, 나와 가까운 누군가를 응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응원의 뜻을 살펴보면 단순히 옆에서 힘내라고 격려하는 정도에 머물지 않는다. 응원(應援)이라는 단어의 한자에는 호응하여 도와준다는 의미까지 담고 있어서다.
'應'(응할 응)은 '䧹'(매 응)과 '心'(마음 심)이 결합한 한자다. 즉 매의 마음이라는 뜻이다. 무슨 말일까. 이 한자는 아무래도 옛날에 많이 행해졌던 매사냥과 연계해서 이해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매사냥은 아무나 그냥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사냥을 할 수 있게 되기까지, 매사냥꾼은 매와 '돈독한 유대감과 정신적 교감'을 형성하여야 하고, 매를 길들이는 과정에서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냥 강제적으로 무조건 시키는 식이 아니라, 돈독한 유대감과 정신적 교감을 형성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매와 마음이 통하는 應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매와 매사냥꾼은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는 과정을 거치고, 이렇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관계가 된다. 이것이 應의 의미다.
'援'(도울 원)은 '手'(손 수) 옆에 '爰'(당길 원)이 놓였다. 爰은 막대기나 밧줄을 붙잡고 당기는 모습을 형상화한 한자다. 손으로 밧줄을 당기는 것은 위험에 처한 누군가를 도와주는 광경을 연상시킨다. 그래서 돕는다는 뜻이 생겼다. 이렇게 응원(應援)이라는 단어를 해석해 보자. '돈독한 유대감과 정신적 교감'을 형성한 소중한 그 누군가에게 호응하여 기꺼이 내가 가진 밧줄을 던져서라도 돕고자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응원이다. 즉, 응원에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그가 정말로 잘되길 바라는 마음, 그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라 여기는 마음, 혹여 그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서도록 돕고 싶은 마음이 응원하는 마음에 모두 담겨 있어야 한다. 그래서 진정으로 응원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은 진심으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을 위해서만 할 수 있는, 매우 숭고한 마음이다.
내가 책을 냈을 때 우리 집안에 작가가 나왔다며 무척 기뻐하시던 아버지는 주변에 열심히 내 책을 홍보해 주시고, 지인으로부터 책 10권씩 주문받아서는 사인한 책을 보내달라며 요청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자식에게 도움이 된다면 작은 것 하나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 뭐라도 기꺼이 돕고 싶은 마음, 그것이야말로 가장 숭고한 '응원하는 마음'이 아닐까. 부모가 자식을 응원하는 마음만큼 깊고 넓은 마음이 세상에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