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의 배

by 한명화

용머리해안 삼방산 하멜상선 전시관등이 모여 있는 곳

용머리해안 입장시간 여유가 있어 하멜 전시관을 둘러보았는데 주차비가 없어 여유롭게 다닐 수 있었으며 하멜상선 전시장은 입장료도 없었다

용머리해안 입구 쪽 바닷가에 우뚝 서있는 하멜 상선은 왜인지 반갑고 눈에 익숙한 느낌이어서 생각해 보니 어린 시절 만화와 동화책에 나오는 애꾸눈 선장과 팅커벨 이야기에 나오는 해적의 배 같다는 생각에 쿡 웃음이 나왔다

배는 멋스러웠고 난간에 앉아있는 선원들의 모습은 조금은 익살스러웠다

갑판 이곳저곳을 올라보고 배 위에서 바다도 내려다보고 선실로 들어가니 상선과 하멜의 이야기가 전시되어있고 둥근 키도 있어 잠시 선장이 되어도 보고 저장고도 보고 선실 안쪽에는 하멜 일행이 회의를 하고 있는 듯 보이는 관경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보다가 잠시 내가 하멜이 되어 보니 일본으로 가려다 풍랑을 만나 제주도 해변에 좌초되어 일본으로도 가지 못하고 잡혀서 갖은 고생을 하며 20년도 넘게 살다가 탈출하여 고국 네덜란드에 돌아가 밀 린 품삯을 받기 위해 표류기를 집필할 때 얼마나 억울했을지, 또 그동안 지나가 버린 젊은 날의 시간에 대한 안타까움이 얼마나 클지 억장이 무너지는듯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니 풍랑에 배가 좌초되었을 뿐인데 그 땅이 제주도였을 뿐인데 그 긴 날들을 노예 아닌 노예처럼 이곳저곳 끌려다니며 자유와 인권을 빼앗겨 버린 그의 삶이 어쩌면 우리 민족이 주권을 빼앗겼던 36년의 역사와 무엇이 다르랴

억울하고 기가 막히다는 생각애 미안하고 또 미안하여 깊은 사과를 드렸다.

상선을 돌아보고 나와 산방산 밑에 있는 하멜 기념비에 올라 돌아보고 그 위에서 내려다보는 제주의 바다를 바라보니 안타까움과 절망의 눈으로 바라보았을 하멜의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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