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난제

앞이 보이지 않을 때

by Alice

요즘은 머릿속을 맴도는 숙제들이 너무나 많아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때마다 나는 어떠한 이유로든 집 밖을 뛰쳐나왔다.

반드시 여행이 아니어도 좋았다.

집 앞에서 걷기라도 한다던지 그것도 안되면 가까운 곳이라도 발길을 돌려본다.


이상하게도 항상 걷던 길을 다시 반복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출근길이야 시간이 촉박하니 어쩔 수 없지만

퇴근길만은 오늘 가지 않던 길로 가볼까 하고 터벅터벅 걸어가던 날들도 많았다.

심지어는 집에 바로 돌아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변의 번화가를 어슬렁 거렸다.

생각해 보면 그때만 해도 그렇게 힘들어도 체력이 버텼나 싶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바로 집에 가고 싶어졌다.


그때부터 어쩌면 모든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쌓이다 결국 부풀어 곪아 터지고 말았듯이.

항상 곪기 전에 어디든 떠났고, 그렇게 잠시나마 약이라도 바르던 것이 이전의 삶의 방식이었다.


누구나 그렇듯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

요즘은 시간은 있고 돈은 없는데 그 시간마저 불안하고 잘 채우고 있는지 의문이다.

떠나는 것이 과연 답일까 묻는다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기는 하지만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쉬운 방법인지라 사람들이 그토록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불안은 회사를 다니던 다니지 않던 혹은 성공을 하던 하지 않던 행복하든 행복하지 않던지 간에 살아가는 순간이라면 항상 지녀야 할 열쇠라는 것을 어느 순간 알게 되면서부터 떠나는 일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 불안이 더 많은 것들을 얻게 했는지도 모른다.


현재는 그 불안을 온전히 내 몸으로 감싸며 가장 중요한 인생의 난제를 풀어가는 중.

단지 너무 지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언젠가는 자리에 예쁜 꽃이 피어있을 거라는 기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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