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몽골원정대
자연에 잠시 머물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도구가 필요합니다.
몽골의 자연, 약간의 장비를 가지고 떠난다면 일반적인 여행에서 얻을 수 없는 특별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바닥에 누워 하늘의 별을 볼 수도 있지만 가벼운 의자를 준비하면 더 오랜 시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죠.
자연에 머물고 즐기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소개해드립니다.
지난 2015년부터 매년 몽골의 자연을 여행하며 필요했던 도구들을 소개하니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면 좋겠습니다.
몽골 수화물 제한은 개인당 23kg이며 하나의 짐만 수화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별도의 짐에는 추가 비용이 발생하니 캠핑 장비는 미니멀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마다 필요 장비의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몽골은 대체로 바닥 환경이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한 여름에도 지역에 따라 기온이 5도 이하로 떨어질 수 있어서 바닥의 냉기를 차단해주는 매트는 필수입니다. 매트의 R벨류(바닥의 냉기를 차단하는 단열력 지수)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자충식 혹은 발포매트도 사용에 무리가 없지만 수화물의 부피와 무게를 생각한다면 에어매트를 추천합니다. 하지만 에어매트는 바람이 빠질 경우를 대비해서 여분의 매트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름에 캠핑을 한다고 얇은 삼계절 침낭을 가져간다면 힘든 밤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몽골은 여름이라 해도 하루에 4계절의 날씨를 모두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름에도 밤이 되면 기온이 10도 이하로 떨어져서 게르에서조차 난로를 피우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추위를 많이 탄다면 겨울에도 사용할 수 있는 두툼한 침낭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아웃도어 경험이 없는 초심자라면 700g 이상의 다운 침낭을 추천합니다. 솜 침낭은 부피와 무게의 문제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검색을 해보면 구스다운 침낭의 만만치 않은 가격에 놀라겠지만 잘 찾아보면 저렴한 중국산 침낭도 많습니다.
'캠핑'하면 텐트가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값비싼 텐트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오히려 앞서 소개한 매트와 침낭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텐트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기준은 있습니다. 첫째, 설치와 해체가 쉬워야 합니다. 귀중한 시간을 텐트 설치와 해체로 허비한다면 그만큼 이동거리는 줄어들고 다른 활동에도 제약을 받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부피가 작고 가벼운 텐트가 좋습니다. 백패킹용 텐트 위주로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피가 작고 가벼울수록 가격이 비싸지만 잘 찾아보면 10만 원 이내의 저렴하고 좋은 품질을 가진 제품들도 많습니다.
초원의 밤, 하늘의 별과 달을 제외하면 광원이 전혀 없습니다. 여행자 캠프라 해도 12시 이후에 전원을 차단하는 곳이 있어 밤에 사진을 찍거나 별을 보는 등 개인 활동을 하려면 헤드랜턴은 필수입니다. 그 외에도 작은 LED 랜턴 하나 정도를 준비해야 야간 활동이 수월해집니다.
7, 8월, 습하고 무더운 한국에서 출발하다 보니 겨울옷을 준비하지 않는 여행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몽골은 한 여름에도 일교차가 심해 두툼한 겨울 복장이 필요합니다.
몽골의 햇살은 매우 강해서 선크림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모자는 강한 햇살을 막아주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모자는 반드시 턱끈이 있는 것을 준비합니다. 때때로 바람도 불고 말이나 낙타를 탈 때 떨어뜨리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챙이 사방으로 있는 모자, 방수재질의 모자라면 더 좋습니다.
여름에는 비가 자주 내리는 편이고 무섭게 한차례 내린 후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가 오는 날은 쌀쌀하고 옷이 젖으면 체온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말을 타다가도 갑자기 비를 만날 수 있으니 휴대용 우비를 늘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우비는 다이소나 마트에서 판매하는 작고 저렴한 것으로 추천합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돗자리나 발포매트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차량으로 이동하는 몽골 캠핑에는 의자가 유용합니다. 등받이가 있는 1킬로 미만의 가벼운 의자를 준비한다면 낮에는 먼 지평선을, 밤에는 별을 보며 멍 때리기에 좋습니다. 물론 도란도란 모여 앉아 이야기 나눌 수도 있고요. 10만 원 이상 고가의 의자가 아니어도 검색해보면 3만 원 이하 저렴한 의자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몽골 여행에 물티슈를 필수로 꼽는데 개인적으로는 캠핑에는 코인 티슈를 추천합니다. 깨끗한 물에 적셔 얼굴, 손, 발을 닦을 수 있고 개인 그릇이나 코펠을 닦을 때도 요긴합니다. 휴대가 필요할 경우 얇은 비닐봉지에 물과 함께 넣어 다니면 물티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좋습니다.
몽골의 햇살은 유난히 따갑습니다. 해발 1600미터의 고원지대라 노출된 피부에 선크림은 필수로 발라야 합니다. 선크림을 아끼려면 반팔, 반바지보다 긴팔 긴 바지를 추천합니다. 건조한 대륙성 기후라 햇살만 가려주면 선선하니 1석 2조!
물이 귀한 몽골에서 물병은 필수용품입니다. 10리터 이상의 대용량의 워터백은 물론이고 물병도 있으면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몽골은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서 보온 보냉이 되는 제품이라면 낮에는 시원한 맥주를 밤에는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특히 고비지역에서는 흔한 강 조차 구경하기 어려우니 고비에 들어가기 전 혹은 우물을 만나면 워터백을 가득 채워주세요.
초원에서 간단한 취사 활동 시 그릇이나 개인 수저를 놓을 자리가 필요합니다. 몽골 캠핑 여행에 없으면 매우 불편한 필수용품입니다.
사람 없는 광활한 초원이라지만 함께 여행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에티켓이 필요합니다. 반드시 일(?)을 보기 전에는 땅을 파고, 흙으로 덮어 흔적을 지우시기 바랍니다.
몽골은 전기 사용에 제한이 많습니다. 요즘은 환경이 좋아져서 게르에서도 콘센트를 사용할 수 있지만 초원 깊이 들어가면 전기 사용 시간이 제한적인 곳도 있습니다. 전기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면 보조배터리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행자 캠프는 초원의 호텔이라 할 수 있지만 수건, 칫솔, 치약 등의 세면도구는 준비해야 합니다. 초원에는 편의점도 없고 마트도 쉽게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세면도구가 중요하다지만 물이 없으면 사용이 불가능하니 캠핑여행에는 워터백도 반드시 준비해야 합니다. (하루 2리터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불이 필요한지 계산)
울 양말의 장점은 속건성과 보온성입니다. 땀도 빨래도 빨리 마르고 추운 밤에는 보온까지, 거기에 더해 발 냄새도 덜 난다고 하니 몽골 여행에 더 없는 필수품입니다.
몽골 여행에는 배낭보다는 커다란 더플백을 준비하는 쪽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차로 이동하는 여행이고 거친 지형이라 해도 4륜 구동 차면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차로 갈 수 없는 곳, 걸어서 10분 거리의 가까운 능선이라도 필요한 장비를 이동시키기 위해 가장 좋은 답은 역시 배낭입니다. 배낭만 있다면 바퀴로 닿을 수 없는 초원의 어드 곳이건 나만의 공간으로 잠시 빌릴 수 있습니다.
입이 짧은 편이라 몽골 음식이 걱정이라고 생각한다면 캠핑여행은 오히려 장점입니다. 울란바토르에도 이마트가 있으니 초원에 나가기 전 시내에서 식재료를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몽골의 여행자 캠프는 몽골 전통식이 아닌 몽 유럽식(몽골+유럽) 음식이 제공되고 재료도 신선합니다. 다만 양고기 음식이 힘들다면 소스를 준비해 가세요.
밤하늘의 별과 자신의 모습을 담고 싶다면 삼각대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별 사진을 촬영하려면 카메라와 삼각대만 있으면 될까요? 아닙니다. 몽골의 쌀쌀한 밤 날씨를 대비해 따듯한 옷과 장갑, 핫팩 그리고 작업을 위한 헤드랜턴이 필요합니다.
몽골 캠핑 준비물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사용 빈도 제품의 선택 등 디테일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 꽤나 많습니다. 당장 떠나야 하는데 고민이 많다면 두근두근 몽골 원정대 여행자 그룹에서 조언을 구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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