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몽골 원정대
울란바토르에서 4시간 거리의 어기 호수(Ugii Nuur)는 몽골인에게 특별한 곳입니다.
어기 호수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380여 km 떨어져 있습니다. 시내에서 출발해 줄곧 초원을 반으로 가르던 긴 아스팔트 도로를 벗어나 비포장길로 이어진 높은 언덕 위에 오르면 멀리 호수가 보입니다.
이 언덕 위에 텐트를 치고 싶다.
몽골인 친구 자화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다가와 여기까지 와서 왜 평범한 곳에 머무르려 하느냐고 반문합니다. (바로 눈 앞에 어기 호수가 보이는데)
물이 귀한 몽골에서 둘레가 20km나 되어 한눈에 보이지도 않는 거대한 호수는 분명 의미가 남다를 겁니다.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라 생선도 귀한데 어기 호수는 몽골 국제 낚시대회가 열릴 정도로 물고기가 많다고 하니, 낚시를 좋아한다면 장비를 대여해서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몽골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물고기를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높은 산도 없으니 멀리서 바라보면 초원에 넓게 고인 물웅덩이 같은 어기 호수.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지만 몇 번을 다시 봐도 아름답습니다.
2011년, 호수 반대편에 위치한 캠프는 물가 바로 앞이라 모기가 있었습니다. 경험해 보니 캠프는 호수와 적당히 떨어진 곳으로 잡는 게 좋습니다. 이후 원정대는 호수와 적당히 거리를 둔 캠프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어기 호수에는 오토캠핑을 즐기는 몽골인이 많습니다. 한낮에는 햇살이 강해서 오래 머물며 즐기려면 타프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기 호수도 몽골의 어느 초원과 마찬가지로 나무 한 그루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물수제비를 던지며 호수와의 인사를 시작합니다.
따가운 7월의 햇살 아래 보물 찾기라도 하듯 호수 주변으로 적당한 쉴 자리를 살피는 외국인도 보입니다.
원정대 지현 씨와 일행은 배를 타고 호수로 노를 저어 나갑니다.
그녀는 호수 한가운데서 배에서 내려 둥둥 호수를 베고 하늘의 구름을 감상했다고 합니다.
남은 사람들은 배를 기다리며 수심을 가늠해 보고 물속에 고기가 있는지 살핍니다.
그러다 누군가 다가와 슬그머니 물어봅니다.
이 호수, 사람이 빠져도 되는 곳이죠?
뜨거운 태양을 참지 못해서? 일렁이는 반영의 유혹에 이기지 못해서? 이유는 스마트폰과 함께 바닥에 내려놓고 그는 호수를 향해 달려갑니다.
그리고 닐 암스트롱만큼 멋진 첫걸음을 어기 호수 표면 위에 새겼습니다.
평범한 물가의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의미 있는 시도.
아빠의 작은 이벤트는
큰딸의 용기를 자극했고
언니의 용감한 다이빙은
다시, 여동생의 호기심에 불을 지폈습니다.
깜짝 퍼포먼스는 이렇게 멋진 가족 이벤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훗, 가족의 추억에 양보했다.'
어기 호수에는 바나나 보트도 있습니다만 터프하게 운전하는 편이라 아이와 동반할 경우에는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 질 녘에는 승마를 추천합니다. 호수에 노을의 반영이 드리워질 때 초원으로 멀찍이 떨어져 말위에서 감상하는 호수의 풍경은 하루 중 가장 아름답습니다.
또 호수와 떨어진 아득한 초원 가운데 누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본 적 있나요? 단 하룻밤을 위해서라도 텐트를 준비한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어기 호수에서는 다른 어느 곳보다 할 수 있는 것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두근두근몽골원정대 1기 에피소드
몽골, 겨울왕국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두근두근 몽골 원정대 8기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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