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AI 선거의 해]
2024년은 전 세계 인구의 40%가 투표하는 해입니다. 우리나라만 해도 4월에 총선을 앞두고 있고요. 하이라이트는 11월에 열리는 미국 대선입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AI 기술은 이러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2024년은 AI가 실생활에 적용되는 첫해가 될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여러 학계와 미디어에서는 AI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Deepfake를 활용한 가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이 워낙 정교해져서, 개인의 합리적 이성만으로는 사실관계를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상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AI를 활용하다 보면, 정치적 분열은 더 커질 수 있고요.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다고 하지만, 과연 진정 내가 선택하는 것인가?’
예를 들어, 올해 1월 방글라데시 총리 선거가 진행됐었는데요. Deepfake 영상이 많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한 동영상에서는 AI로 만든 앵커가 폭동 장면을 보도하면서, 미국 외교관이 선거에 개입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는 비난을 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며, 미국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후보가 주목받게 되는 식입니다.
다른 가짜 영상에서는 야당 리더가 등장해 ‘가자지구 문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팔레스타인에 강한 연대감을 가지고 있는 방글라데시 시민들 입장에서는, 이 영상을 보면 일단 분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작년 5월 열린 터키 선거에서는, 선거 하루 전 테러단체가 야당 후보를 지지하는 가짜 영상이 떠돌았다고 합니다. 선거 결과는 기존의 에르도안 대통령이 연임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근소한 득표차였다고 하니, 가짜 뉴스가 없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하게 됩니다.
요즘은 AI가 소셜미디어를 만나 더 빠르게 정보가 확산됩니다. 명확한 팩트체크 없이, AI가 직접 만들어내는 기사도 많아지고 있고요. SNS는 이를 빠르게 실어 나르는 창구가 됩니다. 요즘 여러 SNS에서는 블루 체크와 같은 인증제도로, 채널의 공신력을 강화하려고 하는데요. 블루 체크를 달고 있는 채널에서 가짜뉴스가 발생하면, 오히려 가짜뉴스의 신뢰도가 높아지게 됩니다. 작년 펜타곤 폭발 이미지로 증시가 영향을 받았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 와중에 AI를 활용해 재미난 프로젝트를 하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Chat2024라는 프로젝트인데요. Delphi라는 스타트업이 제작했습니다. 미국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을 모두 챗봇으로 만들어놨습니다. 그간 여기저기서 이야기하고 기록된 영상, 출간물들을 활용해 AI로 학습했다고 합니다.
들어가서 한 번 내가 관심 있는 후보와 대화를 나눠보셔도 재밌습니다. Audio 버튼을 누르면, 해당 후보의 음성 목소리도 들을 수 있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북핵 문제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니, 정말 자세하게 답변해 줍니다. 우리나라도 이게 만들어지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예전 학교 다닐 때, 균형 잡힌 시각을 위해서는, 여러 매체를 함께 읽어야 한다고 배우곤 했었는데요.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불분명한 AI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고, SNS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한 개인으로써 어떻게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한 번 생각해 보는 하루 되시기 추천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