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식사 같지만 그렇지 않다. 아마도 올려져 있는 음료수 브랜드까지 정교한 과정을 거쳐 정해졌을 이 자리는 소위 노르딕 국가로 분류되는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그리고 덴마크의 국가원수들이 모인 자리다. 장소는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의 자택.
최근 미국과 덴마크 사이에 그린란드를 둘러싸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의 위협은 여전한데 미국이 NATO 지원을 줄일지 모른다는 위기감도 크다. 이번 자리는 노르딕 국가들 간의 우방을 강조해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목적이 컸을 것이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이웃은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르딕 국가들의 통합하는 모습이 부럽다. 동아시아에서 비슷한 자리가 열린다면 격식은 차렸지만 불편한 표정의 어색한 사진이 나왔을 것. 물론 이들 사이에도 갈등이 없지 않으며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현안들도 있지만, 그래도 이웃끼리 이 정도로 조용히 잘 지내는 지역은 많지 않다. (총질하는 사이가 아니면 상위권이다)
허영기를 빼고 일상적인 모습을 연출한 것도 맘에 든다. 빈 수레가 요란한 법, 화려하고 떠들썩한 자리보다 훨씬 더 가깝고 진솔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