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짝꿍

by 우너

2011.06.26 23:48


가끔 그랬지만

오늘은 니가 지인짜 찾고 싶은 밤이야.

수업시간이고 쉬는 시간이고 가릴 것 없이 넌 숙덕숙덕 쑥떡쑥덕 수군수군 조잘조잘 고갤 웅크리고 내 귀속에다 잘도 떠들어 댔었지 난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해서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부풀고 넌 여유있게 반쯤 입꼬리를 올리고선 앙큼하게도 연필을 놀려 필기하는 척을 하면서 웃음을 떨궜지.

몇 초 뒤면 선생님 눈치보다가 딱 걸린 나는 혼이 나고 내가 꼼짝 못하고 서서 수업을 듣는 동안 넌 얄미운 웃음을 흘리면서 내 교과서에다 찌인한 연필로 꾹꾹 눌러 낙서를 할거야.

난 열이 뻗치지만 이제 그 정도는 익숙해. 참 독특한 너랑 짝을 할려면 감수해야하는 일이지.


하루하루가 어드벤쳐였어. 한 번은 내가 너한테 복수랍시고 좀 심하게 장난을 치다가 화가 난 니가 내 머리통에 주먹을 날리는 바람에 난 그 날 별을 봤고 며칠동안 혹이 나서 쑤실때마다 옆에 늘어진 니 팔을 꼬집었지.. 하하


사람들이 보기에도 우린 닮았었나봐. 조그맣고 하얗고 수줍어하는 말썽쟁이들. 하지만 외면적인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어. 넌 누가봐도 참 '독특'한 아이였지만 난 니 아기같은 행동과 말투에서 나를 보곤했어. 어떤 면에서 우린 거울에 비친 서로의 모습을 닮았다고 생각했어. 데칼코마니처럼. 그래서 그런 널 충분히 이해했고 또 모종의 동질감 같은 걸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아. 누가 뭐라하건 우린 친남매처럼, 그래 마치 오랜시간 같이 자라온 오누이처럼, 쿵짝이 잘 맞았고 그때까지 살면서 그렇게 노력없이 코드가 잘 맞았던 친구가 처음이어서 더 특별했었나봐. 물론 우리는 어렸고, 남녀가 유별했던 초등학생이었기에 그것과는 분리된 각자만의 세계도 있었지만. 우리들만의 세계가 분명 존재했다고 느꼈어. 우리 둘만의 세계.


버디버디'따위' 안한다던 너는, 물론 지금도 페북 '따위' 안하겠지.. 이 웬수야 그래서 널 도대체 찾을 수가 없어!!! 그래도 이게 너답다 짝꿍아.

어디선가 나만큼 아파하고 나만큼 성숙하고 나만큼 행복하게 지내겠지.

오늘은 좋은 꿈꿔.


-보고싶은 짝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