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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로 자라나는 가오리

만타가오리 태생과 난태생 그 어딘가에 있는 신비함

by SeArchive

바닷속 유영하는 양탄자 ; 만타가오리는 꽤나 유별난 탄생방법을 취하고 있다

우선 주제가 되는 어류 만타가오리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자

만타가오리로 지칭되는 이 어류는 국명으로는 "쥐가오리"라고 불리는 어종이다

요 아이들은 매가오리목 - 쥐가 오리과(Mobulidae)- 쥐가오리 속(Mobula)에 속한다

현존하는 가오리 중에서 가장 큰 종에 속하고

망망대해를 우아하게 유영하면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짧게 생태에 대해서 알아보자면, (본론이 이게 아니니..)

이들은 최대 5.5.m까지도 자라는 온대 아열대 해역에 고로 분포하는 회유성 어종이며 입을 벌려 동물선 플랑크톤을 먹는 여과섭식을 한다 또한 모든 물고기 중 신체 대비 뇌의 비율이 가장 큰 어종이다. 그에 따라 높은 지능을 갖고 흔히 동물로 하여금 고지능의 척도가 되는 거울테스트(실험체 스스로가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인지하는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maxresdefault.jpg 거울테스트를 진행 중인 쥐가오리


아무튼 요런 다양한 특징을 가진 이 친구들은 여타 다른 연골어류들과는 유별난 생식과 발생 특징을 갖는다.

일단 연골어류의 생식 및 발생에 대해 거시적으로 알아볼 필요성이 있다.

흔하게 어류라고 한다면, 난생 즉 어미가 알을 낳아 외부에서 부화하는 형태를 취한다.

하지만 어류에서 상어, 가오리, 홍어등이 속하는 연골어류의 경우는 모두가 알을 낳는 형태만을 취하지는 않는다. 연골어류는 난생/ 태생/ 난태생 이렇게 3개의 형태의 번식방법을 모두 취하는 것 알려져 있다.

[난생: 어미가 알을 낳아 알이 외부 환경에서 부화하는 경우

태생: 어미 "몸속"에서 새끼의 형태로 발달하여 나오게 되는 경우

난태생: 어미 "몸속"에서 알이 부화하여 새끼의 형태로 성장 후 나오게 되는 경우]


실제 분포율로 따졌을 때 대략 난생(30%) 태생(10%) 난태생(60%)으로 알려져 있다. <

Carrier, J. C., Musick, J. A., & Heithaus, M. R. (2012). Biology of Sharks and Their Relatives. -


물론 상대비율로 나누었을 경우 이런 수치가 기록되어 있지만, 사실 난태생과 태생에 있어 모호한 부분 확실히 존재하기에 이분법적으로 나누기 어렵다는 게 학계의 정론이다.


아무튼 이야기의 주제에 있는 쥐가오리의 경우는 대게 "난태생"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래도 체내에서 새끼를 끼우는 양육방식을 갖다 보니, 야생에서는 연구가 불가능하고, 아쿠아리움 등과 상시 관찰이 가능한 사육시설(쥐가오리의 경우 대형어류다 보니 수용할 수 있는 아쿠아리움이 한정적)에서 연구를 해야 하는 어종이다 보니, 최근까지도 위 종에 대한 연구가 미비한 상황이었다. 그저 대게 가오리과 어류들은 난태생을 채택하다 보니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추세였다만,,



츄라오미 수족관

쥐가오리를 수용할 정도로 큰 세계에서 규모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수족관; 일본 츄라오미현에 위치한 "츄라오미 수족관"에서 2007년 세계최초로 실내 사육장 환경에서 쥐가오리가 출산에 성공한 시점을 기점으로 하여 이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츄라오미수족관에서 투고한 쥐가오리 출산 관련 논문 2종

위 사진의 2편의 논문은 쥐가오리의 출산에 대한 상세한 연구 및 기록이 있는데

연구방법부터 굉장히 독특하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임산부의 뱃속을 볼 때와 유사하게 초음파장비를 사용하는 게 특징적이다.

초음파장비를 통해 살아있는 만타가오리에게 접근하여 시기별로 발달상태를 확인하였다.

그림1.png 초음파장비를 사용하여 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쥐가오리가 난태생으로 분류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어미의 몸 안에서 새끼의 형태로 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단순히 난태생으로만 분류하기에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다 그 이유는 본 실험을 통해 발견하였는데 이는 바로 자궁유즙 (Lipid-rich histotroph)의 사용에 있다. 자궁유즙은 뭐 쉽게 말하자면 일종의 어미의 젖 "모유"와 비슷한 개념이다.


츄라오미수족관에서 실험을 진행하기 이전에 자궁유즙에 대한 존재를 기록한 문헌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실정이었다. 본 실험에서는 초음파 장비를 이용한 만큼 좀 더 면밀하게 쥐가오리의 출생의 비밀을 파해칠 수 있었다.

난생에 해당하는 홍어의 배아 (성장할수록 난황의 크기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실험에 대한 내용에 앞서 난황(yolk)에 대해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난황이란 대부분의 어류나 조류에서 배아가 발달 초기단계에서 필요한 영양공급을 받는 일종의 "영양주머니"이다. 난황은 조류나 어류처럼 "난생"하는 유기체가 알에서 부화할 때까지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어미 쥐가오리 자궁 내 유즙이 발생하는 조직


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로 쥐가오리 또한 어미의 뱃속애서 초기 배아상태에서는 난황을 갖는다.

하지만,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난황은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어미 자궁에서 분비되는 영양물질인

"자궁유즙"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배아는 급격한 성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자궁유즙을 이용한 영양섭취가 난황을 이용한 것보다 태아성장에 있어 중대하게 작용하였음을 시사한다.

초음파를 통해 관찰한 자궁 내 아기 쥐가오리


실제 쥐가오리의 임신기간인 12개월에서 자궁유즙을 통한 영양공급은 약 70% 이상의 기간을 차지한다.

난황보다 어미로부터 발생하는 물질이 영양공급의 주요인점이 마치 포유류의 임신과도 유사한 경향이 어느 정도 있다. 다만 포유류의 경우는 탯줄로 이어지는 태반이 있지만, 쥐가오리는 이러한 형태는 아니다 보니, 이를 논문 내에서는 "무태반태생"이라고 지칭한다. 무태반태생은 태생과 난태생 그 어느 중간지점에 위치한다

많은 난태생 상어의 경우는 어미의 뱃속에서 나오는 시점까지도 난황을 통해 영양을 섭취하는 방식을 취하지만,

무태반태생의 경우는 배아의 발달 초기에만, 난황을 이용하고 이후엔 부모의 몸에서 발생하는 물질을 영양물질로 이용하다 보니 명확히 난태생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발생 초기에 난황을 이용한 영양섭취를 하고, 태반이 없으며, 또한, 관찰이 되지 않았지만,

다른 무태반태생을 취하는 가오리처럼 알의 형태로 부화했을 가능성이 높기에 태생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3개과.png 무태반태생을 취하는 다른 가오리과


쥐가오리의 무태반태생의 경우는 다른 무태반태생 가오리에 비해 자궁유즙을 이용하여 영양을 공급받는

기간이 압도적으로 긴 편이다. 이는 쥐가오리가 난태생과 태생의 경계에서 조금 더 진화된 형태의 번식방법을 채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난태생으로 보기에는 너무나 기이한 번식방법이다 보니 추가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면 번식 생리학이 진화해 온 경로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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