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자주 보이는 영역의 디테일이 떨어지니 완성도가 떨어졌다.
직선은 인간이 만들었고, 곡선은 신이 만들었다.
-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 -
곡선의 아름다움은 현란한 장식이 없어도 그 자체로도 단아하고 아름다움을 뽐낸다고 합니다. 즉,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그어진 곡선은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이며, 수많은 작품에서 곡선의 미라 칭하며 이 아름다움을 찬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곡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곡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때문에 그렇게까지 나빠 보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다소 어색하다, 무언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많은 분들께서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안드로이드 파이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새롭게 적용된 One UI 같은 경우, 직선이 많았던 이전 UI와 달리 곡선을 많이 활용하여 전반적으로 동글동글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매우 마음에 들지만, 단 한 가지.. 곡률에 있어서는 상당히 큰 실망을 하고 있습니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기 시작한 갤럭시 S8/S8+ 이후 출시된 제품들을 보게 되면, 하드웨어 모서리의 곡면에 맞추어서 디스플레이도 꽉 채우고 있는 느낌과 일체 되는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서 곡면(라운드) 처리가 되어있습니다.
문제는 이전 인터페이스는 곡면 처리에 맞추어 상하단에 여백만 있을 뿐 전반적으로 직선이 많이 활용되어서 서로 간의 영향이 거의 없었지만, One UI 같은 경우 각 항목(아이템)들의 뒷배경 모서리에 적용되어있는 곡면과 디스플레이 상하단에 적용되어있는 곡면의 곡률이 다르면서 왠지 모르게 어색하면서 이상한 느낌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번 어떤 상태인지 현재 One UI가 적용되어있는 8, 9세대 플래그십 & 프리미엄 제품들을 보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살펴볼 것은 가장 먼저 One UI 베타 프로그램을 통해서 적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정식 업데이트까지 진행된 갤럭시 S9/S9+입니다.
디스플레이 모서리의 곡률과 인터페이스 상의 곡률을 비교해보면, 서로 비슷한 비율로 되어있는 것 같지만 인터페이스 상의 곡률이 다소 작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냥 봐서는 비율이 비슷하다 보니 그렇게까지 어색해 보이지는 않지만, 끝부분을 보게 되면 바로 곡률의 차이와 함께 무언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바로 듭니다.
정말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너무 아쉽습니다.
두 번째로 살펴볼 갤럭시 노트 9은 그나마 비율이 비슷해서 덜 어색했었던 S9/S9+와 달리 처참하다 못해 심각합니다.
곡률을 비교해보면, 디스플레이 모서리의 곡률은 상당히 직각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데 비해서, 인터페이스 상의 곡률은 너무나도 완만한 상태입니다. 그 결과 일치감은 찾아볼 수도 없고 어색하다 못해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느껴질 정도로 이상하고 잘 못 되었다는 느낌을 매우 강하게 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S9/S9+와 함께 정식 업데이트가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의 완성도 어디 갔나요?
세 번째는 현재 One UI 베타가 진행 중인 갤럭시 노트 8입니다.
갤럭시 노트 8 역시 갤럭시 노트 9과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모서리의 곡률에 비해서 인터페이스 상의 곡률이 상당히 완만해서 동일한 느낌을 똑같이 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까지 정식 업데이트가 아니라 베타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충분히 수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기기는 갤럭시 S8/S8+입니다.
현재 진행된 One UI 베타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적용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갤럭시 S9/S9+와 동일한 상태입니다. 즉 비율은 비슷하면서 인터페이스 상의 곡률은 비슷한 상태이며, 곡률이 차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개선은 없다는 것을 바로 알게 해줍니다.
물론 베타 프로그램이 아직까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변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베타 프로그램이 상당히 많이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상태라는 것은 곡률의 차이에 대해서는 원하는 방향이 이러한 형태이기 때문에 수정할 가능성이 없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에 적용되어있는 곡률을 가능한 비슷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1번 이미지는 현재 적용되어있는 상태를 바탕으로 만들었으며, 2번 이미지는 디스플레이 모서리 곡률을 바탕으로 인터페이스 상의 곡률도 동일하게 맞춘 경우입니다. 단, 주의하실 점은 개인적으로 재어 본 것을 바탕으로 만든 이미지이기 때문에 실제 적용되어있는 곡률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놓고 보았을 때, 1번과 2번 중 어느 쪽이 더 깔끔하고 괜찮아 보이시나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이 2번 이미지가 더 깔끔하다고 느껴지실 것입니다.
디자인적으로도 그렇고, 사람의 인식도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있는 경우는 상당히 난해하고 어지럽다는 느낌을 주지만, 한 가지가 쭉 정렬되어서 나열되어있는 것은 깔끔하다고 느낍니다.
즉. 다른 것들이 복합적으로 있는 것보다 같은 것들이 쭉 나열되어있는 것이 더 깔끔하다고 느낀다는 것입니다.
지금 One UI의 곡률 상태가 딱 이렇습니다. 디스플레이 모서리 곡률과 인터페이스 상의 곡률이 일치하지 않고 차이가 있다 보니 어색하다 못해 이상하다는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그나마 S 시리즈는 비율이 비슷하면서 조금 차이 있는 수준이다 보니 덜하지만 노트 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이 매우 처참하고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런 상태로 정식 업데이트까지 진행되었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되고 납득이 안됩니다.
소프트웨어의 완성도, 디테일 어디 갔나요?
그동안 갤럭시를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했었던 부분이 업데이트가 느리더라도 생각보다 사소한 부분에서도 디테일을 신경 써서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펌웨어를 제공해주었다는 점인데 이번 One UI는 전혀 반대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정말 자주 보는 영역에서의 디테일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져 있으며, 그 결과 완성도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느낌을 여과 없이 주고 있습니다.
One UI, 개인적으로 정말 마음에 듭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한 손 조작이 편하도록 컨트롤 관련 영역이 아래로 내려온 것은 매우 잘 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정말 자주 보는 영역에서의 디테일이 떨어지다 보니 완성도도 덩달아서 같이 떨어졌습니다.
이건 아닙니다. 잘못된 겁니다.
분명히 빠른 시간 안에 수정이 이루어져야 될 사항입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면 그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생각해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상관없이 어떠한 것이든지 표준화할 수 있는 것은 표준화하고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은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고 손쉽게 많은 곳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더군다나 많은 제품을 출시하고 지원하고 있는 경우라면 이는 매우 필수적으로 진행되어야 될 요소입니다.
즉, 하드웨어 단말기마다 디테일을 높여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개별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제작해서 제공하는 것보다 표준화하고 공용으로 사용해서 많은 기기들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이 필수인 상황입니다. 생각보다 까탈스러운 상황이지만 의외로 답은 자주 사용하고 있는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같은 경우 build.prop 파일 안에 많은 값들이 기록되어 저장되어있습니다. 이 안에 있는 값을 바탕으로 우리 핸드폰의 모델명부터 시작해서 DPI 설정값, 내비게이션 바 활성화 여부 등 많은 값들이 기록되어있고 각종 애플리케이션들은 이 값들을 불러와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서 build.prop 안에 각 기기별 곡률을 기록해놓고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이를 불러와서 적용되어야 하는 곡률을 조정하는 형태로 만든다면 충분히 표준화되어있고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동시에 지원하고 있는 모든 기기에서의 디테일을 높여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확실한 구현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겠지만, 간략하게 떠오르는 것을 정리해보면 build.prop 안에 device.radius=4 이런 값을 넣어놓고 앱에서는 이를 불러와서 android:radius=4dp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개인마다 기준으로 잡고 생각하는 부분이 전부 다 다르기 때문에 완성도 역시 개인마다 기준은 분명히 다릅니다. 하지만 완성도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부분은 정말 사소한 디테일을 얼마나 신경 쓰고 맞추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마다 기준이 아무리 달라도 디테일적인 요소는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이고 이 부분이 흠잡을 때 없이 깔끔하다면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디테일은 정말 사소한 부분이라도 신경 쓰고 챙겨야 된다고 봅니다. 특히 소수를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닌 정말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경우라면 두말할 것 없이 더더욱 챙겨야 되는 요소라 생각합니다.
이번 One UI, 정말 사소한 영역에서 디테일을 놓치다 보니 결국 전체적인 완성도도 떨어져 보입니다. 다른 거 안 바랍니다. 정말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신경 써서 보다 더 완성도를 높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개인적으로 곡률이 차이 나는 이유 중에서 그나마 가장 현실적이다 생각되는 것이 항상 최신 펌웨어는 최신 단말기에 맞추어서 만들어지다 보니 현재 인터페이스 전반적으로 적용된 곡률이 갤럭시 S10에 맞추어져 있어 이전 기기들에서는 곡률이 맞지 않고 어색하거나 이상하다고 느껴지도록 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직까지 제가 갤럭시 S10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지만, 만약 동일한 문제가 똑같이 있다면 이는 더 심각한 문제로 정말 빠른 시일안에 수정해서 디테일과 완성도를 높여야 된다고 봅니다.
My Friend KHS, 갤럭시 S9+ 자료 이미지
prick 님, 갤럭시 S9 자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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