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40화 완결)
낡은 창고 안은 먼지 냄새와 희미한 기름 냄새로 가득했다. 딱히 좋게 말할 것도 없는, 그저 버려진 건물이었다. 하지만 이 건물의 보험료는 쏠쏠했다. 덕분에 나는 전과 기록이 화려한 도둑에서, ‘재해 예측팀’의 신입 멤버가 되었다.
“자, 한결 씨. 이번엔 여기 폐창고입니다. 지붕 일부가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강 팀장은 여전히 냉철한 눈빛으로 창고를 훑었다. 키가 훤칠하고, 어딘가 모르게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남자였다. 그의 옆에는 팀원들이 흩어져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김 대리는 미세한 진동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었고, 박 선배는 날씨 변화를 직관적으로 알아맞혔다. 이들의 조합은 놀라웠다. 폐건물에 화재 보험을 들고, 몇 달 뒤 꼭 맞춰 건물이 불타버리는 식이었다.
“공간 감각이 뛰어나다는 점을 활용해서, 무너질 부분을 정확히 찍어내세요.”
강 팀장의 지시에 따라 나는 창고 안을 걸어 다녔다. 묘하게 불안정한 기운이 느껴졌다. 단순한 노후화라고 보기엔 어딘가 미묘하게 다른 힘이 작용하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지붕의 한 부분을 가리켰다.
“여기요. 오래된 나무 기둥이 부식되어 있고, 지붕 무게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강 팀장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바로 보험 들어.”
며칠 뒤, 예감대로 창고 지붕의 한 부분이 우르르 무너져 내렸다. 완벽하게 우리가 보험을 들어둔 부분이었다. 덕분에 팀은 또 다시 막대한 보험금을 손에 넣었다. 이번에도 성공이었다. 하지만 어딘가 석연치 않았다. 단순히 '예측'해서 맞춘 느낌이 아니었다. 마치… 우리가 무너뜨린 것 같았다.
다음 목표는 오래된 목욕탕이었다. 팀원들은 목욕탕의 보일러실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김 대리는 보일러실의 미세한 진동 변화를 감지했고, 박 선배는 습도가 높아져 곧 폭발이 일어날 거라고 확신했다. 나는 보일러실을 둘러보며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뭔가… 강요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보일러실이 ‘무너져야만 한다’는 듯이.
“이번엔 확실하겠는데?” 강 팀장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도 대박이다.”
나는 속으로 되뇌었다. 정말 예측일까? 아니면… 우리가 재해를 만들어내는 걸까? 밤새도록 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음 날 아침, 강 팀장은 새로운 목표를 발표했다. 작은 해안 마을의 수몰이었다. 태풍이 몰려와 방파제를 넘고 마을을 덮칠 거라고 했다. 완벽한 계획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왠지 모르게 불안했다. 그 마을은 정겹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나는 진심으로 빌었다.
낡은 창고에서 폐목욕탕으로, 이제 우리의 시선은 작은 해안 마을 ‘안흥’으로 향했다. 강 팀장은 안흥의 지도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말했다. “이번엔 태풍이다. 규모는 제법 될 거야. 방파제가 버티기 힘들 정도지.” 안흥은 그림처럼 고요한 곳이었다. 푸른 바다와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 그리고 그 사이를 누비는 어부들의 모습이 평화로움을 더했다. 나는 어딘가 모르게 마음이 불편했다.
“안흥은 어릴 적 자주 놀러 갔던 곳이야.” 나는 팀원들에게 말했다. “외할머니 댁이 거기였거든.” 팀원들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강 팀장은 “그렇다면 더 확실하겠군. 고향에 대한 기억은 미묘한 변화를 잘 감지하게 만들어.”라고 덧붙였다. 나는 안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였다. 혹시 우리가 일으키는 재해가 저 평화로운 마을을 덮치는 걸까?
안흥에 도착하자, 외할머니 댁 앞마당에 서 있는 오래된 배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외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어릴 적 추억이 방울방울 떠올랐다. 마침 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 어린 시절 친구, 민수가 보였다. “어? 한결이 아니야?” 민수는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달려왔다. “오랜만이네! 서울에서 잘 지냈어?”
민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안흥의 최근 상황에 대해 들었다. “요즘 날씨가 이상해.” 민수는 빨래를 널면서 말했다. “태풍 오기 전인데도 바람이 엄청나게 불고, 파도도 어마어마하게 세져서 뭔가… 불안하더라고.” 나는 민수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뭔가 평소와 다른 기운이 느껴졌다. “우리 팀이 예측한 대로 태풍이 곧 몰려올 거야.” 나는 민수에게 말했다.
“예측이라기 보다는… 너희가 재해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 민수는 묘하게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요즘 안흥 사람들 사이에 그런 말이 돌고 있어. 너희 팀이 가는 곳마다 재해가 일어나거든.” 나는 민수의 말에 깜짝 놀랐다. 섬세한 민수였다면, 우리가 일으키는 미묘한 힘의 작용을 느꼈을지도 몰랐다연민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민수는 말을 이었다.“이번 태풍도 그냥 우연이 아닐 것 같아… 뭔가 좀 이상해.” 그의 말은 묘하게 내 마음을 흔들었다. 단순한 예측일까? 아니면 정말 우리가 재해를 만들어내는 걸까? 죄책감이 점점 커져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방파제를 산책하는데, 바다가 심상치 않게 요동쳤다. 파도는 점점 거세지고,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진심으로 빌었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그 순간, 팀원들이 발휘하는 특유의 힘이 느껴졌다. 마치 바다가 우리의 의지에 응답하듯 더욱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뭔가 조금 달랐다. 평소보다 힘의 흐름이 약하고 미묘하게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다음 날 아침, 강 팀장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보고서를 읽고 있었다.“망했어.” 그는 짧게 내뱉었다. “태풍의 방향이 조금 틀어져서, 안흥 마을을 정통으로 강타하지 못할 것 같아.” 그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다.“예측 실패라니… 대체 무슨 일이지?” 그리고 그의 시선이 나에게로 향했다.“한결 씨, 당신 혹시 뭔가 특별한 소망을 빌었나요?”
안흥의 바다는 마치 곧 삼킬 듯 맹렬하게 포효했다. 어제 저녁, 진심으로 빌었던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소망이 묘하게 맴돌았다. 강 팀장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아침 공기를 갈랐다. “망했어. 태풍의 방향이 조금 틀어져서, 안흥 마을을 정통으로 강타하지 못할 것 같아.”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평소의 냉철함 대신 당혹감이 역력했다.
“예측 실패라니… 대체 무슨 일이지?” 팀원들은 술렁거렸다. 완벽에 가까운 성공률을 자랑하던 팀에게 예측 실패는 드문 일이었다. 강 팀장의 시선이 나를 꿰뚫듯 향했다. “한결 씨, 당신 혹시 뭔가 특별한 소망을 빌었나요?” 나는 순간 움찔했다. 어제 밤, 방파제 앞에서 빌었던 간절한 소망이 들통난 걸까? “그냥… 안흥에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최대한 담담하게 대답했다.
“흐음…” 강 팀장은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평소 같으면 미미한 영향이었겠지만, 당신의 소망 덕분에 태풍의 경로가 조금 더 크게 틀어진 것 같군.” 그는 팀원들에게 지시했다. “확인해 봐. 태풍의 에너지 흐름이 얼마나 약해졌는지. 그리고 한결 씨가 빌었던 소망과 그 흐름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민수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요즘 안흥 사람들 사이에 그런 말이 돌고 있어. 너희 팀이 가는 곳마다 재해가 일어나거든.’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정말 우리가 재해를 만들어내는 걸까? 죄책감은 점점 더 무거워졌다.
오후, 팀원들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예상보다 심각했다. “팀장님, 태풍의 에너지 흐름이 평균적으로 15% 정도 약해졌습니다. 한결 씨가 소망을 빌었던 시간과 거의 일치합니다.” 김 대리가 보고했다. “그리고… 그 시간대에 미세한 공간 왜곡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공간 왜곡?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공간 왜곡이라니… 무슨 뜻이죠?” “아직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한결 씨의 소망이 공간에 미세한 영향을 주어 태풍의 힘을 분산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박 연구원이 설명했다건물 옥상에서 바라보는 안흥 마을은 평화로웠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감이 감돌았다. 해수면은 조금씩 상승하고 있었고, 파도는 더욱 거세졌다.
강 팀장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자네 소망 때문에 이번 작전은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됐어.”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실망감이 느껴졌다.“하지만… 흥미로운 현상이군.”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덧붙였다.“자네의 소망이 단순히 재해를 막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거지.”
그때, 하늘에서 섬뜩한 빛줄기가 내려왔다. 빛줄기는 곧 거대한 문자로 변모했다.“보험료 납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추가 연체 시, 계약에 따라 ‘상품’은 폐기 처리됩니다.” 강 팀장의 얼굴색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청구인들… 벌써부터 경고를 보내오는군.” 그는 나에게 다가와 속삭였다.“이제 알겠나? 우리가 일으키는 재해는 단순한 사기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의 눈빛은 마치 오래된 비밀을 드러내는 듯 깊고 어두웠다만약 이대로라면 안흥은 괜찮겠지만, 다음번엔 더 큰 재해가 닥쳐올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 끝에는 지구 멸망이라는 궁극적인 '폐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방파제에 부딪히는 파도는 예상보다 거세게 몰아쳤다. 안흥 마을은 서서히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태풍 ‘미린’은 완벽하게 예측된 경로를 벗어나, 안흥을 정통으로 강타하지는 않았지만, 해수면 상승 속도가 평소보다 훨씬 빨랐다. 마치 누군가 발로 툭 찬 것처럼, 해수면이 꾸준히 높아져, 낡은 방파제가 버티는 시간이 점점 짧아졌다.
"팀장님, 예상보다 빠른 속도입니다. 시간 안에 방파제를 보강하기엔 역부족일 것 같습니다." 김 대리가 무전으로 보고했다. 강 팀장은 망원경으로 안흥 마을을 훑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했어. 태풍의 에너지 흐름이 약해진 만큼, 해수면 상승 속도가 조금 더 빨라졌군." 그의 표정은 약간의 짜증과 함께 만족스러움이 섞여 있었다.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조금의 차이는 있었지만, 팀의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건물들은 침수되기 시작했고, 마을 사람들은 허둥지둥 대피하기 시작했다. 팀원들은 미리 확보해둔 보험금 수령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폐허가 될 안흥 마을에 대한 보험금을 톡톡히 챙길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활기가 넘쳤다.
나는 그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며 의문을 품었다. 정말 저들은 미래를 보는 걸까? 아니면… 저들은 정말 재해를 일으키는 걸까? 민수의 말이 떠올랐다. '너희 팀이 가는 곳마다 재해가 일어나거든.’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우리가 안흥의 수몰을 만들었던 걸까? 죄책감이 밀려왔다. 어젯밤 빌었던 소망 덕분에 피해는 조금 줄었겠지만, 그 덕분에 더 큰 손실을 보게 된 건지도 몰랐다 수는 조금씩 높아져 사람들의 허리까지 차올랐고, 집들은 하나 둘 물속으로 잠겨갔다. 팀원들은 침착하게 피해 상황을 기록하고, 보험 청구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했다. 완벽하게 짜여진 그림 같았다. 하지만 어딘가 한 조각이 어긋나 있는 느낌이었다.
강 팀장은 나에게 다가와 어깨를 두드렸다.“자네 덕분에 손실은 조금 늘었지만, 괜찮아.”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지만, 이전보다는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자네의 소망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을 거야.”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덧붙였다.“다음엔 자네의 소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겠어.”그때, 멀리서 희미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방파제 일부가 무너져 내린 것이다. 파도는 더욱 거세게 몰아쳐 안흥 마을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이제 슬슬 마무리할 시간이야.” 강 팀장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이번에도 완벽한 사기극이었군.” 그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청구인들은 분명 만족할 거야.” 하지만 나는 어쩐지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 저들의 완벽한 예측 뒤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 그리고 우리의 소망은 정말 단순한 소망일 뿐일까? '당신도... 능력자였군요.' 누군가의 속삭임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 속삭임의 주인이 누구인지, 나는 아직 알지 못했다.
방파제가 무너지고 안흥 마을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팀원들은 침착하게 피해 상황을 기록하며 보험 청구에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했다. 완벽하게 짜여진 그림 같았지만, 나는 어딘가 불안했다. 민수가 했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너희 팀이 가는 곳마다 재해가 일어나거든.’ 단순한 우연일까? 아니면 우리가 안흥의 수몰을 만들었던 걸까? 죄책감과 함께 의문이 점점 커져갔다.
저녁 식사 시간, 팀원들은 막대한 보험금을 챙긴 것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대리는 “이번에도 대박입니다! 다음엔 어디로 갈까요?”라며 신나게 말했다. 강 팀장은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다음 목표는 작은 섬마을, 청산도야. 지반 침하로 인해 집들이 서서히 기울어지고 있다고 하더군.” 박 주임은 태블릿 PC를 보며 덧붙였다. “청산도 주민들은 오랜 시간 지반 침하에 시달려왔다고 합니다. 보험 가입률도 높고, 확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겁니다.” 나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완벽하게 예측된 재해, 완벽하게 짜여진 사기극… 그 뒤에는 뭔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늦은 밤, 나는 팀 사무실에 남아 자료들을 뒤지기 시작했다. 강 팀장이 던진 말 “자네의 소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겠어”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혹시 내 소망 때문에 안흥의 피해가 조금이라도 줄었던 걸까? 자료를 넘기던 중, 한 가지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다. 재해가 발생하기 전, 미세하게나마 에너지 흐름이 변화한다는 것이었다.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손길이 땅을 흔들고, 바다를 밀어올리는 것처럼… 그 에너지 흐름은 단순한 자연 현상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움직이는 듯 했다.
나는 그 에너지 흐름을 표시한 지도들을 펼쳐놓고 비교 분석했다. 안흥에서 발견된 에너지 흐름은 이전의 지진이나 태풍 때와는 약간 달랐다. 조금 더 부드럽고 섬세했지만, 훨씬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정교하게 조종하는 것처럼… “이게 대체 뭘까…”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때, 사무실 문이 열리고 강 팀장이 들어왔다.“늦었네, 한결 씨.” 그는 나의 자료들을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열심히 분석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로웠지만, 은근한 기대감이 느껴졌다.“무슨 발견이라도 했나?”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미세하게 변화하는 에너지 흐름이 있습니다. 단순한 자연 현상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강 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흥미롭군.” 그는 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봤다.“그 에너지 흐름의 근원을 추적해 봐요.” 그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깊이가 담겨 있었다.“그것이 바로 우리 팀의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팀장님은... 우리 팀이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 재해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은 충분하지." 강 팀장은 대답했다."청구인들이 만족할 만한 '보험료'를 지불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작은 재해들을 만들어내야만 하니까."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덧붙였다."그리고 자네의 소망은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 그의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우리는 정말 미래를 예측하는 팀일까? 아니면 지구를 상대로 거대한 보험 사기를 치는 존재일까? 그 순간, 사무실 창밖에서 희미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빛줄기는 하늘을 가르며 빠르게 사라져갔다. 마치 누군가의 경고처럼… 그리고 그 빛줄기는 '당신도... 능력자였군요.'라는 속삭임과 함께 내 귓가에 맴돌았다.
늦은 밤, 사무실 책상에 엎드려 지도를 꼼꼼히 살피던 나는 강 팀장의 발소리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늦었네, 한결 씨.”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어딘가 날카로움이 더해진 듯했다. 그는 내 앞에 놓인 에너지 흐름 지도를 훑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열심히 분석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 무슨 발견이라도 했나?”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까부터 품고 있던 가설을 꺼냈다. “재해가 발생하기 전에 미세하게 변화하는 에너지 흐름이 있습니다. 단순한 자연 현상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마치 누군가가 정교하게 조종하는 것처럼…” 강 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시선은 지도 위를 천천히 따라 움직였다. “흥미롭군. 그 에너지 흐름의 근원을 추적해 봐요. 그것이 바로 우리 팀의 능력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의자에 앉아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에는 알 수 없는 깊이가 담겨 있었다.
“팀장님은… 우리 팀이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 재해를 일으킨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 팀장은 잠시 망설이다 대답했다. “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은 충분하지. 청구인들이 만족할 만한 ‘보험료’를 지불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작은 재해들을 만들어내야만 하니까.” 그의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우리가 예측하는 재해는 단순한 우연이었던 걸까? 아니면, 우리의 능력으로 만들어낸 결과였던 걸까? 그는 잠시 침묵하다가 덧붙였다. “그리고 자네의 소망은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
강 팀장은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나를 평가하듯 바라봤다.“자네의 소망 때문에 안흥의 피해가 조금 줄어든 건 분명해. 하지만 그건 행운일 뿐이야. 우리의 목표는 정확한 예측이지, 피해 최소화는 아니야.” 그의 말에 나는 살짝 실망했다. 진심으로 재해를 막고 싶었던 내 마음은 그저 ‘변수’였던 걸까? “그럼 다음 목표인 청산도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는 물었다.“이번에는 자네의 소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볼 필요가 있겠어.” 강 팀장은 대답했다.“청산도에서 최대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빌어봐요.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켜보도록 하지.” 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게, 한결 씨.”
사무실 창밖에서 희미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빛줄기는 하늘을 가르며 빠르게 사라져갔다. 마치 누군가의 경고처럼… 그리고 그 빛줄기는 내 귓가에 속삭이는 듯했다: ‘당신도... 능력자였군요.’ 나는 그 속삭임에 소름이 돋았다. 내 안에 숨겨진 능력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치르는 보험 사기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다음 날 아침, 강 팀장은 새로운 목표 지점인 청산도의 사진을 테이블에 던졌다. 사진 속 해안 마을은 평화로운 풍경을 자랑했지만, 어딘가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사진 아래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청산도, 지반 침하 악화 예상." 핸드폰에 뜬 긴급 재난 문자를 보고 얼어붙었다: "청산도, 오늘 밤부터 해수면 상승 및 지반 침하 가속화 예상."
사무실 책상 위, 청산도 해안 마을 사진이 묘하게 나를 응시했다. 파란 바다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평화로운 풍경이었지만, 곧 그 아래로 지반이 무너져 내릴 거라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불안감을 자아냈다. 긴급 재난 문자는 이미 도착했고, 팀원들은 하나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강 팀장은 어김없이 차분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 “이번에는 한결 씨의 소망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확실히 알아봐야 합니다.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빌딩 내부에서 상황을 지켜보도록.”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도심의 오래된 고층 빌딩, ‘대성 빌딩’이었다. 한때 청산도에 투자했던 건설사의 본사 건물로, 지반 침하의 영향으로 조금씩 기울어지고 있었다. ‘재해 예측팀’은 대성 빌딩에 저렴하게 보험을 들고, 완벽한 타이밍에 붕괴를 유도해 막대한 보험금을 챙길 계획이었다. 나는 엘리베이터에 올라, 20층 사무실로 향했다. 빌딩 안에는 아직 몇몇 직원이 남아 잔업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재해 예측팀의 존재를 알았을까? 아니면 그저 야근하는 회사원일 뿐이었을까? 엘리베이터가 20층에 도착하고, 나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사무실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몇 명의 직원이 컴퓨터 앞에 앉아 서류를 정리하고 있었고, 창밖으로는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이 보였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청산도의 방향을 바라보며 진심으로 빌었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이 빌딩 안에 갇힌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내 소망은 단순했지만 간절했다. 이전처럼 피해를 최소화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내 소망이 팀의 능력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강 팀장의 말이 머릿속을 맴돌았다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빌딩은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예측대로 지반 침하가 가속화되고 있었지만, 그 속도가 예상보다 느렸다. 팀원들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팀장님, 예상보다 흔들림이 약합니다.” “아마 한결 씨의 소망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강 팀장은 미간을 겹주며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다. “계속 지켜보도록 하지. 너무 강하게 소망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어.” 나는 더욱 간절하게 빌었다. “제발…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빌딩 전체를 감싸던 에너지 흐름이 마치 브레이크가 걸린 것처럼 느려지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빌딩에서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붕괴는 아니었다! 에어컨 실외기가 떨어져 나가면서 생긴 소리였다! 팀원들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완벽하게 계산된 붕괴는 작은 실외기 하나에 의해 망쳐진 것이다! 강 팀장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젠장! 한결 씨 덕분에 아주 작은 재해 하나 더 늘었군!” 그의 말에 나는 죄책감에 사로잡혔다. 나의 소망 때문에 완벽했던 사기극이 망쳐진 것이다! 그 순간, 하늘에서 또 다른 경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험료 납입이 더욱 지연되고 있습니다. 상품 폐기 임박.” 그리고 메시지 아래에는 섬뜩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마치 거대한 눈동자가 우리를 응시하는 듯했다.
대성 빌딩은 생각보다 끈질기게 버텼다. 예측 시간이었던 오후 3시 정각이 지나도, 빌딩은 미세하게 흔들릴 뿐 완전히 붕괴하지 않았다. 마치 마지막 힘을 짜내듯, 간신히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팀원들은 하나둘씩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김 대리는 연신 손목시계를 확인하며 투덜거렸다.“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왜 아직 안 무너지는 거죠? 완벽한 계산이었는데…” 박 과장은 쌍안경을 들고 빌딩의 기울기를 살폈다.“붕괴 시점만 조금 늦춰지면 괜찮았을 텐데… 지금은 붕괴 각도까지 살짝 어긋난 것 같습니다.”
강 팀장은 침묵하며 빌딩을 응시했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은 점점 더 차가워졌다. 그는 나를 향해 짧게 물었다.“한결 씨, 계속 소망하고 있었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팀장님. 최대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빌었습니다.” 강 팀장은 코웃음을 쳤다.“최대한이라… 당신의 소망이 ‘최대한’이라면,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사기극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의 말에 나는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 내가 너무 강하게 소망했을까? 아니면 나의 순수한 마음이 팀의 능력을 방해하는 것일까?
빌딩은 예상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기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붕괴가 시작되려는 순간,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빌딩이 완전히 수직으로 무너져야 하는데, 오른쪽으로 살짝 틀어진 채 붕괴하는 것이었다. 김 대리가 소리쳤다.“팀장님! 붕괴 각도가 어긋났습니다! 오른쪽으로 틀어져서 옆 건물로 떨어질 것 같습니다!” 박 과장은 서둘러 주변을 살폈다.“옆 건물에 사람이 많습니다! 예상보다 피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강 팀장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명령했다.“최대한 피해를 줄여라! 지연 효과를 이용해서 잔해를 분산시키도록!” 팀원들은 서둘러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빌딩은 오른쪽으로 틀어져 옆 건물의 외벽을 부수며 붕괴했다.
빌딩 붕괴는 성공적이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옆 건물의 피해가 예상보다 커서 보험금 수령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강 팀장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나를 노려봤다.“한결 씨 덕분에 우리가 큰 손해를 보게 됐습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팀장님.” 그 순간, 하늘에서 다시 한번 경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험료 납입이 더욱 지연되고 있습니다. 상품 폐기 임박. 다음 연체 시, ‘상품’의 가치는 현저히 하락할 것입니다.” 메시지를 읽던 강 팀장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 그는 중얼거렸다.“‘상품 가치 하락’이라… 청구인들이 슬슬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군.” 그의 말에 등골이 오싹해졌다.
강 팀장은 나에게 다가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한결 씨, 당신의 소망은 단순한 간절함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뭔가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그의 눈빛은 의심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다음 목표인 작은 해안 마을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지 한번 지켜보도록 하지.” 그리고 그의 입가에는 섬뜩한 미소가 번졌다. “이번에는 당신의 소망을 좀 더 관찰해야겠어.”
대성 빌딩 붕괴 후 팀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예상 보험금보다 적은 액수가 확정되면서 팀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 대리는 연신 투덜거렸다. “저 빌딩 하나 무너뜨리는데 들이는 비용이 얼만데, 겨우 저만큼 건져왔다고?” 박 과장은 붕괴 현장 사진을 보며 분석했다. “오른쪽으로 틀어진 각도가 결정적이었어요. 완벽하게 수직으로 떨어졌으면 옆 건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텐데.” 강 팀장은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손실은 손실이다. 다음 목표인 해안 마을에서 만회하도록 하자.” 그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마치 빌딩 붕괴의 원인이 모두 나에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강 팀장은 사무실로 돌아와 나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기 시작했다. “한결 씨, 빌딩이 무너지기 직전,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보세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냥…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빌었습니다.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빌딩이 완벽하게 무너지길 바랐습니다.” 강 팀장은 코웃음을 쳤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당신의 소망은 단순한 간절함이 아닌 것 같아요. 마치 빌딩이 당신의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것처럼… 당신은 다른 팀원들과 달리, 재해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만드는’ 능력이 있는 걸까요?” 그의 날카로운 질문에 나는 당황했다. 정말 내가 재해를 만드는 걸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까?
강 팀장은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즉석에서 작은 실험을 시작했다. 사무실 안에 놓인 유리잔을 가리키며 말했다.“자, 한결 씨. 이 유리잔이 깨지지 않도록 소망해보세요. 최대한 강하게, 당신의 모든 힘을 담아서.”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유리잔에 집중했다. ‘부디 깨지지 마세요… 부드럽게, 조용히 버텨주세요…’ 나의 소망이 담긴 시선이 유리잔에 닿았다. 잠시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유리잔은 깨지긴 했지만, 일반적인 깨짐과는 달랐다. 보통은 날카로운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나오는데, 이 유리잔은 마치 천천히 녹아내리듯 부드럽게 갈라졌다. 김 대리가 감탄하며 말했다.“와… 뭔가 힘이 느껴지는데요? 그냥 깨지는 게 아니라, 소망에 따라 깨지는 모양새네요!” 박 과장도 고개를 끄덕였다.“신기하네요. 한결 씨는 정말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강 팀장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흥미롭군요… 당신의 능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할지도 모릅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다음 목표인 해안 마을에서는 더욱 집중적으로 관찰해야겠어. 당신의 소망이 마을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한번 확인해 보자.” 그의 말에는 의심과 함께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 나는 죄책감과 불안감에 휩싸였다. 나의 순수한 소망이 팀의 사기극을 망치는 걸까? 아니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걸까?
그때, 하늘에서 다시 한번 경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험료 납입 지연 경고! 상품 폐기 임박! 다음 연체 시, ‘상품’의 가치는 절반 이상 하락할 것입니다.” 강 팀장은 메시지를 읽고 얼굴을 굳혔다.“청구인들이 점점 더 조급해지고 있군… 이제는 확실하게 보험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한결 씨, 당신의 소망이 우리의 마지막 기회를 망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그리고 그의 입가에는 섬뜩한 미소가 번졌다.“이번에는 당신의 소망을 좀 더 통제해야 할 것 같군요.”
“당신도… 재해를 즐기는군요.”
결정적이었어요. 완벽하게 수직으로 떨어졌으면 옆 건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을 텐데.” 강 팀장은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했다. “손실은 손실이다. 다음 목표인 해안 마을에서 만회하도록 하자.” 그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마치 빌딩 붕괴의 원인이 모두 나에게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강 팀장은 사무실로 돌아와 나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기 시작했다. “한결 씨, 빌딩이 무너지기 직전,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자세히 말해보세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냥…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하고 빌었습니다. 사람들이 다치지 않게, 빌딩이 완벽하게 무너지길 바랐습니다.” 강 팀장은 코웃음을 쳤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당신의 소망은 단순한 간절함이 아닌 것 같아요. 마치 빌딩이 당신의 마음대로 움직이려는 것처럼… 당신은 다른 팀원들과 달리, 재해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만드는’ 능력이 있는 걸까요?” 그의 날카로운 질문에 나는 당황했다. 정말 내가 재해를 만드는 걸까?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일까?
해안 마을로 이동하는 차 안, 나는 연신 머리를 긁적였다. 유리잔 실험 결과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단순한 소망이라기엔 너무나 부드러운 갈라짐… 마치 내 마음대로 유리잔이 모양을 만들어낸 것 같았다. 강 팀장의 말처럼, 나는 정말 재해를 ‘만드는’ 능력이 있는 걸까? 그렇다면 그동안 팀이 벌여온 사기극은 단순한 예측을 넘어, 내 소망에 의해 조금씩 변형되어 왔던 걸까? 죄책감이 밀려왔다. 그동안 우리가 일으킨 재해들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은 얼마나 많았을까?
해안 마을은 작고 평화로운 곳이었다. 파도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왔고, 어부들은 그물을 손질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곧 이 평화로운 마을은 거대한 파도에 휩쓸릴 운명이었다. 팀은 마을의 오래된 방파제를 중심으로 보험을 들어뒀다. 방파제가 무너지면서 마을의 상당 부분이 수몰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김 대리는 망원경으로 마을을 살피며 말했다.“이번에는 확실하게 큰 돈을 챙길 수 있겠는데요? 방파제가 워낙 낡아서 조금만 세게 밀어줘도 와르르 무너질 겁니다.” 박 과장도 고개를 끄덕였다.“마을 사람들은 이번 태풍을 과소평가하고 있어요. 완벽한 사기죠.” 나는 조용히 파도를 바라보았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이 평화로운 마을이 그대로 있기를…’ 나의 소망이 스며들었다.
태풍은 점점 가까워졌다. 강 팀장은 능력을 집중하며 방파제에 힘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의 눈은 매서웠고, 주변 공기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었다. 평소보다 훨씬 힘을 가해야 방파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음… 조금 더 강하게 밀어봐야겠어.” 강 팀장은 얼굴을 붉히며 더욱 강력한 힘을 방파제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방파제는 생각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 순간, 또 다시 나의 소망이 터져 나왔다.“제발…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나의 간절함이 파동처럼 퍼져나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태풍의 방향이 미세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원래는 해안 마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조금씩 오른쪽으로 휘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강 팀장은 당황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봤다.“뭐… 뭐야? 태풍의 방향이 바뀌고 있어!” 김 대리도 놀라 외쳤다.“방향이 조금씩 틀어지고 있어요! 직접적인 타격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강 팀장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한결 씨… 또 당신의 소망 때문인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 아마 그럴 겁니다.” 그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번졌다.“흥미롭군… 당신의 소망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하는군.”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하지만 다음에는 좀 더 통제해야 해. 너무 강하면 우리의 계획 전체가 망가질 수도 있어.” 그는 나에게 다가와 속삭였다.“자, 한결 씨… 이제 당신의 소망은 우리의 새로운 보험료가 될 겁니다.”
핸드폰에 뜬 긴급 재난 문자를 보고 얼어붙었다: “태풍 경로 변경! 해안 마을 직접적인 영향 감소 예상!”
해안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섬, ‘푸른 섬’에 발을 디딘 나는 묘한 기분에 휩싸였다. 이곳은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듯 평화로운 곳이었다. 형형색색의 어선들이 항구에 정박해 있었고,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곧 이 평화로운 섬은 화산 폭발로 인해 잿더미가 될 운명이었다. 팀은 섬 전체를 뒤덮을 화산재와 용암을 예측하고, 섬 주민들이 소유한 토지 및 건물에 대한 보험을 대규모로 들어두었다.
강 팀장은 섬의 지질학적 특성을 훑으며 말했다.“섬 아래 마그마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어. 조금만 자극하면 완벽한 폭발을 일으킬 수 있지.” 김 대리는 망원경으로 섬 주민들의 모습을 살피며 덧붙였다.“섬 사람들은 화산 활동에 대해 별다른 걱정을 안 하고 있어. 평소에도 작은 분화가 자주 있어서 익숙해진 거지. 완벽한 먹잇감이야.” 박 과장은 “이번에는 역대급으로 큰 보험금을 챙길 수 있겠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섬 주민들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이 아름다운 섬이 그대로 있기를…’
나는 팀원들과 함께 섬 주민들에게 다가가 간단한 인사를 건넒혔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친절하게 응해주었지만, 몇몇은 어딘가 불안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기도 했다. 특히 할머니 한 분이 나에게 다가와 손을 잡고 말했다.“젊은 양반, 요즘 화산이 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우리 손주들이 걱정이야.” 나는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잡고 힘주어 말했다.“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나의 간절함이 할머니에게 전해진 듯했다.
강 팀장은 능력을 집중하며 화산 내부의 마그마 활동을 가속하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은 점점 붉어지고, 주변 공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평소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해야 마그마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음… 조금 더 강하게 밀어봐야겠어.” 강 팀장은 힘겹게 말했다.“이번 화산은 규모가 꽤 클 것 같아.” 그 순간, 또 다시 나의 소망이 터져 나왔다.“제발…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이 아름다운 섬과 주민들을 지켜주세요!” 나의 간절함이 파동처럼 퍼져나갔다. 그리고 놀랍게도 화산의 폭발력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했다! 마그마는 서서히 식어갔고, 분화구에서는 연기만 조금씩 피어올랐다고 한다! 강 팀장은 당황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봤다.“뭐… 뭐야? 폭발력이 약해지고 있어!” 김 대리도 놀라 외쳤다!“마그마 냉각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요! 완전 폭발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강 팀장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한결 씨… 또 당신의 소망 때문인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 아마 그럴 겁니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흥미롭군… 당신의 소망은 우리의 계획을 흔들고 있군.” 그는 나에게 다가와 속삭였다.“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는 잘 해낼 거야.”
하지만 다음 날 아침, 푸른 섬 상공에서 거대한 균열이 발견되었다. 균열에서 새어나오는 기운은 단순한 화산 폭발과는 차원이 달랐다… 마치 섬 전체를 삼킬 듯한 검은 기운이었다.
화산 폭발이 시작된 지 3시간이 지났지만, 섬은 생각보다 덜 엉망진창이었다. 예상했던 붉은 용암은 꽤 느린 속도로 흘러내렸고, 화산재도 섬 전체를 뒤덮을 만큼 넉넉하게 쏟아지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브레이크를 걸어놓은 것처럼, 모든 것이 평소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다. 섬 주민들은 비교적 침착하게 대피를 시작했고, 피해는 예상보다 훨씬 적었다.
강 팀장은 망원경을 내려놓으며 낮게 읊조렸다. “젠장… 예상보다 약해. 용암의 흐름도 훨씬 느려졌어.” 김 대리가 데이터 패드를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팀장님. 화산재 낙하량도 예측치의 절반 정도입니다. 보험금 청구액이 예상보다 줄어들겠는데요.” 박 과장은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큰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결 덕분에 또 망했네.” 시선이 자연스럽게 나에게 향했다. 나는 조금 위축되어 서 있었다. 어제 밤, 화산 폭발을 바라보며 간절히 빌었던 나의 소망이 이렇게 현실로 나타날 줄은 몰랐다.
섬 주민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정리를 마쳤고, 대피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손주들을 꼭 붙잡고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넒혔다. “할머니, 괜찮으세요?” 할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덕분에 크게 다치지 않았어, 젊은 양반. 고마워.” 그 미소 덕분에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였다. 강 팀장은 그런 우리를 흥미롭게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들은 쉽게 적응하는 동물이지. 특히 익숙한 재앙에는.”
강 팀장은 곧바로 보험사 청구 서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손실 규모를 정확히 파악해야 해.” 그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번에는 꽤 큰 손실이 예상되는군.” 김 대리가 보고서를 넘겨주며 말했다.“네, 팀장님. 섬 주민들의 토지 및 건물 보험금만 해도 상당합니다.” 강 팀장은 손실 규모를 보며 더욱 분노했다.“한결! 네 소망 때문에 우리 팀이 또 손해를 보게 생겼어!” 나는 어깨를 움츠리며 대답했다.“죄송합니다, 팀장님.” 그는 잠시 나를 노려보더니 말을 이었다.“하지만 너무 실망하지 마. 아직 기회는 있어.”
저녁이 되자, 하늘에서 또 다른 경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메시지는 ‘청구인들’로부터 온 것이었다. “보험료 납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추가 연체 시, 계약에 따라 ‘상품’은 폐기 처리됩니다.” 강 팀장은 메시지를 읽고 얼굴이 굳어졌다.“젠장… 그들이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군.” 그는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한결, 네 소망이 우리의 ‘보험료’ 납입을 방해하고 있는 것 같아.” 나는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강 팀장은 깊은 숨을 쉬며 말했다.“좋아, 이제 모든 것을 말해주지.” 그는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지구 자체는 거대한 ‘보험 상품’이고, 그들은 지구 멸망에 베팅하고 있는 존재들이야.”
다음 순간 강 팀장의 눈빛은 날카롭게 빛났다."우리는 그들의 '보험금 청구'를 막기 위해 소규모 재해를 일으켜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었던 거야! 그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재해들을 말이지!" 그의 말에 나는 숨을 죽였다. 이제 나의 순수한 소망이 단순한 행운이 아닌, 코스믹 스케일의 사기극에 발을 담그게 만들었다는 사실에 가슴이 떨렸다.
화산재가 덜 쏟아졌다는 소식에 팀원들의 불만이 팽배했다. 강 팀장은 서류 더미를 툭툭 치며 나를 노려봤다. “한결, 자네 전과 기록 좀 살펴봤는데, 단순한 보험사기꾼은 아니었던 모양이야.” 그의 말에 나는 움찔했다. 오래 전,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리를 찾기 위해 파고들었던 나의 직관력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때는 그냥 감이었어. 숫자도 제대로 못 세우던 내가, 묘하게 딱 맞는 로또 번호를 찍었거나, 경마에서 우승마를 맞추거나… 주변 사람들은 ‘운이 좋다’고 했지만, 난 뭔가 ‘느낌’이 있었어.” 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답했다. 강 팀장은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의 그 ‘느낌’이라는 게 단순한 운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과거의 재해 현장에서도, 자네는 뭔가 모르게 ‘곧 일어날 일’을 직감했지 않았나?” 김 대리가 옆에서 보태듯 말했다.“맞습니다, 팀장님. 처음 한결 씨가 팀에 합류했을 때도, 화산 폭발 지점을 거의 정확히 예측했었죠.”
강 팀장은 내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자네의 소망도 비슷한 맥락일 거야. 단순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빈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재해의 규모를 줄이려고 했던 거지.”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눈을 감았다. “화산 폭발 당시, 용암의 흐름을 늦추고 화산재 낙하량을 줄이려고 했던 자네의 간절한 마음이, ‘청구인들’이 설정한 재해 규모를 미세하게 흔들어 놓은 거야.” 박 과장이 코웃음을 쳤다.“미세하게? 덕분에 우리 팀은 손해만 봤는데요!” 강 팀장은 박 과장을 가볍게 무시하고 나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다.“자네의 순수한 소망은 오히려 재해를 약하게 만드는 능력이었던 거야.”
나는 그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내가 간절히 바라던 ‘평화’가 오히려 팀의 발목을 잡았던 것이다. 죄책감이 더욱 깊어졌다. 그 동안 나는 재해를 막으려고 애썼지만, 사실은 그들이 받는 ‘보험료’를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발버둥친 셈이었다. 강 팀장은 의자를 뒤로 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이제 알겠나? 자네는 특별한 존재야. 우리의 능력을 방해하는 특별한 존재.” 그는 망원경을 다시 들고 하늘을 바라봤다.“‘청구인들’도 곧 알아챌 거야. 자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들의 인내심은 점점 더 줄어들겠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핸드폰이 진동했다. 메시지 발신인은 강 팀장이었다. “내일 아침 회의 준비하고, 자네 전과 기록 중 '직관력' 관련 자료들을 좀 더 자세히 찾아봐. 그리고… 다음 목표인 해안 마을에 대한 자료도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보도록.” 나는 알았다는 답장을 보내며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나의 순수한 소망이 다음 재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리고 '청구인들'은 나의 능력을 어떻게 해석할까? 핸드폰 화면 너머로 보이는 밤하늘은 더욱 깊고 어두워 보였다.
화산재 수습이 끝나고 며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듯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감이 감돌았다. 나의 ‘순수한 소망’ 때문에 팀이 손해를 봤다는 사실은 묘하게 나를 짓눌렀다. 강 팀장은 겉으로는 괜찮은 듯했지만, 회의 때마다 나를 날카롭게 쏘아보는 빈도가 늘었다. 마치 불필요한 변수처럼.
오늘 아침 회의는 예상보다 조용했다. 강 팀장은 새로운 목표, 작은 해안 마을 ‘안도리’의 수몰 보험 건을 꺼내 들었다. 안도리는 인구 천 명 남짓한 어촌 마을로, 최근 지반 침하가 심해져 수몰 가능성이 높은 곳이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가져가자. 한결, 자네의 ‘소망’ 덕분에 화산 폭발에서는 조금 손해를 봤지만, 안도리에서는 꼭 본전은 뽑아야 한다.” 강 팀장의 말은 은근한 압박으로 느껴졌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았다. 안도리의 지반 침하 속도는 예상보다 빨랐고, 만약 태풍이 몰아치면 완벽한 수몰을 예상할 수 있었다.
오후, 사무실 창밖으로 이상한 빛줄기가 내려왔다. 마치 거대한 눈동자가 지구를 응시하는 듯한 오묘한 빛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빛줄기는 점점 강렬해지더니 하늘 전체를 뒤덮었다. 그때, 모든 팀원의 핸드폰이 동시에 진동했다. 긴급 재난 문자를 뛰어넘어, 훨씬 더 기묘한 메시지였다.
[보험료 납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추가 연체 시, 계약에 따라 ‘상품’은 폐기 처리됩니다.]
강 팀장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잠시 굳어졌다. 그의 냉철한 표정에도 미세하게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 “드디어 ‘청구인들’에서 움직이기 시작했군.”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창밖을 응시했다.“저 빛줄기가 바로 그들의 메시지다. 우리가 정해진 기간 안에 충분한 ‘보험료’를 지불하지 못하면, 지구는 ‘폐기’될 것이다.” 김 대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폐기라니… 대체 무슨 뜻입니까?” 강 팀장은 차분하게 답했다.“지구 멸망이지. 간단하게 말해서.”
나는 숨을 죽였다. 지금까지 그들이 일으킨 재해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기극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지구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지구 자체를 거대한 ‘보험 상품’으로 보고, 외계 문명인 ‘청구인들’에게 꾸준히 ‘보험료’를 납입해 온 것이다. “우리가 일으킨 재해들은 모두 ‘청구인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소규모 피해였어.” 강 팀장은 말을 이었다.“그들이 너무 큰 피해를 입으면 보험금을 빨리 청구할 테니까.”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자네의 ‘소망’ 때문에 납입이 지연되고 있다. ‘청구인들’은 분명 자네의 존재를 알아챌 거야.”
강 팀장은 깊은 숨을 쉬며 결심한 듯 말했다.“이제부터 우리는 단순한 사기꾼이 아니야. 지구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그의 말에 나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의 순수한 소망이 오히려 지구 멸망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들었지만, 이제는 그 소망을 통해 지구를 구해야만 했다. “다음 목표인 안도리…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해.” 강 팀장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밤하늘을 가득 채운 빛줄기는 점점 더 밝아졌다. 마치 거대한 재판관이 인류에게 최종 통보를 내리는 듯했다. 다음 재해는 안도리 수몰이다. 그리고 그 뒤에는 더욱 거대한 위협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후의 햇살은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 창문을 따스하게 비추고 있었다. 하지만 그 따스함은 어딘가 불안하게 느껴졌다. 안도리 수몰 보험 건을 검토하며 자료에 시선을 고정했지만, 머릿속은 복잡했다. 강 팀장의 날카로운 시선이 계속해서 등을 찔렀다. 그동안 나는 단순한 재해 예측 능력이 뛰난 신입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팀의 완벽한 시스템을 방해하는 존재였던 걸까?
“이번에는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안도리 주민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들의 평화로운 삶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지켜주고 싶었다. 하지만 나의 소망은 화산 폭발을 약하게 만들었고, 이제는 안도리 수몰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점심시간, 구석진 자리에 앉아 멍하니 커피를 마셨다. 김 대리가 옆에 앉아 위로를 건넸다.“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한결 씨. 팀장님도 원래 성격이 좀 까칠하시잖아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씁쓸함이 감돌았다.
오후, 사무실 창밖으로 이상한 빛줄기가 내려왔다. 마치 거대한 눈동자가 지구를 응시하는 듯한 오묘한 빛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현상이라고 생각했지만, 빛줄기는 점점 강렬해지더니 하늘 전체를 뒤덮었다. 그때, 모든 팀원의 핸드폰이 동시에 진동했다. 긴급 재난 문자를 뛰어넘어, 훨씬 더 기묘한 메시지였다.
[보험료 납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추가 연체 시, 계약에 따라 ‘상품’은 폐기 처리됩니다.]
강 팀장은 메시지를 확인하고 잠시 굳어졌다. 그의 냉철한 표정에도 미세하게 당황함이 스쳐 지나갔다.“드디어 ‘청구인들’에서 움직이기 시작했군.”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창밖을 응시했다.“저 빛줄기가 바로 그들의 메시지다. 우리가 정해진 기간 안에 충분한 ‘보험료’를 지불하지 못하면, 지구는 ‘폐기’될 것이다.” 김 대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폐기라니… 대체 무슨 뜻입니까?” 강 팀장은 차분하게 답했다.“지구 멸망이지. 간단하게 말해서.”
나는 숨을 죽였다. 지금까지 그들이 일으킨 재해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기극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지구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지구 자체를 거대한 ‘보험 상품’으로 보고, 외계 문명인 ‘청구인들’에게 꾸준히 ‘보험료’를 납입해 온 것이다.“우리가 일으킨 재해들은 모두 ‘청구인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소규모 피해였어.” 강 팀장은 말을 이었다.“그들이 너무 큰 피해를 입으면 보험금을 빨리 청구할 테니까.”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자네의 ‘소망’ 때문에 납입이 지연되고 있다. ‘청구인들’은 분명 자네의 존재를 알아챌 거야.”
강 팀장은 깊은 숨을 쉬며 결심한 듯 말했다.“이제부터 우리는 단순한 사기꾼이 아니야. 지구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다.” 그의 말에 나는 가슴이 뜨거워졌다. 나의 순수한 소망이 오히려 지구 멸망의 위기를 불러왔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들었지만, 이제는 그 소망을 통해 지구를 구해야만 했다. “다음 목표인 안도리…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해.” 강 팀장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강렬했다.
밤하늘을 가득 채운 빛줄기는 점점 더 밝아졌다. 마치 거대한 재판관이 인류에게 최종 통보를 내리는 듯했다. 그리고 강 팀장은 나에게 마지막으로 말을 던졌다.“한결, 자네의 소망…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청구인들’에게 내는 가장 확실한 보험료일지도 모른다.” 그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혹시 나의 소망은 단순히 재해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외계 문명에게 '지구는 아직 살 가치가 있는 행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일까? 다음 안도리 수몰 때 나의 소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점심시간 이후 사무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보험료 납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기묘한 문구는 마치 신의 저주처럼 모든 팀원의 등을 짓눌렀다. 강 팀장은 창밖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청구인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완벽하게 초월적인 존재들이다. 우리가 아는 시간과 공간의 법칙을 넘어서지. 우주는 수없이 많은 행성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들에게 지구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야. 그냥 값싼 ‘사망 보험’ 상품일 뿐이지.”
강 팀장의 말은 차가운 현실을 직격했다. 우리가 그토록 공들여 일으킨 재해들이, 사실은 지구 멸망을 조금씩 미루는 ‘보험료’였다니. 지금까지의 사기극은 단순히 돈을 챙기는 행위가 아니라, 인류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김 대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그들은 왜 이렇게 복잡하게 ‘보험’이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그냥 멸망시키면 되지 않습니까?” 강 팀장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답했다.“그들도 손해를 최소화하려는 거지. 너무 빨리 멸망시키면 다른 행성들의 ‘보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꾸준히, 그리고 예측 가능하게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게 그들에게는 가장 이득인 거야.”
나는 침묵 속에서 그의 말을 곱씹었다. 나의 소망 때문에, 그들이 쌓아온 완벽한 계획에 균열이 생겼다. 안도리 수몰을 앞두고 나는 진심으로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빌었다. 그 순수한 소망이 ‘청구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했을까? 강 팀장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청구인들’은 우리 행성을 관찰하며 꾸준히 ‘보험료’를 평가하고 있어. 그들이 생각하는 보험료는 단순히 재해의 규모만이 아니야. 인류의 절망, 희망,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을 포함한 종합적인 가치이지.” 그는 잠시 멈추더니 덧붙였다.“자네의 소망은 그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달했을 거야. ‘지구는 아직 살 가치가 있는 행성이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지.”
강 팀장은 사무실 탁자 위에 놓인 지구본을 가리켰다.“저 행성은 지금, 거대한 보험사의 손안에 놓여있어. 우리는 그들이 보험금을 타기 전에, 혹은 너무 비싼 보험료를 지불하기 전에, 이 행성을 지켜내야 해.” 그의 눈빛은 결연함으로 빛났다. 나는 죄책감과 동시에 새로운 희망을 느꼈다. 나의 소망이 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지구를 구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만, '청구인들'은 분명 우리의 변수를 감안하여 더욱 강력한 '청구'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밤하늘에는 여전히 기묘한 빛줄기가 번져 있었다. 마치 거대한 눈동자가 우리를 쏘아보는 듯했다. 강 팀장은 마지막으로 나에게 말했다.“다음 목표는 안도리야.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시켜야 해. 자네의 소망이 다시 한번 빛을 발휘하도록 말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감이 자리 잡았다. 이번에는 어떤 재해가 찾아올까? 그리고 나의 소망은 또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그때, 사무실 천장에서 갑자기 작은 균열이 생기더니, 푸른 빛깔의 액체가 방울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이 울고 있는 듯했다.
사무실 천장에서 떨어진 푸른 액체는 마치 눈물처럼 바닥에 번져갔다. 기묘한 촉감과 함께 묘한 슬픔이 밀려왔다. ‘청구인들’의 메시지를 받은 후, 팀 전체는 침묵에 잠겨 있었다. 강 팀장은 창밖을 응시하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보험료 납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추가 연체 시, 계약에 따라 ‘상품’은 폐기 처리됩니다.” 폐기 처리라… 그들의 은유적인 표현이었지만, 의미는 명확했다. 지구 멸망이라는 뜻이었다.
“다음 목표는 안도리 해안 마을이 아니라, 규모가 더 큰 재해를 일으켜야 합니다.” 강 팀장은 지구본을 손으로 짚으며 말했다. “그들이 보내온 메시지는 단순한 경고가 아니에요. ‘조만간 큰 보험금을 탈 준비를 하겠다’는 선전포고와 같습니다. 안도리 수몰로 미미한 보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그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하지만 확실하게 ‘상품 가치’를 떨어뜨릴 만큼의 대형 재해가 필요합니다.” 김 대리는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럼 뭘 해야 하죠? 태풍을 더 강력하게 만들라는 건가요? 아니면 지진 규모를 키우나요?” 강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태풍과 지진은 예측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들은 이미 우리 패턴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거예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결론을 내렸다.“우리에게 필요한 건, 예상치 못한 변수입니다. 마치 우리가 안도리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강 팀장의 말은 나의 소망을 떠올리게 했다.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나의 순수한 소망 때문에 그들이 더욱 강력한 ‘청구’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와닿았다. 강 팀장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번에는 자네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자네의 소망이 그들의 계산을 흔들고,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면….” 그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아니라, 그들을 속이고 지구를 지키는 사기꾼들이니까.” 팀원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팀은 전 세계의 재해 발생 가능성을 분석했고, 실행팀은 다음 목표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나는 혼자 사무실 창가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봤다. 기묘한 빛줄기는 더욱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청구인들’이 우리를 비웃는 듯했다.
“선택했습니다.” 실행팀의 최 부장이 보고했다.“하와이 제도입니다. 화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고, 해저 지형도 불안정합니다. 규모가 큰 화산 폭발과 쓰나미를 동시에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강 팀장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좋아. 하와이는 관광객도 많고, 경제적 손실도 크지 않을 겁니다. 완벽한 목표지입니다.” 그는 나를 향해 말했다.“자네, 이번에는 어떤 소망을 빌 건가요? 하와이가 아름답게 보존되기를 빌 건가요?” 나는 잠시 망설였다.“제발… 조금 더 시간을 주세요.” 나는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조금만 더 시간을 벌어 우리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만들어주세요.” 강 팀장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자네의 소망대로 될 겁니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어딘가 모를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사무실 안에 비상벨이 울려 퍼졌다. '청구인들'로부터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한 것이다. 강 팀장이 화면을 확인하더니 얼굴이 굳어졌다."최종 통보입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떨렸다."그들은 직접 지구를 '폐기'하기 위해 거대한 운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무실 안은 순식간에 정적에 잠겼다. 강 팀장의 낮고 떨리는 목소리가 비상벨 소리와 함께 맴돌았다. “최종 통보입니다. 그들은 직접 지구를 ‘폐기’하기 위해 거대한 운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운석이라니. 멸망의 그림자가 이렇게 빠르게 다가올 줄이야. 나는 허탈하게 의자에 주저앉았다. 안도리, 하와이… 어쩌면 우리는 그저 시간 벌기에 급급했던 걸지도 모른다. ‘청구인들’에게는 그 이상의 확실한 청구가 필요했던 것이다.
“운석의 예상 궤도는?” 김 대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강 팀장은 태블릿 PC 화면을 가리켰다.“한반도를 스쳐 지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직접적인 충돌은 아니지만, 엄청난 지진과 쓰나미를 일으킬 겁니다. 특히 수도권은….” 그는 잠시 머뭇거렸다.“지하철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될 겁니다.” 수도권 지하철 마비. 매일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핏줄이 멈춰 선다는 뜻이었다. 혼란과 공포, 그리고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뒤따르겠지. “이번 기회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강 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팀원들을 둘러봤다.“우리는 그들이 예상하지 못한 변수를 만들어야 합니다. 운석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상품 가치’를 최대한 떨어뜨려야 합니다.”
강 팀장은 즉시 실행에 옮겼다. 데이터 분석팀은 수도권 지하철 노선 주변의 건물들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실행팀은 지진 발생 전에 보험을 걸 건물들을 선정했다. 목표는 간단했다. 지진으로 인해 건물들이 피해를 입어 보험금을 최대한 많이 뜯어내는 것이다. 나는 창가에 서서 밤하늘을 바라봤다. 기묘한 빛줄기가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마치 운석의 그림자처럼, 어둠이 한반도를 덮칠 것 같았다. "한결 씨." 강 팀장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이번에는 조금 더 과감하게 소망을 빌어보세요. 지하철을 지키면서, 동시에 건물의 피해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말이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제발… 지하철은 안전하게 달리게 해주세요. 하지만 주변 건물들은 덜덜 떨리도록 해주세요.”
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하철 노선 주변의 고층 빌딩, 오래된 아파트, 상가 건물… 쉴 새 없이 보험 계약서에 서명을 찍었다. 그들의 표정은 긴장과 희망이 뒤섞여 있었다. 우리 모두는 이번 사기가 마지막 사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성공하면 지구를 구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라는 것을 말이다. 다음 날 아침, 드디어 지진이 발생했다. 진동은 예상보다 훨씬 강렬했다. 건물들이 흔들리고, 유리창이 깨지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지하철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의 소망 덕분이었을까? 나는 안도와 함께 죄책감을 느꼈다. 우리는 정말 지구를 지키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저 탐욕스러운 사기꾼들일 뿐일까?
지진이 멈춘 후, 수도권의 모습은 처참했다. 많은 건물들이 기울어지거나 무너졌고, 도로에는 균열이 생겼다히었다. 지하철 노선 주변의 건물들은 특히 피해가 심했다. 우리의 보험금 청구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하지만 ‘청구인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았다."보험료 납입 감사합니다." 메시지가 도착했다.“다음 청구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메시지 말미에는 섬뜩한 문장이 추가되어 있었다.“상품 폐기 준비를 시작하십시오.”
지진은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덜컹거리는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은 넘어질 뻔하며 손잡이를 붙잡았다. 나는 출근길 지하철 2호선에 몸을 실고 있었다. 강 팀장이 말한 대로, 수도권 지하철 시스템은 거의 마비될 듯했다. 하지만 다행히 2호선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옆 좌석에 앉은 어린 소녀는 엄마 손을 꼭 잡고 불안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봤다. 아이의 작은 손이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지진의 진동이 점점 거세졌다. 지하철 안의 형광등이 깜빡거리고, 사람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소녀는 울먹이며 엄마에게 매달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소녀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혹시라도 떨어질까, 부딪힐까 걱정스러웠다. “괜찮아? 괜찮지?” 내가 다독였다.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제발… 이 아이만은 안전하게 해주세요.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나의 순수한 소망이 다시 한번 팀의 능력을 방해할까?
그 순간, 지진의 진폭이 살짝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미묘했지만 분명히 느껴졌다. 지하철의 흔들림도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사람들의 비명도 조금씩 잦아들었다. 소녀는 울음을 멈추고 나를 올려다봤다. “삼촌, 괜찮아요?” 작은 목소리로 묻는 소녀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감돌았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괜찮아.”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승객들도 안심한 표정이었다. 지진은 계속되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견딜 만해졌다. 마치 나의 소망이 지하철을 감싸 안듯, 부드럽게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건물들은 조금 달랐다. 지하철 노선 주변의 건물들은 여전히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창문이 깨지고, 벽에 금이 가고, 오래된 건물 몇 채는 아예 무너져 내렸다. 나의 소망 덕분에 지하철은 안전했지만, 주변 건물들의 피해 규모는 오히려 커진 듯했다. 강 팀장은 예상했던 걸까? 나는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다. 어쩌면 우리는 단순히 지구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청구인들’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지진이 멈춘 후, 지하철에서 내리자 폐허가 된 도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먼지가 자욱했고, 사람들은 울면서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나는 소녀와 엄마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팀원들이 모여 있는 보험 건물로 향했다. 강 팀장은 이미 상황 보고를 받고 있었다.“지진 규모가 예상보다 조금 작아졌습니다.” 김 대리가 보고했다.“하지만 건물 피해는 조금 더 심각합니다.”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한결 씨의 소망 덕분인가 보군요.” 그는 나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점점 능숙해지고 있습니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아직은 어색하지만요.”
강 팀장은 태블릿 PC 화면을 가리켰다.“‘청구인들’로부터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화면에는 섬뜩한 문구가 떠올라 있었다.“보험료 납입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은 더욱 섬뜩했다.“다음 청구까지 남은 시간은 단 7일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과연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갑자기 하늘에서 기묘한 빛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마치 거대한 눈처럼,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지하철에서 내린 후, 나는 폐허가 된 도시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며칠 전과 비교하면 더욱 심각해진 피해였다. 강 팀장이 말한 대로, 수도권 지하철 시스템은 거의 마비될 듯했다. 하지만 다행히 2호선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옆 좌석에 앉은 어린 소녀는 엄마 손을 꼭 잡고 불안한 눈빛으로 앞을 바라봤다. 아이의 작은 손이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보험료 납입 감사합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청구인들’의 메시지가 귓가에 맴돌았다. 지진 규모가 조금 작아진 덕분에 지하철 안의 피해는 최소화되었지만, 주변 건물들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다. 나의 소망이 오히려 그들의 분노를 자극한 걸까? 강 팀장은 예상했던 걸까? 나는 어색하게 웃었다.“아직은 어색하지만요.” 그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묘하게 신경 쓰였다.
그때, 하늘에서 더욱 강력한 빛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이전에도 빛줄기는 여러 번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그 강도가 훨씬 강렬했다. 마치 거대한 스포트라이트처럼, 폐허가 된 도시를 비추고 있었다. 빛줄기가 지나간 자리에는 미세한 균열이 생겼고, 땅이 조금씩 갈라지기 시작했다. “지진이 또 오는 건가?” 김 대리가 불안한 목소리로 외쳤다. 강 팀장은 태블릿 PC 화면을 주시하며 낮게 말했다.“‘청구인들’의 분노가 느껴진다.”
빛줄기와 함께 지진의 규모도 점점 커졌다. 처음에는 미세하게 흔들리던 땅이 점점 격렬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건물 잔해들이 쏟아지고, 땅바닥에서는 끊임없이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안전한 곳으로 흩어졌다. 나는 본능적으로 소녀와 엄마를 감싸 안았다.“괜찮아요? 괜찮죠?” 소녀는 울먹이며 고개를 끄덕였다.“삼촌, 무서워요.” 나는 소녀를 다독이며 힘주어 말했다.“괜찮아, 내가 지켜줄게.” 나의 소망이 다시 한번 팀의 능력을 방해할까?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하게 빌었다. ‘제발… 이 아이들과 모든 사람들을 안전하게 해주세요!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순간, 하늘에서 더욱 거대한 빛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마치 거대한 채찍처럼, 땅을 내려쳤다. 지진의 진동은 최고조에 달했고, 땅이 갈라지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도시 전체가 흔들리고,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강 팀장은 얼굴을 굳히며 외쳤다.“이번엔 좀 심각하군! 대비한다!” 김 대리는 서둘러 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고, 우리는 각자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지진은 이전과는 달랐다. 단순히 건물을 부수는 정도가 아니라, 마치 땅 자체가 분열하려는 듯 격렬하게 요동쳤다.
갑자기 하늘에 거대한 균열이 생겼다. 마치 거대한 눈처럼,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지하철 안의 묘한 긴장감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청구인들’의 메시지가 귓가에 맴돌았다. “다음 청구까지 남은 시간은 단 7일입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과연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강 팀장은 침착한 표정이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미묘한 초조함이 서려 있었다.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짧게 명령했다.“한결, 다음 지진을 최대한 크게 만들어야 한다.”
“네, 팀장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죄책감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우리가 일으키는 재해가 정말 지구를 지키는 '보험료'가 되는 걸까? 아니면 순식간에 파괴되는 도시들을 보며 끊임없이 자책해야 하는 걸까? 지진 규모를 키운다는 건, 더 많은 건물들이 무너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다는 의미였다. 김 대리는 옆에서 흥분한 듯 중얼거렸다.“이번엔 제대로 한번 부숴보자! ‘청구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줘야 해!” 나는 그 말을 곱씹으며, 곧이어 도착한 다음 목표 지역인 경주 인근의 소도시, 월성으로 향했다.
월성은 비교적 작은 어촌 마을이었다. 오래된 기와집과 아담한 상점들이 해안가를 따라 늘어서 있었고, 주민들은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 평화가 곧 무너질 거라는 사실이 나를 더욱 괴롭게 했다. 강 팀장은 월성의 지질 특성을 분석하며 설명했다.“여기는 단층이 여러 개 교차하는 곳이라 작은 충격에도 큰 지진이 발생하기 쉽다. 우리가 약간만 힘을 보태면 완벽한 시나리오가 완성될 거야.” 우리는 월성의 주요 건물들에 보험을 들었고, 이제는 그 보험금을 회수할 차례였다. 강 팀장은 나에게 능력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한결, 네 능력으로 땅 밑의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려 봐라. 다른 팀원들은 균열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거다.”
나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월성 땅 밑으로 에너지를 흘려보냈다. 나의 능력이 발휘될수록 땅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고, 곧이어 건물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죄책감이 더욱 크게 밀려왔다. 나는 진심으로 빌었다.“제발… 너무 크게 흔들리지 않게 해주세요! 사람들에게 너무 큰 피해가 가지 않게 해주세요!” 나의 소망은 다시 한번 팀의 능력을 방해했다. 지진 규모는 예상보다 조금 작게 발생했고, ‘청구인들’이 원하는 만큼의 ‘보험료’가 되지 못할 것 같았다. 강 팀장은 불만을 드러내며 말했다.“흐음… 뭔가 좀 아쉽군. 한결, 조금 더 힘을 줘봐.” 나는 이를 악물고 더욱 강력하게 에너지를 뿜어냈다.
그러자 갑자기 하늘에서 거대한 빛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마치 거대한 채찍처럼, 땅을 내려쳤다. 지진의 진동은 최고조에 달했고, 땅이 갈라지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도시 전체가 흔들리고, 건물들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의 소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지진은 강력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완만하게 진행되었다.
강 팀장은 얼굴을 굳히며 나를 노려봤다.“한결… 네 소망 때문에 또 일이 틀어졌어!” 그의 눈빛은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갑자기 하늘에 거대한 균열이 생겼다. 마치 거대한 눈처럼,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당신도... 능력자였군요.”
강 팀장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그의 눈빛은 평소의 냉철함과는 달리, 어딘가 모르게 쓸쓸함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팀원들과 함께 월성의 잔해를 뒤지며, ‘청구인들’에게 지불할 ‘보험료’로 사용될 보험금 규모를 확인하고 있었다. 지진은 예상보다 완만하게 진행되었지만, 그래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김 대리는 투덜거렸다. “아쉽네, 아쉽다! 조금만 더 강력했으면 역대급 수확이었을 텐데.”
강 팀장은 잠시 침묵하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원래는 기상학자였다.” 그의 말에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는 단순히 뛰어난 리더일 뿐만 아니라, 기상학자였다니. “전국 각지의 기상 관측소에서 데이터를 분석하고, 날씨를 예측하는 게 내 주된 업무였다.” 강 팀장은 회상에 잠긴 듯, 먼 곳을 바라봤다. “그러다 ‘청구인들’과 처음 만났다. 당시에는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 전혀 몰랐다.”
그는 계속해서 과거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어느 날 밤, 갑자기 하늘에서 낯선 빛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그리고 그 빛을 받은 순간, 내 안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마치 모든 날씨와 재해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눈이 생긴 것처럼 말이다.” 강 팀장은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처음에는 신기하기만 했다. 완벽하게 날씨를 예측하고, 심지어 몇 시간 후의 온도 변화까지 알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예측이 너무 정확해서 주변 사람들은 나를 ‘점쟁이’라고 불렀다. 그러던 중 ‘청구인들’의 대표가 나에게 찾아와 제안을 해왔다.”
“그들은 지구의 미래를 ‘보험 상품’으로 여기고 있었고, 지구 멸망에 베팅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능력을 이용해 그들이 원하는 대로 소규모 재해를 일으켜 ‘보험료’를 지불하고, 지구의 멸망 시점을 조금씩 늦추자는 것이었다.” 강 팀장의 목소리는 낮게 떨렸다.“처음에는 망설였다. 하지만 그들은 완벽한 증거를 제시했다. 지구는 이미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고, 앞으로도 계속 위기를 맞이할 거라고 말이다. 그들의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구는 훨씬 더 빠르게 멸망할 거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재해 예측팀’의 리더가 되었고, ‘청구인들’에게 정기적으로 ‘보험료’를 납부하며 지구를 지키게 된 것이다.” 강 팀장은 마지막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나의 능력은 단순한 예측이 아니다. 미래에 일어날 재해를 ‘보는’ 것이지. 그리고 그 재해가 일어나도록 미묘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 그의 말에 나는 더욱 충격받았다. 우리가 일으키는 재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보험료’였던 것이다. 나의 순수한 소망이 팀의 능력을 방해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을까? 나는 다시 한번 월성의 잔해를 바라봤다. 우리의 사기는 과연 정당한 것일까?
갑자기 강 팀장의 눈빛이 번뜩였다.“조심해라, 한결.” 그는 하늘을 가리켰다.“‘청구인들’이 우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하늘에 거대한 균열이 점점 더 크게 벌어지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눈이 우리를 노려보는 듯했다.
“조심해라, 한결.” 강 팀장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이전 월성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균열이 거대한 규모로 번지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눈이 우리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균열은 서서히 짙푸른 색으로 물들어가며 기묘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청구인들’이 우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강 팀장은 휴대폰 화면을 가리켰다. 화면에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김 대리가 옆에서 중얼거렸다.“또 메시지가 왔네. 이번엔 뭔 소리야?” 강 팀장은 메시지를 해석하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상품 가치가 하락했습니다…라고 한다.”
“상품 가치가 하락하다니? 우리가 월성 사고로 충분히 보험료를 지불했잖아!” 박 선배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강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그들은 좀 더 확실한 ‘보험료’를 원한다. 우리가 일으키는 재해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우리의 영향력이 점점 미미해지고 있다는 뜻이지.”
나는 불안한 예감을 느꼈다. 나의 순수한 소망 때문에 팀의 예측이 빗나가면서, ‘청구인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는 거지?”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강 팀장은 잠시 침묵하더니, 결연한 눈빛으로 답했다.“그들은 직접 ‘상품’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폐기?” 김 대리가 되물었다.“지구를 폐기한다는 거야?”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 그들은 더 이상 소규모 재해로 만족하지 못한다. 직접적인 ‘폐기’를 통해 보험금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하늘의 균열은 더욱 크게 벌어졌고, 짙푸른 빛은 점점 강렬해졌다. 갑자기 하늘에서 엄청난 기압이 느껴졌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우리를 짓누르는 듯했다.
강 팀장은 휴대폰 화면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운석이다. 그들은 거대한 운석을 보내 지구를 ‘폐기’하기로 했다.” 박 선배는 탄식을 내뱉었다.“운석이라니…이제 진짜 끝장이야!” 나는 숨을 죽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소규모 재해를 일으키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인류 전체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강 팀장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좋아, 그럼 마지막 보험 사기를 시작하자!” 그의 눈빛은 다시 냉철하게 빛났다.“그들이 원하는 만큼 거대한 재해를 일으켜주자. 그들의 눈을 속이고, 지구를 구하는 거야!” 김 대리는 투덜거리면서도 동의했다.“좋아! 한번 제대로 놀아보자!” 나는 심호흡을 했다. 나의 소망이 또 다시 빗나가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지구를 지켜야 한다. “이번엔…달이다.” 강 팀장이 결연하게 말했다.“달의 일부를 파괴하는 대형 재해를 일으킨다.”
“조심해라, 한결.” 강 팀장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이전 월성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균열이 거대한 규모로 번지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눈이 우리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균열은 서서히 짙푸른 색으로 물들어가며 기묘한 울림을 만들어냈다. ‘청구인들’의 경고였다.
“‘청구인들’이 우리에게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 강 팀장은 휴대폰 화면을 가리켰다. 화면에는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김 대리가 옆에서 중얼거렸다.“또 메시지가 왔네. 이번엔 뭔 소리야?” 강 팀장은 메시지를 해석하며 굳은 표정을 지었다.“상품 가치가 하락했습니다…라고 한다.”
“상품 가치가 하락하다니? 우리가 월성 사고로 충분히 보험료를 지불했잖아!” 박 선배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강 팀장은 고개를 저었다.“그들은 좀 더 확실한 ‘보험료’를 원한다. 우리가 일으키는 재해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우리의 영향력이 점점 미미해지고 있다는 뜻이지.” 나의 순수한 소망 때문에 예측이 빗나가면서, 그들의 인내심도 바닥난 듯했다.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럼 이제 뭘 해야 하는 거지?”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강 팀장은 잠시 침묵하더니, 결연한 눈빛으로 답했다.“그들은 직접 ‘상품’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폐기?” 김 대리가 되물었다.“지구를 폐기한다는 거야?”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 그들은 더 이상 소규모 재해로 만족하지 못한다. 직접적인 ‘폐기’를 통해 보험금을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하늘의 균열은 더욱 크게 벌어졌고, 짙푸른 빛은 점점 강렬해졌다. 갑자기 주변의 기압이 달라졌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우리를 짓누르는 듯했다.
강 팀장은 휴대폰 화면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운석이다. 그들은 거대한 운석을 보내 지구를 ‘폐기’하기로 했다.” 박 선배는 탄식을 내뱉었다.“운석이라니…이제 진짜 끝장이야!” 나는 숨을 죽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소규모 재해를 일으키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인류 전체의 생존이 걸린 문제였다. 전 세계에서도 이상 현상이 속출하기 시작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해일이 예전보다 훨씬 거대해져 해안 도시들을 덮치고 있었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는 화산 폭발이 연이어 일어나 하늘을 검게 물들이고 있었다. 마치 지구 자체가 고통스러워하며 마지막 발악을 하는 듯했다.
강 팀장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좋아, 그럼 마지막 보험 사기를 시작하자!” 그의 눈빛은 다시 냉철하게 빛났다.“그들이 원하는 만큼 거대한 재해를 일으켜주자. 그들의 눈을 속이고, 지구를 구하는 거야!” 김 대리는 투덜거리면서도 동의했다.“좋아! 한번 제대로 놀아보자!” 나는 심호흡을 했다. 나의 소망이 또 다시 씀쓸하게 무너지더라도, 이번에는 반드시 지구를 지켜야 한다.“이번엔…달이다.” 강 팀장이 결연하게 말했다.“달의 일부를 파괴하는 대형 재해를 일으킨다.”
달의 일부를 파괴한다니…상상 이상의 규모였다. 하지만 ‘청구인들’에게 확실한 ‘보험료’를 지불하고, 상품 가치를 현저히 떨어뜨려 보험 해지를 유도해야만 했다. 강 팀장은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한결, 이번엔 네 소망이 필요하다.” 그의 눈빛은 의미심장했다. 나의 순수한 소망은 과연 마지막 보험 사기를 성공시킬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시 예측을 빗나가게 하여 운석의 그림자를 더욱 짙게 만들까?
26화. 달을 찢는 절규
“달의 일부를 파괴한다고?” 나는 숨을 멈췄다. 달은 인류의 오랜 친구이자 밤하늘을 수놓는 아름다운 존재였다. 그 달의 일부가 산산이 조각나는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미어지는 듯했다.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 우리가 가진 능력과 지금까지 모아온 에너지를 총동원해야 한다. 달의 중력장을 흔들어 내부 균열을 일으키고, 최종적으로 폭발시켜 거대한 잔해를 우주로 흩뿌리는 거지.”
김 대리는 계산기를 두드렸다.“달의 파괴 규모가 어느 정도 되어야 ‘청구인들’이 만족할까요?” 강 팀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답했다.“최소한 달 전체 질량의 10%는 날려야 한다. 그래야 상품 가치가 현저히 하락했다고 인정할 것이다.” 박 선배는 투덜거렸다.“10%면 거의 반쪽이나 되는 거잖아!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괜찮은 거야?” 강 팀장은 자신 있게 말했다.“어느 정도 환경 변화는 불가피하겠지만, 인류 멸종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 그의 말에는 냉정한 현실감이 묻어났다.
우리는 즉시 작전에 돌입했다. 각자 가진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달의 중력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김 대리는 특유의 에너지 흡수 능력을 이용해 태양 에너지를 증폭시켜 달에 집중시켰고, 박 선배는 지진을 일으키는 능력을 활용해 달 내부판에 미세한 균열을 만들었다. 나는…나는 그냥 진심으로 빌었다. “제발…달이 너무 많이 부서지지 않게 해주세요.” 나의 소망은 마치 보이지 않는 파동처럼 퍼져나갔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달의 균열 속도가 더뎌지는 것을 느꼈다(물론 다른 팀원들이 알아차릴 정도는 아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달은 점점 더 불안정해졌다. 표면에는 거대한 균열이 생겨났고, 곳곳에서 먼지가 뿜어져 나왔다. 하늘에서는 기묘한 빛줄기가 쏟아져 내렸고, 지구 곳곳에서는 이상 기후 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해일은 더욱 거대해져 도시들을 집어삼켰고, 화산 폭발은 연이어 일어나 하늘을 검게 물들였다. 마치 달이 신음하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마침내,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왔다. 강 팀장은 외쳤다.“이제 마지막이다! 모두 힘을 합쳐라!”
우리는 마지막 힘을 짜내 달에 집중했다. 나의 소망도 함께 실려 달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달 전체가 마치 거대한 유리잔처럼 산산이 조각나기 시작한 것이다! 거대한 잔해들이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졌고, 밤하늘은 눈부신 빛으로 가득 찼다. “성공이다!” 김 대리가 환호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하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보험 해지되었습니다.”
“보험 해지…?” 박 선배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그럼 이제 운석 공격은 멈추는 건가?” 강 팀장은 미소를 지었다.“그렇다. ‘청구인들’은 상품 가치가 현저히 하락했다고 판단하여 보험을 해지했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인류는 상처뿐이지만, 살아남았다! 하지만 완벽한 승리였던 것은 아니었다. 달이 파괴되면서 지구 환경은 크게 손상되었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이어질 것이 분명했다[표했다.]
하지만 지금은 축하할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때, 강 팀장의 눈빛이 갑자기 달라졌다."문제는 이것만이 아닐 수도 있다." 그의 시선은 우주 공간으로 향하고 있었다."'청구인들'이 쉽게 포기할까?"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인류는 상처뿐이지만, 살아남았다! 달이 파괴되면서 지구 환경은 크게 손상되었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예상치 못한 변화들이 이어질 것이 분명했다. 잦은 지진과 해일, 예측 불가능한 기후 변화… 하지만 멸종은 면했다.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 했다. 강 팀장은 굳은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달 조각들이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마치 거대한 다이아몬드가 밤하늘을 수놓은 듯 아름다웠다.
“성공이다.” 김 대리가 환호하며 박수를 쳤다. 박 선배는 담배를 꺼내 깊게 빨아들였다. “이제 좀 숨통이 트이네. 그 외계 녀석들, 이제 우리 괴롭히러 안 오겠지?” 강 팀장은 미소를 지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글쎄… ‘청구인들’이 쉽게 포기할까?” 그의 시선은 우주 공간으로 향하고 있었다. 달 파편들이 흩뿌려진 자리에, 희미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다. “저건…?”
강 팀장은 손을 들어 지시했다.“모두 경계 태세 유지한다!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우리는 긴장을 풀지 않고 주변을 살폈다. 하늘에서는 묘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무언가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때, 김 대리가 소리쳤다.“팀장님! 하늘에 균열이 생겼어요!” 시선을 따라 올라가 보니, 밤하늘에 거대한 균열이 생겨나고 있었다. 균열은 점점 커져 마치 거대한 눈처럼 우리를 응시하는 듯했다.
“저건 대체…?” 박 선배가 감탄하며 중얼거렸다.“마치 우주의 문이 열리는 것 같잖아.” 강 팀장은 차분하게 말했다.“‘청구인들’의 작품이다. 보험 해지는 확실하지만, 그들은 만약을 대비해 다른 ‘상품’을 준비해둔 것 같다.” 나는 불안감을 느꼈다. 달을 부숴서 운석의 경로를 바꾸는 데 성공했지만, ‘청구인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존재들이었다. 그들은 지구라는 행성을 하나의 상품으로만 보고 있었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버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갑자기 균열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았다bea: 그것은 거대한 운석보다 더 크고,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기묘한 생명체였다. "보험료 연체에 대한 추가 청구입니다." 그림자 속에서 울리는 목소리는 마치 천둥처럼 웅웅거렸다.“이번에는 좀 더 확실하게 ‘상품’을 폐기 처리해야겠군요.” 강 팀장은 이를 악물었다.“역시나… 결국 직접 나서겠다는 거군.” 그는 우리를 돌아보며 외쳤다.“준비한다! 다음 보험 사기는 우리의 생존을 위한 마지막 싸움이다!”
달 파괴의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밤하늘은 온통 하얗게 먼지 구름으로 뒤덮였고, 간밤의 운석 충돌로 인해 지구 곳곳에 새로운 크레이터가 생겨났다. 하지만 인류는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조심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강 팀장은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의 얼굴에는 피로와 함께, 앞으로 닥쳐올 또 다른 위협에 대한 불안감이 가득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그는 팀원들을 모아놓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달을 부숴서 당장의 위기는 넘겼지만, ‘청구인들’은 쉽게 포기할 녀석들이 아니야.”
우리는 강 팀장의 지시에 따라 달 파괴로 인해 발생한 변화를 분석하고, 다음 보험 사기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번 목표는 달 표면에 균열을 만들고 폭발시키는 것이었다. 달 전체를 부수는 것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청구인들’에게 확실한 ‘보험료’를 납부하고, 그들의 관심을 지구에서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는 방법이었다. 각자의 능력을 활용하여 달 표면에 균열을 만들고, 그 안에 에너지를 모아 폭발시키기 위한 계획이 시작되었다. 김 대리는 특유의 공간 지각 능력을 활용해 달 표면의 가장 약한 지점을 찾아냈다. 박 선배는 원소 조작 능력으로 달 표면의 규소를 액체 상태로 만들어 균열을 넓혀갔다. 나는 아직 능력이 미숙했지만, 집중해서 에너지를 끌어모아 균열에 흘려보냈다. 내 안의 소망은 에너지가 더욱 빠르게 흡수되도록 돕는 듯했다.
강 팀장은 우리를 지켜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하지만 ‘청구인들’은 만만치 않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계산을 하고 있을 거야.” 그는 손목에 찬 특수한 장치를 조작하며 말을 이었다.“이 장치는 달 표면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변화를 감지하는 거야. 만약 이상 징후가 보이면 즉시 알려줘.” 우리는 숨을 죽이고 각자의 능력을 집중했다. 달 표면은 서서히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균열 안에는 푸른색 에너지가 점점 더 가득 차올랐다요。 내가 집중할수록 에너지는 더욱 빠르게 흡수되었고, 균열은 점점 더 크게 확장되었다。
“팀장님! 에너지 흡수량이 평소보다 훨씬 많습니다!” 김 대리가 흥분된 목소리로 외쳤다.“한결의 능력 덕분인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요!” 강 팀장은 미소를 지었다.“역시 한결이다. 네 순수한 소망이 우리에게 행운을 가져다주는 것 같군.” 하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불안했다.“조심해라.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한꺼번에 방출되면 달이 산산이 조각날 수도 있다.” 그 순간, 장치에서 경고음이 울렸다。“이상 징후 감지! 달 표면에서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강 팀장은 즉시 외쳤다。“폭발 준비! 지금이야!” 우리는 모두 전력을 다해 에너지를 모아 균열에 쏟아부었다。 균열은 마침내 임계점에 도달했고, 거대한 푸른 빛과 함께 달 표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달 폭발의 성공적인 순간이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위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그때, 하늘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새로운 균열이 또 하나 나타났다. 이번에는 단순히 관찰만 하던 ‘청구인들’의 눈빛이 조금 달라진 듯 보였다… 마치 노려보는 듯 말이다.
달 표면에 균열을 만들고 푸른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순간의 감각은 아직 생생했다. 마치 거대한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는 듯한 달의 떨림, 그리고 그 떨림이 온몸으로 전해져 오는 듯한 기분.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불안감이 가슴을 짓눌렀다. ‘청구인들’의 시선이 이전보다 날카롭게 느껴진 이유였다.
“잘했어, 한결.” 강 팀장은 희미하게 미소 지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네 덕분에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됐어.” 그의 칭찬에 고마웠지만, 나는 어쩐지 풀리지 않는 매듭처럼 답답했다. 내가 일으키는 재해는 정말 ‘예측’된 재해일까? 아니면 정말로 우리가 재해를 ‘만들어내는’ 것일까? 달 폭발은 단순한 보험료 지불이었을까, 아니면 더 큰 의미가 있는 행동이었을까? 머릿속에서 질문들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팀장님, 다음 목표는 어디인가요?” 김 대리가 장치 화면을 가리키며 물었다. “미국 서부 해안에 위치한 작은 어촌 마을입니다. 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곳이죠. 폐허가 된 건물들이 많아서 보험료도 꽤 될 겁니다.”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이번에도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하자. 한결, 자네의 순수한 소망을 잊지 말게.” 그의 말에 나는 움찔했다. 내 소망이 정말 도움이 되는 걸까? 아니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하는 걸까?
다음 날, 우리는 미국 서부 해안의 작은 어촌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조용하고 평화로웠다. 바닷가에는 갈매기들이 날아다니고, 어부들은 배를 손질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아이들은 해변에서 뛰어놀고, 노인들은 햇볕을 쬐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 평화로운 마을에 지진이라니… 죄책감이 밀려왔다. 나는 조심스럽게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안녕하세요, 좋은 날씨네요.” 한 할머니는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그렇지! 오늘처럼 날씨 좋은 날은 언제나 기분이 좋아.” 그 미소에 나는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 제발, 이 평화로운 마을에 지진이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나는 진심으로 빌었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우리는 지진 발생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김 대리는 지하 단층의 약점을 분석했고, 박 선배는 땅 밑으로 에너지를 흘려보낼 통로를 만들었다. 나는 집중해서 에너지를 끌어모았지만, 어쩐지 평소보다 힘이 잘 들어가지 않았다. 내 안의 소망이 에너지를 조금씩 방해하는 듯했다.“괜찮나, 한결?” 강 팀장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네, 괜찮습니다.” 나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답했지만, 속으로는 불안감이 가득했다.“이번엔 뭔가 좀 다른 것 같아요.” 강 팀장은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조금 달라진 것 같군.” 그는 장치를 조작하며 말했다.“에너지 흡수량이 평소보다 조금 느리네… 하지만 크게 문제는 없을 거야.”
우리가 에너지를 최대한 끌어모아 지하 단층에 흘려보냈지만, 지진은 예상보다 더디게 시작되었다.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지만, 그 흔들림은 미미했고 금세 멈추는 듯했다. 강 팀장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외쳤다.“더 강하게! 에너지를 더 많이 흘려보내!” 우리는 더욱 힘을 내서 에너지를 쏟아부었지만, 지진은 여전히 약했다. 그때, 장치에서 경고음이 울렸다.“이상 징후 감지! 달 표면에서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강 팀장은 놀란 표정으로 장치를 바라봤다。“달…? 달 표면에도 영향을 미치다니…” 그는 나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한결, 네 소망이 다시 한번 작용한 것 같군.”
나는 당황스러웠다. 내 소망이 달 파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제발 지구만 괜찮게 해주세요… 나는 다시 한번 간절하게 빌었다。 그 순간, 달 표면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새로운 균열이 생겨났다。
(한 줄 띄우고 본문 시작)
달 표면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새로운 균열이 생겨났다. 그 광경을 보며 나는 숨을 멈췄다. 지금까지의 달 파괴는 거대한 ‘보험료’ 지불이었을 뿐, 이 균열은 뭔가 다른 의미를 가진 것 같았다. 마치 달이 우리에게 속삭이는 듯했다. “조심해, 너희의 사기가 너무 커졌어.” 강 팀장은 굳은 표정으로 장치를 만지작거렸다.“달 표면의 에너지 흐름이 불안정해지고 있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균열이 확장되고 있어.” 김 대리가 다급하게 외쳤다.“팀장님, 이대로 가면 달이 완전히 조각날 수도 있습니다!”
강 팀장은 잠시 침묵하더니,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에너지 흡수량을 최대로 늘려라. 최대한 빨리 균열 확산을 막아야 해.” 우리는 다시 에너지를 끌어모아 달 표면에 쏟아부었다. 하지만 균열은 멈추지 않고 점점 더 크게 벌어졌다.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리는 듯했다. 나는 내 안의 소망이 다시 한번 작용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발, 달이 완전히 부서지지 않게 해주세요… 나는 간절하게 빌었다. 내 소망은 달을 지키려는 걸까, 아니면 단순히 재해를 막으려는 걸까? 혼란스러웠다.
“한결, 집중해!” 강 팀장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정신을 깨웠다.“네 소망 때문에 에너지 흡수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 조금만 더 힘을 내!” 나는 이를 악물고 에너지를 끌어모았다. 온 몸의 혈관이 터질 듯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대로 가면 달이 부서지고, 우리의 사기극은 들통날 것이다. 그리고 더 큰 재앙이 닥쳐올지도 모른다. 나는 최대한 집중해서 에너지를 흘려보냈고, 균열 확산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균열은 여전히 점점 커지고 있었고, 주변의 달 표면도 함께 갈라지기 시작했다.
“팀장님,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박 선배가 외쳤다.“균열 주변으로 새로운 에너지 파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마치 달이 무언가를 방출하는 듯해요!”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달 표면을 자세히 관찰했다.“음… 저건…?” 그의 눈빛이 흔들렸다.“청구인들의 메시지다!” 그는 잠시 숨을 고르고 우리에게 말했다.“청구인들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했어. 더 이상 작은 재해로는 ‘보험료’를 지불할 수 없다고 판단한 거지.” 나는 불안감을 느꼈다. 청구인들이 직접 움직인다는 건, 지구 멸망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일 것이다。“다음 목표는 미국 서부 해안 전체를 뒤덮을 초대형 해일이다.” 강 팀장이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이번엔 그냥 보험료를 내는 게 아니라, 그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쇼’를 보여줘야 해.”
그 순간, 장치에서 새로운 경고음이 울렸다。“긴급 메시지 수신! ‘보험 상품’의 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종 통보: 72시간 안에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으면 ‘상품’은 폐기 처리됩니다.” 강 팀장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이제 숨을 때가 없어졌다.” 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한결, 자네의 순수한 소망을 믿고 한번 해보자.” 그의 눈빛에는 희망과 함께 약간의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앞으로 벌어질 엄청난 사기극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예감이 엄습했다。 앞으로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어떤 ‘쇼’를 보여줘야 할까?
우리는 망연자실하게 장치를 바라봤다. 72시간. 그 안에 미국 서부 해안 전체를 뒤덮을 초대형 해일을 일으켜 청구인들의 관심을 돌려야 한다. 그들의 최종 통보는 단순한 '보험료 납입' 지연이 아닌, 지구 자체의 '폐기'였다. 강 팀장은 손등으로 이마를 짚으며 생각에 잠겼다.“초대형 해일… 단순한 쓰나미로는 부족해. 그들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스케일이어야 한다.” 김 대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달의 균열을 이용해야 할까요? 달의 에너지를 끌어와 해일의 규모를 키우는 거죠.”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달의 균열은 이미 한계점에 가까워지고 있어. 좀 더 강력한 에너지를 끌어와야 해.”
나는 내 안의 소망이 다시 한번 작용할 것이라는 예감을 느꼈다. 내가 진심으로 원하면, 팀의 능력을 방해하고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 수 있다. 이번에는 그 힘을 이용해 초대형 해일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나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제 소망을 이용해서 달에서 더 많은 에너지를 끌어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강 팀장은 잠시 나를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다.“좋아. 한결, 자네의 소망이 우리 모두를 구할 수도 있어.” 우리는 즉시 작전에 돌입했다. 목표는 미국 서부 해안에 위치한 ‘샌드라’라는 작은 도시였다. 샌드라는 지진과 쓰나미에 취약한 지역이었고, 이미 오래전에 보험금을 챙긴 곳이었다. 우리는 샌드라 주변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달에서 끌어온 에너지를 추가로 투입했다.
점점 더 거대한 에너지 파동이 발생했고, 바닷물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평범했던 바다는 순식간에 거대한 괴물처럼 변모했다. 그리고 마침내, 거대한 파도가 샌드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예상보다 훨씬 거대한 규모였다. “맙소사…” 박 선배가 감탄하며 외쳤다.“정말 초대형 해일이네요!” 해일은 샌드라를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건물들은 장난감처럼 부서지고, 자동차들은 물살에 휩쓸려갔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나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사기극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했다。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청구인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좋아, 반응이 오고 있어! 그들은 예상보다 훨씬 큰 규모의 해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어.”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자네 덕분에 완벽한 ‘쇼’를 보여줄 수 있게 되었어, 한결.” 하지만 기쁨도 잠시, 장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흥미로운 쇼군요.’ 청구인들이 메시지를 보냈다.“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상품’의 가치를 제대로 떨어뜨리려면 더 강력한 재해가 필요합니다.” 강 팀장은 얼굴을 굳혔다。“젠장…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건가?” 나는 불안감을 느꼈다。 앞으로 우리는 또 어떤 ‘쇼’를 보여줘야 할까? 그리고 우리의 사기극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 순간, 하늘에서 이상한 빛이 쏟아져 내렸다。 마치 거대한 눈이 우리를 응시하는 듯했다。
우리는 샌드라의 해일 현장을 뒤로하고 기지로 돌아왔다. 잿더미와 부서진 건물들, 그리고 절망에 잠긴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죄책감은 여전했지만,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애써 위로했다.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청구인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고, 그의 표정은 만족스러워 보였다. "좋아, 이제 그들은 우리에게 좀 더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어." 하지만 그 흥미는 오래가지 못했다. 장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상품'의 가치는 조금 하락했지만, 아직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다음 연체까지는 72시간입니다. 좀 더 강력한 '보험료'를 지불하십시오." 강 팀장은 이를 갈았다. "젠장, 계속해서 '보험료'를 요구하는 건가?"
우리는 회의실에 모여 다음 작전을 논의했다. 김 대리가 지도를 펼쳐놓고 말했다. "이번에는 지진을 일으키는 건 어떨까요? 일본 열도에 강력한 지진을 일으키면 청구인들도 만족할 만한 '쇼'가 될 겁니다." 박 선배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생각이에요. 일본은 이미 지진에 대한 대비가 잘 되어있고, 피해 규모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강 팀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정을 내렸다. "좋아, 일본 열도에 지진을 일으키자. 한결, 자네의 소망을 최대한 활용해서 에너지를 증폭시키도록."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점점 더 익숙해지는 나의 ‘능력’. 이제는 죄책감보다는 약간의 기대감이 앞섰다.
우리는 일본 열도 주변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달에서 끌어온 에너지를 추가로 투입했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다.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점차 그 진폭은 커져갔다. 도시들은 흔들리고 건물들은 무너져 내렸다. 일본 열도는 순식간에 거대한 혼란에 빠졌다.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던 빛이 점점 강해지더니, 마치 거대한 눈처럼 우리를 응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눈은 차갑고 초월적인 존재의 느낌을 풍겼다. 김 대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저게 뭘까요?"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청구인들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었다.“‘오랜만이군요.’ 그들이 메시지를 보냈다.“좀 더 가까이서 ‘상품’을 살펴보겠습니다.”
그 순간, 하늘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림자는 마치 거대한 괴물처럼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강 팀장은 얼굴을 굳히며 외쳤다。“청구인들이 직접 나타난 거야! 자, 준비하고!”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거대한 운석이었다。 운석은 불길을 뿜으며 지구를 향해 돌진했고, 곧 미국 서부 해안에 충돌할 듯했다。 강 팀장은 장치를 부여잡고 소리쳤다。“젠장… 그들은 더 이상 기다리지 못하는 건가?!” 나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운석은 단순한 ‘보험료’를 위한 재해가 아니었다。 이것은 지구를 완전히 ‘폐기’하기 위한 신호였다。 이제 우리는 마지막 ‘보험 사기’를 계획해야 한다。
다음 화 예고: 역대급 보험 사기! 인류의 운명을 건 마지막 승부!
우리는 기지 안에서 굳어졌다. 거대한 운석이 미국 서부 해안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강 팀장은 굳은 표정으로 장치를 만지작거렸다. “청구인들은… 정말 지구를 폐기하려는 건가?” 박 선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우리가 벌여온 모든 ‘재해’는 그들의 눈에는 단순한 ‘보험료’였던 거죠?” 나는 죄책감과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가 일으킨 재해들이 결국 지구 멸망의 시간을 늦추는 역할이었다니.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지구를 파괴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 팀장은 깊은 숨을 쉬고는 팀원들을 둘러보았다. "좋아, 마지막 보험 사기를 계획한다! 청구인들은 ‘상품’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다시 한번 그들을 놀라게 해주자!” 김 대리가 지도를 펼쳐놓고 말했다. “이번에는 규모가 좀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일으켰던 소규모 재해로는 부족해요.” 강 팀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정을 내렸다. “달이다. 달의 일부를 파괴해서 대형 재해를 일으키자!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서 달을 갈라버리는 거야.” 박 선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달을… 갈아버린다구요?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할 텐데요!” 강 팀장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끌어모은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붓자! 청구인들에게 우리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보여주자!”
우리는 즉시 작전 준비에 돌입했다. 달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해, 모든 재해 예측 장치를 총동원하고, 심지어 ‘청구인들’에게서 빼앗은 에너지까지 활용했다. 나는 친구에게서 받은 팔찌를 꼭 쥐었다. 내 소망이 또 한번 팀의 능력을 방해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했다. 우리는 달을 향해 에너지를 끊임없이 퍼부었다. 점차 달 표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균열은 점점 커져갔다. 마침내, 엄청난 폭발과 함께 달이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달 조각들은 우주 공간으로 흩어져 나가고, 지구에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왔다. 지진과 화산 폭발이 연이어 발생했고, 지구 환경은 순식간에 크게 변화했다。
“성공이다!” 김 대리가 환호성을 질렀다。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청구인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잠시 후, 장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훼손되었습니다。 계약 해지합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신중하게 ‘보험’을 들어라.’ 그들이 보험을 해지하고 떠나는 메시지를 보냈다。” 강 팀장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좋아, 해냈어! 인류는 살았다!” 하지만 그 승리는 상처투성이였다。 달의 파괴로 인해 지구 환경은 크게 손상되었고, 앞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야 회복될 것이다。 우리는 인류를 구했지만, 동시에 지구를 조금 더 황폐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익명의 범죄자로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괜찮았다. 우리는 지구를 지켰으니까. 갑자기 하늘에서 희미한 빛이 쏟아져 내렸다。 마치 청구인들이 떠나가는 작별 인사 같았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또 다른 메시지가 떠올랐다… “다음 ‘상품’은 언제쯤 출시될까요?”
에서 굳어졌다. 거대한 운석이 미국 서부 해안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강 팀장은 굳은 표정으로 장치를 만지작거렸다. “청구인들은… 정말 지구를 폐기하려는 건가?” 박 선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우리가 벌여온 모든 ‘재해’는 그들의 눈에는 단순한 ‘보험료’였던 거죠?” 나는 죄책감과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가 일으킨 재해들이 결국 지구 멸망의 시간을 늦추는 역할이었다니.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지구를 지키기 위해 지구를 파괴하고 있었던 것이다.
강 팀장은 깊은 숨을 쉬고는 팀원들을 둘러보았다. "좋아, 마지막 보험 사기를 계획한다! 청구인들은 ‘상품’의 가치가 하락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가 다시 한번 그들을 놀라게 해주자!” 김 대리가 지도를 펼쳐놓고 말했다. “이번에는 규모가 좀 달라야 합니다. 지금까지 일으켰던 소규모 재해로는 부족해요.” 강 팀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정을 내렸다. “달이다. 달의 일부를 파괴해서 대형 재해를 일으키자!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투입해서 달을 갈라버리는 거야.” 박 선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달을… 갈아버린다구요?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할 텐데요!” 강 팀장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끌어모은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붓자! 청구인들에게 우리를 과소평가했다는 것을 보여주자!”
우리는 즉시 작전 준비에 돌입했다. 달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기 위해, 모든 재해 예측 장치를 총동원하고, 심지어 ‘청구인들’에게서 빼앗은 에너지까지 활용했다. 나는 친구에게서 받은 팔찌를 꼭 쥐었다. 내 소망이 또 한번 팀의 능력을 방해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해야 했다. 우리는 달을 향해 에너지를 끊임없이 퍼부었다. 점차 달 표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고, 균열은 점점 커져갔다. 마침내, 엄청난 폭발과 함께 달이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달 조각들은 우주 공간으로 흩어져 나가고, 지구에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왔다. 지진과 화산 폭발이 연이어 발생했고, 지구 환경은 순식간에 크게 변화했다。
“성공이다!” 김 대리가 환호성을 질렀다。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청구인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잠시 후, 장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훼손되었습니다。 계약 해지합니다。 다음부터는 좀 더 신중하게 ‘보험’을 들어라.’ 그들이 보험을 해지하고 떠나는 메시지를 보냈다。” 강 팀장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좋아, 해냈어! 인류는 살았다!” 하지만 그 승리는 상처투성이였다。 달의 파괴로 인해 지구 환경은 크게 손상되었고, 앞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야 회복될 것이다。 우리는 인류를 구했지만, 동시에 지구를 조금 더 황폐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익명의 범죄자로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작전 종료 후, 팀은 기지 휴게실에 모여 맥주를 마시며 승리를 자축했다. 김 대리는 연신 "이번 작전 최고였어!"를 외쳤고, 박 선배는 "이제 좀 숨통이 트이겠네"라며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강 팀장은 잔을 기울이며 조용히 미소짓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약간의 죄책감을 느꼈지만, 그래도 인류를 구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았다. 그때, 강 팀장이 갑자기 장치를 확인하더니 눈썹을 치켜올렸다. “온다… 또 온다.”
“무슨 뜻입니까?” 내가 물었다.
강 팀장은 장치의 화면을 가리켰다.“청구인들로부터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어.” 화면에는 희미한 빛과 함께 짧은 문구가 떠올랐다: “다음 ‘상품’은 언제쯤 출시될까요?” 마치 우리의 승리를 축하하는 듯하면서도, 또 다른 베팅을 준비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질문이었다。 ‘청구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지구의 미래에 베팅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보험료’를 요구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들과의 기나긴 사기극을 계속해야 했다。 그리고 다음 번 ‘상품’은 과연 무엇일까?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다음 ‘상품’은 언제쯤 출시될까요?” 청구인들의 메시지를 읽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마치 우리가 이룬 승리를 비웃는 듯한, 새로운 베팅을 예고하는 듯한 질문이었다. 강 팀장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역시, 녀석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아. 벌써부터 다음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니.”
기지 휴게실은 승리의 기쁨도 잠시, 다시 긴장감에 휩싸였다. 달을 갈라버린 대형 재해로 인해 지구 환경은 크게 손상되었지만, 인류는 살아남았다. 적어도 당분간은. 하지만 청구인들의 메시지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주지 않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지구의 미래에 베팅하며, 우리에게 새로운 ‘보험료’를 요구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소규모 재해는 워밍업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
“다음번에는 뭘 터뜨려야 할까요?” 김 대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달을 갈라버린 것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 소모였는데… 또 다른 대형 재해를 일으키려면 시간이 필요할 텐데요.” 박 선배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중얼거렸다. “청구인들은 분명 더 높은 ‘보험료’를 요구할 거야. 어쩌면 바다를 통째로 말려 버리라고 할지도 모르지.”
나는 친구에게서 받은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내 소망이 팀의 능력을 방해하는 것처럼, 청구인들의 베팅 또한 지구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였다. 우리는 그들의 베팅에 맞춰 ‘보험료’를 지불하고, 시간을 벌어왔지만, 과연 언제까지 이 사기극을 이어갈 수 있을까?
강 팀장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눈을 빛내며 말했다. “좋아, 다음 목표는 ‘심해 열수 분출구’다! 전 세계 심해 곳곳에 있는 열수 분출구를 동시에 폭발시켜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거야!” 김 대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심해 열수 분출구 폭발이라니… 꽤 규모가 있는 재해인데요?”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청구인들이 만족할 만큼 충분히 큰 규모여야 해! 게다가 심해라서 인류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고.”
우리는 즉시 심해 열수 분출구 폭발 작전 준비에 돌입했다. 각자 맡은 지역의 열수 분출구에 에너지를 집중시키고, 폭발 시점을 계산했다. 나는 친구에게서 받은 팔찌를 꼭 쥐었다.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내 소망이 작전을 방해할지 궁금했다. 혹시 심해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열수 분출구가 폭발하지 않게 만들 수도 있을까?
폭발 시점이 다가오자, 심해 곳곳에서 엄청난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열수 분출구는 순식간에 거대한 화산처럼 폭발했고, 뜨거운 물과 연기가 해수를 가득 채웠다. 해양 생태계는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고, 지구 곳곳에는 미세한 지진이 발생했다。
"성공이다!" 박 선배가 환호성을 질렀다。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청구인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잠시 후, 장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합격입니다. 만족스러운 '보험료' 납입입니다." 하지만 메시지에는 묘한 여운이 남아있었다。 마치 “이번에도 잘 속았군”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때, 장치에서 추가 메시지가 도착했다。 "다음 '상품'은 좀 더 특별합니다... '시간'입니다."
36화. 익명의 영웅, 그리고 새로운 베팅
기지 휴게실의 축하 분위기는 잠시, 곧 새로운 긴장감으로 바뀌었다. ‘시간’이라니. 청구인들이 다음 ‘보험료’로 요구하는 것은 단순히 재해의 규모가 아니라, 지구의 시간 자체라는 뜻이었다. 강 팀장은 묘한 표정으로 장치를 바라봤다. “시간이라… 꽤 까다로운 요구군. 지금까지의 재해는 비교적 예측 가능했지만, 시간은 변수가 너무 많아.”
김 대리는 불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앞으로 무슨 재해가 일어날까요? 지구의 회전을 멈추게 하거나, 갑자기 시간을 가속시키는 건가요?” 박 선배는 담배 연기를 뿜으며 중얼거렸다. “청구인들의 취향은 알 수 없지. 어쩌면 공룡 시대로 되돌아가라고 할지도 모르지.” 나는 친구에게서 받은 팔찌를 만지작거렸다. 내 소망이 이번에는 시간에 어떤 영향을 줄까? 시간의 흐름을 멈추게 하거나, 되돌리게 만들 수도 있을까?
강 팀장은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좋아, 다음 목표는 ‘전 세계 동시 기상 이변’이다! 사계절의 순서를 뒤섞고, 극심한 온도 변화를 일으켜 시간의 흐름을 혼란시키는 거야!” 김 대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계절을 뒤섞는다고요? 그게 얼마나 큰 규모의 재해인데요?”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청구인들이 만족할 만큼 충분히 혼란스러워야 해! 게다가 인류에게 직접적인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느리게 만들 수 있지.”
우리는 즉시 전 세계 동시 기상 이변 작전 준비에 돌입했다. 각자 맡은 지역에서 대기와 해류를 조작하고, 사계절의 순서를 뒤섞기 위한 에너지를 집중시켰다. 나는 친구에게서 받은 팔찌를 꼭 쥐었다.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내 소망이 작전을 방해할지 궁금했다. 혹시 모든 지역에 봄이 찾아오도록 만들 수도 있을까?
폭발 시점이 다가오자, 전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여름에 눈이 내리고, 겨울에 꽃이 피어났다. 사막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열대 우림에서는 한파가 몰아쳤다。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하며 옷을 갈아입고 계절 변화에 적응하려 애썼다。
“성공이다!” 박 선배가 환호성을 질렀다。 강 팀장은 장치를 통해 청구인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잠시 후, 장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훌륭합니다. 예상보다 더 복잡한 '시간'의 혼란이군요." 하지만 메시지에는 만족스러운 듯한 미소가 느껴졌다。 마치 우리가 완벽하게 속았다는 듯했다。
그때, 장치에서 추가 메시지가 도착했다。 "다음 '상품'은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도록… '기억'입니다."
기억이라니? 청구인들은 이제 지구인들의 기억까지 빼앗아 가려 하는 걸까? 강 팀장은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제 진짜 재미있어지겠군.” 그리고 팀원들을 돌아보며 덧붙였다. "자, 다음 보험 사기를 준비할 시간이다."
“기억이라니?” 김 대리의 목소리가 떨렸다. “청구인들은 대체 뭘 원하는 걸까요? 우리 머릿속에 있는 추억을 몽땅 가져가려는 건가?” 박 선배는 담배 연기를 짙게 내뿜으며 중얼거렸다. “기억을 빼앗으면 감정이 무뎌지고, 결국엔 그들이 원하는 대로 조종하기 쉬워지겠지.” 강 팀장은 차분하게 장치를 바라보며 분석했다. “그들의 목적은 조종일 수도 있고, 단순히 지구의 '역사'를 지우려는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기억을 잃은 인류는 더 쉽게 재해에 무너질 것이다.”
다음 목표는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집단 망각 증후군’ 발생이었다. 특정 시간대에 특정 장소에 있던 사람들의 기억을 선택적으로 지우는 것이었다. 우리는 각 도시의 에너지 흐름을 미세하게 조작하여, 사람들의 장기 기억을 단기 기억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서울 강남역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퇴근 시간, 사람들로 북적이는 강남역 광장에 서서 친구와 자주 갔던 카페를 떠올렸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작전이 시작되자, 강남역 광장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사람들은 서로를 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오래된 사진 속 인물들을 보듯 서로에게 어색한 미소를 건넸다. 몇몇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버린 듯 허공을 응시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완벽하게 기억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희미하게 남아있는 잔상들이 마치 퍼즐 조각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나는 친구와 함께 자주 갔던 카페의 간판을 바라봤다. 카페 이름은 희미했지만, 맛있는 라떼를 마셨던 기억은 또렷했다。
“재밌군.” 강 팀장의 목소리가 무전으로 들려왔다。 “청구인들이 예상보다 복잡한 ‘기억’ 시스템을 가지고 있나 보지? 단순히 지우는 게 아니라, ‘정리’하는 느낌이야.” 김 대리는 당황한 듯 말했다. “정리요? 그럼 사람들은 완전히 기억을 잃는 게 아니라는 건가요?” “맞아. 중요한 기억은 남고, 불필요한 기억만 사라지는 거지.” 강 팀장은 잠시 침묵하더니 덧붙였다。 "그리고 그 '불필요한' 기억들이 청구인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아."
그때, 장치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훌륭합니다! '상품'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 보너스 타임입니다." 마지막 보너스 타임이라니? 청구인들은 이번에는 뭘 꾸미고 있는 걸까? 장치 화면에 한 장의 이미지가 나타났다。 그것은 놀랍게도 지구의 고대 문명 유적지들의 설계도였다。 마치 지구의 역사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듯했다。 강 팀장은 섬뜩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들은 단순하게 재해를 일으키는 것에 만족하지 않아... 지구의 근본적인 구조까지 바꾸려고 하는 거다!" 그리고 그는 나를 바라보며 속삭였다。 "네 소망이 이번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더욱 기대되는군."
“지구의 근본적인 구조까지 바꾸려고 한다…” 강 팀장의 말에 등골이 서늘해졌다. 고대 문명 유적지들의 설계도라니, 청구인들은 단순한 재해를 넘어 지구 자체의 에너지 흐름을 조작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듯했다. 그들이 목적하는 ‘상품 가치’ 상승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팀원들은 저마다 다른 표정으로 설계도를 분석하고 있었다. 김 대리는 연신 머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고, 박 선배는 담배를 더욱 거칠게 빨아들였다.
“저 유적지들은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강 팀장은 설계도 위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설명했다. “지구의 에너지 흐름을 연결하는 노드 역할을 하는 곳들이지. 저 유적지들을 조작하면 지구 전체의 에너지 균형을 흔들 수 있어.” 우리는 그동안 재해를 일으킬 때마다 미세하게 조작했던 에너지 흐름을 떠올렸다. 청구인들이 노리는 것은 우리가 일으킨 작은 재해들을 증폭시켜, 지구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재해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다음 목표는 유적지들을 중심으로 한 재해 발생?”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확해. 하지만 이번에는 좀 더 복잡한 방식으로 움직일 거야. 단순히 재해를 일으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유적지의 에너지 흐름을 직접적으로 조작해야 해.”
다음 목표는 이집트의 기자 고원이었다. 피라미드와 스핑크스를 중심으로, 고대 이집트인들이 쌓아 올린 신비로운 에너지를 활용하여, 지구의 자기장을 뒤틀려는 계획이었다. 우리는 기자 고원에 보험을 걸고, 유적지 주변에 작은 규모의 지진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의 소망이 작용했다.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지진은 예상보다 약했고, 피라미드의 에너지 흐름은 미세하게 흔들릴 뿐 큰 변화는 없었다. 팀원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또야! 한결 씨 때문에 또 엉망이 됐어!” 김 대리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박 선배는 “이번에는 진짜 큰 손실 볼지도 몰라”라며 투덜거렸다.
강 팀장은 잠시 상황을 지켜보더니,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좋아, 그럼 한번 더 가보자.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한 에너지를 이용해서 유적지의 구조를 직접적으로 흔들어 보자.” 우리는 피라미드 내부로 침투하여, 고대 이집트인들이 남긴 비밀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피라미드 내부의 석실 벽에, 청구인들의 상징인 기하학적인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 마치 그들이 오랫동안 지구의 에너지를 탐색해 왔다는 듯했다。 그리고 문양 주변에는 희미하게 빛나는 에너지 입자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저건... 기억의 파편인가?" 나는 무심코 중얼거렸다。 그 순간, 강 팀장의 눈빛이 번뜩였다。 "맞아, 그 기억의 파편들이 저 문양을 통해 청구인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거야!"
갑자기 석실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피라미드의 에너지가 불안정해진 것이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낯선 기억들이 밀려들어왔다。 고대 이집트인의 삶과 죽음, 피라미드를 건설하며 쌓아 올린 희망과 절망… 마치 내가 직접 그 시대를 살아온 듯 생생한 기억들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들 속에서 나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청구인들은 단순하게 지구를 ‘사망보험’ 상품으로 여기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은 지구의 역사와 기억 자체를 탐욕스럽게 삼키고 있는 존재였다! 그때, 장치에서 경고 메시지가 도착했다。 "경고! '상품'의 에너지 반응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곧 '폐기' 단계로 진행될 것입니다!" 다음 순간,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거대한 빛줄기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경고! ‘상품’의 에너지 반응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곧 ‘폐기’ 단계로 진행될 것입니다!” 장치에서 울리는 경고 메시지는 마치 시계의 초침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지구 멸망의 시간을 알려주는 듯했다.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솟아오른 빛줄기는 점점 거대해져 하늘을 가득 채웠고, 그 빛 속에서 기하학적인 문양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청구인들의 상징이었다. 나는 머릿속에 쏟아지는 고대 이집트인들의 기억들을 부여잡고, 강 팀장을 돌아보았다. 그의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흥분한 듯한 기색도 보였다.
“청구인들이 본격적으로 지구의 기억을 흡수하기 시작했어.” 강 팀장은 낮게 읊조렸다. “저 빛줄기는 지구의 역사를 구성하는 모든 정보, 즉 기억의 파편들을 빨아들이는 통로와 같은 거야.” 나는 그 의미를 깨달았다. 청구인들은 단순히 지구를 파괴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지구에 쌓여온 모든 역사와 문화를, 인간의 희망과 절망까지 모두 삼켜버리려는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으킨 재해들은, 그 기억들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서 청구인들에게 ‘맛있게’ 제공하는 역할이었던 건가?” 내 질문에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완벽한 ‘보험료’를 지불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재해를 일으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인간의 감정과 역사를 담은 풍부한 ‘향’을 더해야 했지.”
그 순간, 피라미드 내부의 석실이 더욱 격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벽 곳곳에서 균열이 생겨났고, 천장에서는 돌덩이들이 쏟아져 내렸다. 우리는 급하게 몸을 피하며 석실 중앙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눈앞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석실 바닥에 새겨진 기하학적인 문양이 빛을 내며 확장되고 있었고, 그 안에서 고대 이집트인들의 형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고 말하고 웃었다. 그리고 그들의 눈빛에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희망이 담겨 있었다. "저들은… 기억 속에 갇혀 있던 영혼들인가?" 박 선배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강 팀장은 잠시 영혼들을 바라보더니,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청구인들은 지구의 모든 기억을 흡수하면, 지구를 완벽하게 ‘폐기’할 거야. 남은 것은 빈껍데기뿐이지.” 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어. 우리가 지금까지 일으킨 재해들을 이용해서, 청구인들의 에너지 흐름을 혼란시키고 기억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강 팀장의 계획은 간단하면서도 대담했다. 지금까지 일으켰던 작은 규모의 재해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거대한 에너지 파동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 파동은 청구인들의 기억 흡수 통로를 막고, 지구를 ‘폐기’하기 직전까지 몰린 상황을 되돌릴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 에너지 파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모든 능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구 환경은 어느 정도 손상될 수밖에 없었다。
"준비됐나?" 강 팀장의 질문에 우리는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피라미드의 에너지 흐름을 조작하기 시작했다。 지진과 해일, 화산 폭발… 우리가 일으켰던 모든 재해가 하나로 합쳐져 거대한 에너지 파동이 되어 피라미드를 휘감았다。 빛줄기의 속도가 느려지고, 기하학적인 문양이 점점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청구인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더욱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여 우리를 압박해왔다。 그때, 내 안에서 또 다른 기억이 떠올랐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를 건설하며 외쳤던 주문이었다。 "라! 태양신이여! 우리에게 힘을 주소서!" 나는 무심코 주문을 외쳤고, 놀랍게도 피라미드의 에너지가 더욱 강력해졌다。
"한결 씨! 당신도 능력자였군요!" 김 대리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외쳤다。 나는 내 안에 잠재되어 있던 능력을 깨달았다。 나의 소망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바꾸는 강력한 힘이었던 것이다!
“라! 태양신이여! 우리에게 힘을 주소서!” 무심코 내뱉은 주문에 피라미드의 에너지가 더욱 강력해졌다. 마치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고대 이집트의 영혼들이 깨어난 듯, 석실 안은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김 대리의 말처럼, 나 역시 능력자였던 것이다. 나의 소망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공간과 시간의 흐름을 바꾸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강 팀장은 놀라움과 함께 희망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좋아, 한결 씨! 당신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게! 청구인들의 에너지 흐름을 끊어낼 수 있다면, 우리가 시간을 벌 수 있어!” 그의 지시에 따라 나는 온 힘을 다해 소망을 집중했다. ‘제발, 이 재해들이 청구인들의 기억 흡수를 방해하게 해주세요! 제발, 지구를 지켜주세요!’ 나의 소망은 피라미드를 통해 퍼져나가며 주변의 에너지 흐름을 휘저었다. 석실 안의 고대 이집트인들의 형상들이 더욱 선명해지면서 환호성을 터뜨렸다. 그들은 우리를 응원하며 각자의 에너지를 보탰다.
우리의 노력 덕분에 청구인들의 기억 흡수 속도가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더욱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여 우리를 압박해왔다. 피라미드 내부의 온도는 점점 높아졌고, 석실 안은 마치 용광로처럼 뜨거워졌다. 박 선배는 땀을 뻘뻘 흘리며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고, 김 대리는 연신 주문을 외치며 에너지 흐름을 조절했다. 강 팀장은 냉철한 눈빛으로 상황을 분석하며 우리의 능력을 지휘했다.
그때, 석실 중앙에 거대한 균열이 생겨났다. 균열 너머에는 검푸른 빛깔의 공간이 펼쳐져 있었는데, 그곳에서 기묘한 형상의 생명체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저것은… 청구인들의 본체인가?” 나는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중얼거렸다. 청구인들은 지구의 기억을 흡수하며 힘을 키웠고, 이제 그 힘으로 우리의 세계를 침략하려는 듯했다. 강 팀장은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좋아, 이제 진짜 승부를 겨뤄보자! 지금까지 일으켰던 모든 재해들을 한꺼번에 쏟아부어라!”
우리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피라미드의 에너지 흐름을 극대화했다. 지진과 해일, 화산 폭발… 우리가 일으켰던 모든 재해가 하나로 합쳐져 거대한 에너지 파동이 되어 청구인들을 향해 쇄도했다. 그 파동은 청구인들의 본체를 강타했고, 그들의 검푸른 빛깔이 잠시 흔들렸다。 하지만 청구인들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은 더욱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며 맞섰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우리의 에너지 파동이 청구인들의 기억 흡수 통로를 완전히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청구인들은 잠시 당황했지만 곧 새로운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구를 완전히 ‘폐기’하기 위해 거대한 운석 하나를 소환한 것이다。
강 팀장은 하늘로 솟아오르는 운석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이제 마지막 카드인가…” 그의 눈빛에는 절망과 함께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다음엔 우리가 좀 더 크게 사기를 쳐야겠어." 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소규모 재해들을 이용해서 청구인들에게 ‘보험료’를 지불해 왔지만, 이제는 그 규모를 훨씬 키워야 할 때였다。 그래야만 지구를 지킬 수 있었다。
운석이 점점 더 가까워질수록 피라미드 내부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때, 내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달… 달의 일부를 파괴하는 거대한 재해를 일으키면 어떨까? 달의 파괴는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청구인들이 지구를 ‘폐기’하기 전에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상품 가치’가 현저히 훼손될 것이다!
나는 강 팀장에게 내 아이디어를 이야기했고,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미소를 지었다。“좋아! 그거라면 충분히 해볼 만 해!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보험 사기를 시작해보자!”
피라미드 내부의 뜨거운 공기가 뺨을 스쳤다. 강 팀장의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보험 사기를 시작해보자!” 거대한 운석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운석은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었다. 청구인들이 지구를 ‘폐기’하기 위해 보낸 최종 통보였다. ‘상품 가치’가 더 이상 없다고 판단한 그들은, 이제 지구를 완전히 파괴하려 하고 있었다.
“달의 일부를 파괴하는 겁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다시 한번 내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달의 중력은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죠. 달의 일부가 깨져나가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후 변화도 심각해질 겁니다. 하지만 그만큼 청구인들이 눈여겨보던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질 거예요.” 김 대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달을 깨뜨린다고요? 그 정도 규모의 재해가 발생하면 지구 환경은 완전히 망가질 텐데요?” 강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맞아. 완벽한 결과는 아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최선이야. 청구인들은 완벽한 파괴만을 원할 뿐, 환경 변화 정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거야.”
우리는 즉시 작전에 돌입했다. 박 선배는 피라미드의 에너지를 집중시켜 달에 균열을 일으킬 만큼 강력한 지진파를 발생시켰고, 김 대리는 주문을 외치며 에너지 흐름을 안정화시켰다❁ 나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재해들을 떠올리며, 공간 감각을 최대한 활용해 지진파가 달에 정확하게 전달되도록 조절했다。 강 팀장은 우리를 지휘하며 능력을 극대화했다。 우리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달 표면에 거대한 균열이 생겨나고, 하얀 돌덩이들이 우주 공간으로 흩뿌려졌다。
달의 파괴는 예상보다 훨씬 더 거대한 재해를 일으켰다。 지구 곳곳에서 지진과 해일이 발생했고, 화산 폭발도 연이어 터졌다。 해수면은 급격하게 상승하여 많은 해안 도시들이 물에 잠겼고, 기후는 예측 불가능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하늘에는 붉은 먼지가 가득했고, 태양빛은 희미하게 빛났다。 하지만 우리는 개의치 않았다。 우리는 청구인들이 지구를 ‘폐기’하기 전에 시간을 벌어야 했다।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지구를 지키는 것이었다。
운석은 점점 더 가까워졌다. 마침내, 운석은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여 불타는 꼬리를 드리우며 우리를 향해 돌진해 왔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하늘에서 검푸른 빛깔의 에너지 파동이 발사되어 운석을 가로막았다! 청구인들은 달의 파괴로 인해 ‘상품 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고 판단하고, 결국 보험을 해지한 것이다! 그들은 우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사라졌다。“재미있는 사기극이었어. 다음엔 좀 더 어려운 상품으로 만나자.”
운석은 산산이 부서져 하늘로 흩어졌고, 지구는 상처투성이지만 살아남았다。 인류는 상처뿐인 승리를 거두었고, 우리는 인류를 구한 익명의 범죄자로 역사에 남게 되었다。 강 팀장은 석실 안에서 먼지를 털어내며 미소를 지었다.“이제 뭘 해도 욕 안 먹겠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의 사기극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앞으로 또 다른 위협이 찾아올지도 몰랐다。
다음 날 아침, 우리는 평소처럼 폐건물에 보험을 걸기 위해 새로운 목표지를 찾고 있었다. 그때, 강 팀장의 스마트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익숙한 문구가 떠올라 있었다.“새로운 계약 건: 소행성 벨트의 소행성 충돌 가능성 증가.” 강 팀장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좋아, 그럼 다음엔 소행성을 좀 움직여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