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을 없애면 그 빈 공간에 새로운 장점이 생긴다

by 세바시랜드

[글 : 오현호 고아웃사이드 대표 ‘부시 파일럿, 나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간다‘ 저자]

작년 내 세바시 강연 영상이 페이스북에서 약 400만 뷰를 기록하면서 지난 2년간 전국에서 수백 회의 강연을 진행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수천 가지의 질문을 받았는데 그중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도 그렇게 바뀔 수 있을까요?’이다. 애석하게도 이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사람은 마치 종이가 뒤집히는 것처럼 한순간에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가치 있는 일들에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경제적, 사회적 높낮이를 떠나 자식을 가진 수많은 부모가 대부분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사실은 흥미로웠다. 지식을 전달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없다. 정지된 누군가의 의지를 끓게 하는 힘은 지식을 전달하는 일로는 부족하다.

올 초 경기도 오산시에서 학교 밖 청소년 아이들을 만나며 내가 처음 내준 과제는 바로 ‘자신의 단점 리스트’를 적어보기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다 보니 다들 비슷한 습관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나는 일이다. 정해진 일과가 딱히 없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에게 알려준 4가지 법칙은 아래와 같다.

1. 나의 단점 리스트를 적는다.

2. 가장 지우고 싶은 한 가지를 오늘 바로 실천한다.

3. 일주일 동안 꾸준히 도전한다.

4. 단점을 비우면 그 빈 공간에 새로운 장점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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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영화 '바람' 중)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담배를 어린 시절에 배웠다. 담배 특유의 구린내가 옷에 배는 게 끔찍하게 싫었다. 겨울철에는 특히 더 심했다. 금연에 도전했지만, 수차례 실패했다. 군 시절 다시 금연에 도전했는데 당시에는 내무실에 있는 후임들과 함께 도전하는 점이 달랐다. 우선 부끄럽지 않은 선임이 되고 싶었고, 몸소 시범을 보여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겼다. 목표 의식에 책임감이 추가되니 실행하는데 보이지 않는 작은 힘이 더해졌다. 비로소 나는 흡연을 시작한 지 7년이 지나서야 금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간혹 있던 술자리에서 자꾸만 끊었던 담배가 생각이 났다. 힘들게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술자리에서만 다시 피는 일이 반복되었다. 의미 없는 술자리를 모두 끊기 시작했다. 동기 모임, 학과 모임, 친구들 모임 등 주기적으로 있던 술자리에 빠지면 왠지 안 될 것 같고, 그 자리에서 재미난 일들이 일어날 것만 같았지만, 여러 번 빠지다 보니 깨달았다. 내가 그 자리에 없어도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 많은 술자리는 그 당시만 즐거울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술자리에 가지 않으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특히 저녁 10시부터 12시까지 누워서 TV 보는 시간이 많았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리모컨을 쥐고 쉴 새 없이 채널을 바꾸는 나를 발견했다. ‘어떤 가치 있는 정보가 있었을까?‘생각해보면 기억에 남는 것은 딱히 없었다. 결국 TV를 버리기로 했다. TV를 버리고 나서의 첫 느낌은 고요함이다. 시계추 소리, 옆집 화장실 물 내려가는 소리, 냉장고 소리, 빗물이 창문에 닿는 소리 등 작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환경이 바뀌니 다양한 생각들이 떠올랐고, 컴퓨터 앞에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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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cm가 넘는 키에 60kg대의 마른 몸은 운동을 시작하고 근육이 붙기 시작했고, 한두 줄 쓰던 글은 2년 전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누구나 알듯이 새로운 장점을 몸에 새기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기존의 단점을 버리는 일은 생각보다 쉽다.


변화를 꿈꾼다면 첫 번째 행동은 ‘단점을 버리는 일’이다. 단점을 버리면, 단점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빈 공간에 새로운 장점이 생긴다. 공간을 만들지 못하면 그 무엇도 들어올 수 없다. 몸 안에 더럽고, 냄새나는 단점들을 찾아보자. 누구나 있을 것이다.


흡연, 운동 안 하기, 술 자주 마시기, 욕하기, 신발 끌기, TV 보기, 게임 중독, 정리정돈 안 하기, 늦잠 자기, 손톱 물어뜯기, 허리 구부리기, 커피 자주 마시기, 다리 떨기, 택시 타기 등 지워지지 않는 단점을 적어보자. 의외로 너무나도 많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것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변화는 없다. 변화는 인지하고, 인정하고, 고백하는 일이 첫 번째다. 행동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기억하자. 단점을 버리면 절대로 단점만 없어지지 않는다.

그 빈 공간에 새로운 내가 탄생한다.


오현호의 도전의 숲 칼럼

1편 : 지금 이 순간 학생들은 자퇴를 꿈꾼다 : https://sebasi.co.kr/journal/250

2편 :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면 알게 되는 것들 : https://sebasi.co.kr/journal/267

3편 : 내가 만났던 김창호 대장 https://sebasi.co.kr/journal/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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