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임채민 세바시 에디터]
쇼미더머니2에 나온 래퍼 제이켠은 세바시 강연회에서 처음 알았다. 나는 쇼미더머니 5부터 봐서 그 이전 래퍼들은 잘 몰랐다. 그가 래퍼로서 무슨 이야기를 할 지 궁금했지만, 무대 뒤에 있어서 듣지 못했다. 세바시 유튜브 채널에 달린 댓글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이야기를 했단 것만 알았다.
그러다 그의 세바시 영상에 한글 자막을 준비하게 됐다. 말했던 모든 내용을 하나하나 다 받아써야 하기에 강연을 최소 3번은 곱씹어 듣게 된다. 자막 작업을 다 마칠 때쯤 사람들이 왜 그렇게 댓글을 달았는지 공감할 수 있었다. 그가 했던 많은 이야기 중 내게 울림이 됐던 한 부분을 이야기하려 한다.
그는 최근에 정규 앨범을 냈다. 디지털 싱글로 내는 게 대세인 요즘 11곡이 들어간 앨범, CD도 아닌 LP로. 한국에는 제작할 곳이 없어 체코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앨범은 잘 되지 않았다. 빚만 3천 만원 생겼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그는 앨범 내기 전에 큰 결정을 한 번 했다. 래퍼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 만류가 심했다.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래퍼를 하지 않으면 죽을 때 후회할 것만 같았다고 한다. 그 덕에 래퍼로 살면서 부유하지 않지만, 후회 없이 살고 있다고 한다. 안 하면 죽을 때 후회했을 일을 해봤기에, 큰 빚이 생겨도 후회가 안 생겼나 보다. 안 하면 후회할 일이라고 해서 대책 없이 하라는 이야기는 아닐 테다. 그에겐 3천 만원 빚을 처리할 계획이 있을 것이다(연예인 걱정은 하지 않는 거라고들 한다).
그는 LP 앨범이 안 될 수 있단 걸 알면서도 냈다고 했다. 영혼이 포만감을 느끼는 일을 하고 싶어서 위험을 알면서도 결정했다. 그의 강연을 들으면서 '내 영혼을 배부르게 하는 일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다른 비슷한 표현으론 소확행이 있을 수 있다. 그는 큰 일(빚 3천 만원이 생길 만한)만이 아니라 사소한 일이라도 영혼이 배부를 수 있다고, 그런 일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주3회로 아침 운동을 다니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운동을 한 뒤 집에 돌아와 직접 커피를 갈아 드립 방식으로 내려 마신다. 운동 후 개운한 상태에서 신선한 커피 원두가 갈리는 향을 맡을 때면 행복함을 느낀다. 마음에 드는 책을 읽을 때, 특히 토요일에 분위기 좋은 카페에 가서 3시간 정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책에 집중할 때도 행복함을 느낀다. 지금처럼 영감을 준 생각을 붙잡아 글로 풀어내는 것도 행복감을 주고, 독서 모임 같은 곳에서 사람들과 생각을 부딪히며 이야기하는 것도 행복감을 준다.
그의 말에 따라 포만감을 주는 일들을 더 찾으려 한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들을 더 찾아 나서려 한다. 새로운 교육을 들으러 다니고, 안 가봤던 페스티벌을 가려한다. 나는 아직 나를 잘 모른다. 내가 못 먹어본 음식이 많고, 그 음식 중에 인생 음식이 될 것이 많을 것처럼 내가 못 해본 일 중 나를 행복하게 해줄 일이 많을 것이다. 나를 알아가고, 나를 행복하는 작은 일들 하는 게 당장 내게 경제적 풍요를 주진 않지만, 경제적 풍요가 다 채울 수 없는 영혼의 풍요, 포만감을 줄 거라 생각한다.
당신의 영혼을 배부르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당신의 영혼은 지금 배부른가?영혼을 배부르게 할 일을 찾고 있다면 제이켠의 강연을 보자. 15분 뒤면 당신의 영혼이 지금보단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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