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막골 사랑법 - 여름편지

그대의 여름은 어떠한가요?

by 낭만밖엔 몰라


아열대 습기가 끈끈이주걱처럼 끈적대는 고온다습의 계절, 팬데믹 방역마스크에 생활의 주도권을 내 준 올 지친 여름날 한가운데입니다. 고맙게도 '석촌 학당 훈장님’으로부터 '동막골 여름 계곡 초대장'을 받자마자 서둘러 강원도 홍천 가는 국도로 나섰지요.


길을 떠나는 저에겐 여행이란 '하멍' (하늘 보며 생각 내려놓고 멍 때림)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시선의 일상으로 진입하는 길이기에, 설렌 눈빛으로 차창밖 하늘을 기억 회로에 담으며 스르~스르륵 현실의 시공간을 벗어나 머나먼 대기권으로 날아갔지요.




동막골 여행길 하늘 바라보며 저절로 제게 떠오른 시구절 하나 있지요..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는 시간은

침묵할 것

.

.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강은교 시인, '사랑법'에서 발췌)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동막 개울가로 오르면서 우리들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글로벌 번식 이야말로 노자(老子, Laozi)가 말한 '천지 불인'(天地不仁: 자연은 인간에게 인자한 모습으로 행운이나 덕을 베푸는 존재가 아니다. 즉 천지는 인간에게 순하지도 어질지도 않다)의 주제에 재잘재잘 화답 하며 심천유곡 계곡수 찾아 숲으로 숲으로 깊이 걸어 들어갔지요.


개여울에 몸을 담그니 진득한 무더위는 마법처럼 달아나고, 흐르는 개울물은 어느새 天地不仁을 잊게 하고 天地歌人(자연을 노래하는 사람)의 세상으로 데려다 주니 '아~ 테스 형'의 노랫말에 저절로 흥에 겨워집니다.

동행한 철학자, 박재희 훈장님은 이를 '흥본주의'라고 하셨지요. 노자는 분명히 살아생전 동막골 같은 곳에서 멱을 감으면서 최상의 선은 흐르는 물과 같음을 (上善若水)을 깨달았을 겁니다.

물은 항상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고 , 그 낮은 곳을 적신 다음엔 세상 가장 낮은 곳까지 흐르니, 물의 본질은 높낮이가 없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 즉 上善若水의 사랑법이 아닐까요?


동막골 상선약수




물속에 담근 발목의 기운은 스르륵~ 낮게 흐르면서 시인이 바라본 더 큰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계곡에는 떠나갈 여름에 목멘 매미 (Cecada)와 다가올 가을을 재촉하는 귀뚜라미 (Cricket)와 낮은 곳으로 적시는 개여울 (Rapids)의 삼중 합창의 울림으로 여름날 하루를 완전하게 합니다.


Cecada Cecada Cecada~

Cricket Cricket Cricket~

Rapids Rapids Rapids~

&

Cecada, Cricket, Rapids~

Cricket, Rapids, Cecada~

Rapids, Cecada, Cricket~


동막골엔 ‘上善若水 사랑법’의 팡파르가 장엄하고 치열하게 울려 퍼집니다.



나의 이번 여름은... 강은교 시인의 사랑법과 노자의 上善若水와 Cecada(매미) & Cricket(귀뚜라미) & Rapids(개여울)이 어울린 감동과 합창으로 마무리합니다.


동막골 석촌학당 - Summer House에서



어디선가 같은 시절 여름을 보낼 그대여,

그대의 여름은 어떠셨나요?

Cecada, Cricket Rapids~





I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