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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Sep 15. 2023

로마에선 매일 젤라또를 먹는다

이탈리아 로마


이탈리아 로마
Italy Rome


전설적인 고전영화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 1953>을 본 적은 없지만 여주인공 오드리 헵번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던 흑백의 영화 속 장면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세계 각지 각종 매체에서 다루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드리 헵번의 아이코닉한 스타일과 해당 장면을 재현하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한 일이다.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이 아이스크림 씬은 이탈리아 로마의 스페인 광장에서 촬영되었으며, 오드리 헵번이 먹은 건 정확히 말하면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젤라또이다.


©파라마운트픽처스




'젤라또 Gelato'는 이탈리아의 정통 수제 아이스크림으로,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로마 곳곳엔 크고 작은 젤라또 가게가 많으며, 연중 내내 저마다 젤라또 하나씩 들고 거리를 거니는 사람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한때는 영화 속 오드리 헵번처럼 스페인 광장 계단에서 젤라또를 먹으며 인증숏을 찍는 것이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이기도 했다. 이런 현상의 부작용으로 인해 현재 스페인 광장에서 ‘먹는 행위’는 금지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손에 젤라또를 들고 스페인 광장 주변을 서성인다.



투명한 유리 진열장 뒤에서 가지각색으로 유혹하는 젤라또는 공기 유입량이 적어 진하고 쫀득한 식감, 일반 아이스크림보다 낮은 지방 함량이 특징이다. 우유와 달걀, 설탕으로 만든 베이스에 과일, 견과류, 초콜릿, 커피 등 향미를 더하는 천연 재료를 첨가하는 젤라또는 매일 만들어 신선하고, 다양한 맛과 색을 자랑한다. 또한 이탈리아의 젤라또리아는 각자의 전통 방식과 재료로 젤라또를 제조하기 때문에 똑같은 맛도 가게마다 다르며, 판매하는 맛의 종류도 조금씩 다르다.


한 해 한 해 여행의 경험치를 쌓아가며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젤라또는 로마에서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어느 나라, 도시보다 무수한 선택지가 놓여 있으며 저렴하고 양도 많다. 무엇보다 장인정신으로 만든 이탈리아의 젤라또는 어디를 가든 맛이 보장된다. 매일 커피를 마시듯 매일 다른 젤라또를 맛보는 것은 로마를 여행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한 스쿱의 행복, 로마에선 매일 젤라또를 먹는다.”





<이탈리아 로마 3대 젤라또>


파씨 G.Fassi

'파씨 G.Fassi'는 1880년 설립되어 5대에 걸쳐 대대로 이어져온 전통 있는 젤라테리아로, 테르미니 역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 동네의 치안이 좋지 않아 혼자 가기에는 조금 무섭지만 가게 안은 넓고 환하며 늦은 밤에도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가장 인기 있는 플레이버는 쌀맛 '리쪼 Roso'이고 젤라또 위에 무료로 생크림을 추가할 수도 있다.


지올리띠 Giolitti

1900년부터 운영되어 온 '지올리띠 Giolitti'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먹은 젤라또이자 교황청에 납품하는 젤라또이다. 대표 관광지인 트레비 분수와 판테온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넓은 내부와 야외 좌석을 갖추고 있어 여행 중 쉬어가기 좋다. 젤라또 외에 다양한 디저트도 판매하며 '리쪼 Riso'와 '수박' 맛이 가장 인기 있다.


올드브릿지 OldBridge

3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올드브릿지 OldBridge'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 근처에 있어 바티칸 투어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르는 곳이다. 가게는 앉을자리 하나 없이 좁고 작지만 멀리서도 눈에 띌 정도로 긴 줄이 이어져 찾기 어렵지 않다. 다른 두 곳에 비해 젤라또 종류가 많은 편은 아니나, 인기를 증명하듯 한국어 안내판도 준비되어 있다. 여기선 '피스타치오' 맛이 가장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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