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씨앝 Mar 13. 2023

나를 그려주고 싶었다는 당신께

나의 첫 인터뷰이, 하랑

 연희동 산책이 이름도 갖기 전, 시장 조사를 위한 첫 인터뷰에 응해주셨던 @harang.0901 님.


 며칠 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렸던 사진을 그림으로 재해석해 보내주셨다. 감사하고 뭉클하다. 가슴 벅차게 반갑고 기쁘다. 감자술과 웃는 모습이 잘 어울려 전하고 싶으셨다니. 이유도 다정하다.


 일면식 없던 우리는 소개로 만나 두 차례의 인터뷰에서 4시간가량 대화를 나눴었다. 취미로만 그리던 그림으로 다음 커리어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인터뷰한 지 일 년도 되지 않아 하랑님의 그림이 어느 플랫폼에 입점되었다. 요즘은 강의도 하시면서 그때 다짐을 실현하고 계신다.

 중간중간 좋은 소식이 있을 때마다 꼬박꼬박 감사 인사를 해주신다. 그 안부 덕에 힘이 나는 건 난데, 당신 소식에 내가 감사하다는 게 잘 전달이 안 될 까봐 우려한다.


 연희 씨는 더 욕심을 내도 된다.

 연희 씨는 좀 더 이기적이어도,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하셔도 된다.

 좀 더 쉬어도 되고, 신나게 놀아도 되고, 더 크게 꿈꿔도 된다.

 좀 더 자신에게 투자해도 된다.


 혹시 이것들을 가로 막는 내면의 목소리가

 ‘이 나이에 이제 와 뭘 어쩔 건가.’ 거나

 ‘돈과 시간만 낭비하게 될 거야.’ 거나

 ‘그럼 부모님은 어쩌고 식구들은 또 어쩌나.’

 같은 것들이라면 이제는 조금씩 흘려보내셔도 된다.


 딸이 되어 엄마의 삶의 일부로 자라 본 결과, 엄마가 행복해야 딸도 행복하다는 말은 진짜다. 엄마의 숭고한 희생이 가끔은 나에게 부담이 되었다. 엄마가 신바람이 나서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이것저것 배우고 시도하실 때 내 기분도 산뜻했다.

 ‘뭘 어쩌지 않아도 되니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자라다오.’ 라고 자식에게 전달하던 사랑의 목소리를 당신 자신에게 그대로 들려주셔도 된다.

 좋은 경험에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어도 낭비가 없다. 그걸 알기 때문에 그동안 그 많은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자식 된 나에게 투자하셨을 테니 말이다. 엄마는 내가 꽤 자랄 때 까지 피아노 학원에 보내주셨다. 엄마도 나도 내가 피아니스트가 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음악을 놀이로 쓸 수 있게 된 덕에 내 삶은 훨씬 풍성해졌다.

 이미 다 알고계시는 삶의 지혜를 자신에게 쓰셔도 된다.


 연희 씨는 더 욕심을 내도 된다.

 연희 씨는 좀 더 이기적이어도,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하셔도 된다.

 좀 더 쉬어도 되고, 신나게 놀아도 되고, 더 크게 꿈꿔도 된다.

 좀 더 자신에게 투자해도 된다.

 그럴만한 자격도, 능력도, 가능성도 충분하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