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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다: 어반스케치에 빠진 반년

숙제로 빚어진 작품

by 나예스

뭐든 열심히 하는 나예스 입니다.

2025년 1월부터 7월까지는 아파트 내의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 '어반 스케치'를 배웠어요.

진도를 빠르게 나가시는 강사님 덕에 주 1회 수업이었지만 반년만에 많은 작품을 해볼 수 있었어요.


처음에 물감 쓸 줄을 몰랐는데 이런 수채화 전용 종이도 처음 써보고, 색칠하는 것도 걱정했던 것보다 재미있어졌답니다. 거의 색칠은 시범을 보고 나서 숙제로 이루어졌지요. 숙제는 너무 귀찮지만 그 숙제 덕에 실력이 좋아질 수 있었답니다.

스승의 날때 수강생들이 준비했던 강사님 꽃바구니

사실, 저도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 '반장'이라는 완장은 더 열심히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봉사직이라 많이 힘들었어요. 다른 날엔 괜찮았는데 전시회 준비와 스승의 날을 앞둔 5월에는요. 스승의 날을 챙기자는 수강생들의 뜻을 모아 꽃바구니 주문, 뒤풀이 예산 기획, 할인쿠폰 확인, 회비정산, 전시회까지 완성작 보관용 공방대여, 소모품비 지원금 청구를 하는 게 저는 버거웠어요. 물론 따로 개인톡을 주셔서 알아봐 준다거나 무거운 물건을 같이 들고 나르자고 해주신 분들도 있지만요. 강사님도 작품 전시회와 심사위원으로 나가는 대회 일정이 있으셔서 상세하게 신경 써주시진 못하셨어요.


아파트 플리마켓 때 전시회 장소도 다시 검토하며 알아보고, 물품 사이즈와 재질과 필요물품을 가늠하고 검색과 구매하는데 이틀을 쓰면서 '내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싶더라고요.

'너 혼자만 설치는 거 아니냐'며, 남편한테 싫은 소리도 듣고요ㅠ 몸은 하나이니 독서필사모임도 덜 챙기게 되고요. 무엇보다 책 읽을 시간을 다른데 뺏기는 게 아까웠어요. 그러자, 점점 부담이 커지더니 그림에 대한 흥미조차 떨어지기 시작했어요.


성격이 그런가, 일을 주면 어떻게든 해내려는 성격이라 맡은 바 최선을 다해버렸더니 제가 수업을 그만 듣게 되었을 때 다른 수강생들이 차기 반장을 주저하게 만든 것 같았어요. 지나가다가 만난 수강생 한 분께 반장이 누가 되었는지 물었는데 반장 없이 하고 있다고 했어요. 정말 다행스럽더라고요~!


첫 발을 들일 때, 원래 3개월만 수강하고 취업해야지 생각했다가 그래도 그리는 게 재밌어서 3개월 수강 더 하고 나니 역시 남는 건 그림이었네요.


배우는 그림 말고 제가 그리고 싶은 사진도 보고 그리기 시작했어요. 주로 아들의 모습이었죠~^^ 꼼꼼하게 하다 보면 그림부터 색칠까지 6~7시간이 걸리더라고요.

5월 초, 단지 내 전시회 출품한 그림
너무 힘들고 너무 뿌듯했던 아파트 내 어반스케치부 전시회
6개월 끝의 마지막 숙제였던 해바라기

지금은 어반스케치 수업을 안 나간 지 한 달인데요, 그사이에 얼마나 많은 것을 그렸을까요?


놀랍게도 연필도 안 들었어요.ㅋㅋㅋㅋㅋ

역시 저는 '해야 될 때만 하는' 게으른 사람이었습니다. 다시 그림 그리고 싶어 지네요~ 다음에 수업 들을 기회가 된다면 다시 펜을 들 것 같아요. 그때는 반장 같은 봉사직 안 하고 얌전히 숙제만 하고 싶어요 ^^

그래도 7월에 다른 것들로 주의력이 옮겨 갔었네요.^^

교육청 학부모 에세이 수업과 전자책 쓰기 프로그램 두 가지를 같이 완성했어요.

써서 검사받거나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역시 숙제의 힘은 위대했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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