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는 투자의 꽃, 주식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그러나 그에 앞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투자의 시작 금액은 중요하지 않다. 십만 원이든, 천만 원이든, 그 자체는 본질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단 하나다. 그 돈이 내 인생에서 없어도 되는 돈인가 하는 점이다. 투자는 여유 자금으로 해야 한다는 말은 흔하다. 하지만 나는 그것을 조금 더 분명하게 정의하고 싶다. 적어도 1년 치 생활비와 비상자금이 확보되어 있고, 3년 안에 반드시 사용해야 할 계획이 없으며, 설령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내 삶의 수준이 흔들리지 않는 돈. 그 정도의 거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산을 키우는 일을 하려는 것이지, 생계를 걸고 도박을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안다. 사료값이 내 삶의 존망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그래야 우리는 애정을 가지고 돌볼 수 있다. 내가 이전 글에서 말했던 ‘황금알을 낳는 거위’ 역시 마찬가지다. 거위를 키우기 위해 쓰는 돈이 인생의 중대한 변수가 된다면, 그 순간 우리는 거위를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거위의 눈치를 보는 사람이 된다. 자산은 그런 방식으로 자라지 않는다. 사실 그동안의 글들은 모두 이 지점으로 오기 위한 빌드업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투자를 시작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누군가는 비트코인으로 큰돈을 벌었다고 하고, 누군가는 재개발 소식으로 자산이 급증했다고 한다. 어느 날은 테마주로 며칠 만에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때마다 우리는 묻게 된다.
“내 선택이 틀린 것은 아닐까?”
“왜 나의 투자만 이렇게 느린 것일까?”
“이 정도라면 정기적금이 더 낫지 않은가?”
복리는 원래 느리다. 처음에는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쌓이면, 가장 단단한 결과를 남긴다. 빠른 수익은 자랑이 되지만, 느린 수익은 자산이 된다. 공부하지 않으면 우리는 늘 남의 속도에 휘둘린다. 공부하지 않으면 타인의 확신이 내 판단을 대신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남의 성공은 자극이 아니라 압박이 된다. 주식투자는 종목을 사는 일이 아니다. 원리를 사는 일이다. 시간을 편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감정을 관리하는 일이다.
앞으로의 글에서 특정 기업이나 종목이 등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추천이 아니다. 어떤 기업의 이름은 구조를 설명하기 위한 표본일 뿐이며, 특정 종목은 이해를 돕기 위한 사례에 불과하다. 투자는 기업을 추종하는 행위가 아니라 원리를 이해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꽃을 이야기하려 한다. 그러나 꽃은 씨앗 없이 피지 않는다. 시드머니는 크기가 아니라 태도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태도는 결국, 내 삶을 위협하지 않는 자리에서 시작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 글은 종목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돈을 다루는 자세를 묻는 글이다. 그 질문에 답할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함께 주식이라는 꽃을 이야기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