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파편들
굉장히 철이 없다고 생각되는 여자를 만난 적이 있다.
부잣집 딸에 화나면 그 자리에서 소리 지르고 사람들이 싫어할 말만 골라하는.
그래도 나는 그 모습이 싫지는 않았다, 거짓된 착함을 연기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 사람의 특징은 먹는 걸 너무너무 좋아하는 것.
보통의 여자들이 분위기나 외형도 중요하게 여기는 반면
오로지 맛만 중요시해서 아저씨들이 가는 그런 식당도 맛있기만 하면
서슴지 않고 찾아갈 정도로
이제 와서 당시의 연애를 생각해보면 몇 살 되지 않는 나이 차인데
나는 엄청 오빠인 척 어른 인척 했고
헤어지는 순간도 속으로 "너는 진짜 어리다 어려"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 사람이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할 때까지.
"오빠 나는 1년간 단 한 번도 빠짐없이 밥 먹을 때 내걸 먼저 오빠한테 한입 먹이고 밥을 먹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걸 너에게 먼저 주고 싶어서.
1년을 연애하면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걸 늘 제일 먼저 오빠에게 양보했어.
근데 오빠는 그걸 눈치도 못 채고 살았지. 그리고 늘 네가 좋아하는 거 네가 맞다고 생각하는 것만 했어.
이게 우리 차이야."
나는 가끔씩 여자와 둘이 밥을 먹을 때면 그 일이 다시 생각난다.
다음번에 같이 밥 먹을 일이 생기면 내걸 위에 먼저 올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1년 내내 내가 가르치려 들던 사람에게 평생을 잊지 못할 가르침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