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체력 타파 카운트 다운
엊그제 2층 연구실에서 5층 강의실까지 계단으로 올라갔을 뿐인 데,
숨이 넘어갈 듯 차올랐다. 학생들을 보기가 너무 민망하고 출석을 부르는데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귀 한쪽이 막혀서 내 목소리가 내 안에서 어색하게 울리는 것이 아닌가. 더욱 당황한 나는,
"귀가 안 들리네요... 갑자기 뛰어올라와서 그런가... 왜 이러지..."횡설수설했다.
하나님은 한 학생을 통해 나를 구원해 주셨다.
앉으시면 나아져요!~
교탁을 붙잡고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확실히 귀가 뚫리는 느낌이었다.
그 학생은 한 번 더 외쳤다.
고개를 숙이시면 더 잘 나아요
학생의 기지로
위기는 모면했지만,
이토록 체력이 떨어진 내가 창피했다.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일요일에 지인가족과 맨발 걷기를 했다. 힘들지만 야트막한 산을 올랐다. 그리고 월요일에 저녁산책을 하는데 전날 산행을 한 덕인지 언덕길을 걷는데도 예전처럼 헐떡이지 않았다. 인체의 신비다. 오늘은 교수회의가 늦게 끝나 그냥 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시원한 가을바람을 느끼고 싶어 잠깐 집 앞을 나갔다 왔다.
역시 어제보다 더 언덕길에 두렵지 않았다.
걷기 30분~60분, 스트레칭 30~60분, 스쾃 100개부터 시작이다.
몸을 좀 움직이고 난 후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거다.
내가 좋아하는 샴푸향을 맡으며 즐거운 샤워를 하고,
거실 문틈으로 들어오는 청량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뚜렷한 그림을 그려보고자 한다.
주변을 최대한 깨끗하게 정돈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검소하며,
주변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는
활력 있고, 행복이 가득한 가정을 꾸리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사고와 습관을 바꿔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