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청국장 가루를 권하셨다.
역하지 않으니 먹어보라고
효과 본 사람이 많다고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소화기계뿐만 아니라
면역계까지 강화시켜 준다고
청국장 가루가 만병통치약은 아닐 텐데...
청국장가루뿐만이 아니다. 베타글루칸, 루테인, 글루타치온, 밀크시슬, 레몬디톡스, 과채주스, 각종 비타민, 오메가 3 신체 각 기관을 슈퍼 특등급으로 재탄생시킬 것 같은 영양제품이 방송전파를 타고 있다.
먹으면 살이 쪽쪽 빠질 것 같은 약
떨어진 기력을 회복시키고
활력 있는 핑크빛 삶을 약속해 주는 각종 영양제들.
무얼 골라야 할지 어리둥절하다.
학부시절 약리학 교수님께서
살 빼는 약은 없어요.
약 먹고 살 빠져서
약 끊으면 도루 쪄요
지속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시작하지도
말아야겠다고만 생각해 왔다. 약은.
그런데, 최근 지인이 암투병을 하면서 느낀 바가 있어 나에게 이것저것 몸에 좋은 것들을 권했다. 떨떠름하게 받아왔는데 막상 먹기 시작해 보니, 내 몸을 위한 행위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위안이 되었다.
영양제 한알쯤 챙기는 것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거구나.
아침에 일어나서, 그리고 자기 전 청국장 가루를 타서 먹는다. 긴 겨울을 대비해 영양제 한 가지 쯤 나를 위해 준비해둬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