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8월 7일은 아프리카 대륙의 코트디부아르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날이다. Cote d'lvoire 라는 국명은 불어로 '상아 해변(Ivory Cost)'. 즉 서구 열강이 상아를 실어나르던 곳으로 착취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이름이다.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우푸에부아니 초대 대통령은 신생국의 경제를 살리는 일이 큰 과제였다. 그가 주목한 농작물은 바로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였다. 특히 고급 초콜릿을 생산하는 벨기에, 스위스 등지에서 카카오 콩의 수요가 높았다. 코트디부아르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카카오의 38%를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으로 떠올랐고, 카카오 농사는 말 그대로 국가를 먹여살리는 주요 산업이 됐다.
그런데 나라 경제가 지나치게 카카오에 의존하면서 곧 탈이 나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 카카오 가격이 폭락한 것. 우푸에부아니는 경제위기 극복에 전력을 다했으나 역부족이었고, 코트디부아르는 IMF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세 번이나 거치게 된다.
정부가 농민들을 위한 최저가격제나 보조금 제도마저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농민들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어린이들까지 카카오 농장에 동원했다. 아동노동과 착취가 국제사회에서 거론되기 시작한 직접적 계기이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공정무역운동을 낳았다.
게다가 코트디부아르는 카카오만을 생산할 뿐 가공해 초콜릿을 만드는 기술은 선진국들이 갖고 있다. 다시 말해 부가가치는 사실상 이들이 독점하는 셈.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불법 재배를 하면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도 심각하다. 글로벌 초콜릿 기업들은 카카오 없는 초콜릿을 만드는 법을 연구하고 있다. 사실 시중에서 파는 초콜릿들 대다수가 카카오 함량이 낮은 '준초콜릿'이기는 하지만 미래에는 초콜릿에서 카카오 자체가 사라질지 모른다.
설탕, 우유 없는 카카오 본연의 맛을 보고 싶다면 카카오닙스를 먹으면 된다. 처음에는 쓴맛에 놀라지만 천천히 씹다 보면 초콜릿 향과 은은한 견과류의 풍미가 느껴진다. 한때 고디바 매장에서 설탕 없는 카카오 음료를 판 적도 있는데 역시 찾는 사람이 없었는지 단종됐다.
아즈텍인들은 잘게 빻은 카카오 콩에 바닐라, 고추, 꿀, 옥수수가루 등을 섞어 먹었다. 오늘날 멕시코에는 달지 않은 초콜릿으로 만드는 '몰레'라는 소스가 있다. 핫초코에 고춧가루를 넣은 음료도 있는데 추운 날 한잔 마시면 온몸이 후끈하니 열기가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