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된다면 또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
아이들이 슬립오버 하러 간 덕분에 남편과 이곳에 와서 두 번째로 밤에 외출을 하게 됐다.
귀국을 몇 개월 남겨둔 시점에 우리 부부는 이자카야에서 이곳의 삶, 한국에서의 삶, 남편의 걱정 등등의 이야기를 나눴다.
남편이 물었다.
남편/ "다시 해외에 나와서 산다고 하면, 어느 나라에 가서 살고 싶어? 또 나오고 깊기는 해?"
나 / "응, 나는 기회만 있다면 이렇게 해외에서 사는 거 또 너무 하고 싶어. 처음에 인도네시아에 올 때는 걱정이 한가득이었는데 살아보니 다 사람 사는 곳이더라고. 그리고 이렇게 와서 살아보니 동남아시아에 대해 잘 알게 되어서 좋았어. 인생은 한번뿐인데 난 이렇게 해외에 나와서 살면서 경험하는 게 너무 좋아."
남편 / "그럼 이제 어느 나라던 다 상관없는 거야?"
나 / "개발도상국에서 살아봤으니 이제는 선진국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어. 개발도상국에 살았기 때문에 상류층의 삶(기사와 가정부, 고급 아파트, 학비 비싼 국제학교, 그리고 내가 만나던 사람들)을 살아본건 난 정말 특별한 기호였다고 생각해. 한국에만 살았다면 절대 해보지 못할 경험이었어. 정말 고맙게 생각해 여보"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변화를 즐기고 경험하는 것을 인생에 즐거움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나는 새로움을 추구하고 변화를 즐기며 경험하는 것을 성취감과 동일시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살아본 이 경험이 정말 즐겁고 좋았다.
이곳에 와서 살아보지 않았더라면, 나에게 인도네시아 대표적인 음식은 나시고랭, 미고랭 정도였을 것이다. 이곳에 살면서 인도네시아의 다채로운 향신료와 우리나라 쌈장과 비슷한 삼발의 매력에 푹 빠졌으며 한국에서는 맛보지 못하는 야채와 열대과일을 1년 내내 먹으며 나의 미의 경험을 폭 넓혔다.
남편의 건강만 허락한다면,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흔쾌히 또다시 다른 나라에 터를 잡고 살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