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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네부엌 Apr 22. 2024

여름이 바투 오면, 전자레인지 '감자조림'

불쑥불쑥 여름이다. 철도 없지, 정말. 새벽부터 쨍한 햇빛에 아침이 왔나, 부랴부랴 정신을 차리고 시계를 보면 뻐끔뻐끔 이제 겨우 6시 10분. 회사 출근길, 찬 공기 맞으며 밖을 나서면 으스스 춥네 하다가도 역까지 빠른 걸음 하면 또 땀이 송골 맺힌다. 한낮에는 외투 없이 다니는데도 팔을 걷어붙일까 고민하게 되는, 더운 기운이 슬금 몰아닥치는 계절. 어느새 봄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여름이 바투 쫓아오고 있는가.


하지 감자가 제철이려면 아직 좀 남았는데도 갑자기 감자 생각이 튄다. 입맛이란 참으로 희한해서 그동안 먹어온 음식들을 기준으로 혀를 프로그래밍하는 것 같다. 계절, 날씨, 습도, 추억 등 어느 감각을 기폭제 삼아, '이제는 이걸 먹어줘야 해! 아니, 이걸 먹고 싶어!' 먹때가 온 것을 직감한다. 이런 '먹때' 찾는 감각 기폭제가 적은 삶이란 얼마나 비루한가! '직감과 연결된 먹을 것의 위력'을 자주 경험하고픈 나는 오늘도 직접 요리하기를 다짐했다. 그렇게 점점 더워져가는 오늘의 감자 요리, 포슬하고 짭조름한 버실버실 감자조림이 머릿속을 맴맴 돈다.


 


삶아서도 먹고 구워서도 먹고 튀겨서도 먹는 감자. 어떻게 요리해도 맛 좋은 감자.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이 풍부하고, 칼륨이 넉넉히 들어있어 나트륨을 배출해 주는 감자. 알코올이나 당면, 전분가루를 만들 때도 쓰는 감자. 주식으로도 손색없지만 반찬으로도 아주 손색이 없다. 또 수미든, 남작이든, 대서든, 어떤 품종을 먹어도 참 맛있다.


신기하게도 감자는 얇게 썰수록 칼슘이 많이 용출되어 더 단단히 익는다. 그래서 바삭(?)하게 먹고 싶다면 얇게, 포슬하게 먹고 싶다면 도톰하게 잘라주는 것이 좋다. 물론 감자를 조릴 때는 두툼한 깍둑썰기가 제격이라 따끈하게 완성된 조림 감자를 입 안에 넣었을 때 바스스 뭉개지는 식감이 다수다. 그 뭉근한 감자를 씹고 있노라면 끈끈하게 올라오는 냄새와 감칠맛에 미간이 절로 주름진다. 그것이 감자조림의 위력.


꽈리고추 등 같이 넣고 고춧가루 양념해 맵칼하게 즐겨도 좋지만, 진득한 간장 양념을 묻힌 짭짤한 감자조림도 좋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이런 감자 요리법은 도대체 누가 만들어 낸 걸까. 전통적인(?) 반찬들에는 기어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이 존재한다.



감자는 초간단하게 전자레인지로도 조림이 가능한데! 감자 속의 촉촉한 수분이 스스로를 포근하게 익힌다. 잘 씻어 껍질을 깎은 후 사방 2cm, 입 안에 넣기 좋은 사이즈로 썰고 물에 씻어 전분기를 한 번 빼낸다. 진간장, 물엿, 식용유(옥수수유가 가장 잘 어울린다)를 섞어 양념을 만들고 내열 그릇에 감자와 양념 넣고 랩을 씌워 4분 정도 돌린 다음 잠시 열기를 빼두었다가 다시 전자레인지에 4분 더 돌리면 끝. 마지막에 쫑쫑 썰어둔 대파나 쪽파를 넣어줘도 은근한 향이 좋다.


밥에 다 된 감자조림 쓱쓱 비벼 입에 쩍쩍 달라붙는 비빔밥을 만들어도 꿀맛. 곁다리 김치만 있으면 무한으로 입에 들어가는 정말 쉬운 전자레인지 감자조림 만들기, 상세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여름이 바투 오면 '전자레인지 감자조림' 재료

주재료

감자 1개(150g)


부재료

대파 약간(10g)


양념

진간장 2스푼(20g)

물엿 3스푼(30g)

옥수수유 1스푼(8g)


✅여름이 바투 오면 '전자레인지 감자조림' 만들기

1. 감자는 세척 후, 껍질을 깎아 사방 2cm 크기로 두툼하게 썬다. 썬 감자는 흐르는 물에 1분간 헹군다. 대파는 송송 썰어요.

2. 진간장, 물엿, 옥수수유를 섞어서 양념을 만든다.

3. 내열 접시에 감자와 양념을 넣고 랩을 씌워 4분간 조리한다.

4. 조리가 끝나면 4분 동안 그대로 식혀주고, 랩을 제거한 후, 다시 4분 동안 전자레인지에 돌린 다음 마지막에 썰어둔 대파를 넣어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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