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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훈 Feb 01. 2021

오늘, 시작

대체 왜 이러고 사는가?

 사람들은 누구나 안정적인 삶이 무엇인지도 명확히 정의하지 않은 채 안정적인 삶을 꿈꾼다.

 이제는 새벽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가수 신해철의 노래처럼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구좌의 잔고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이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라는 가사를 되뇌는 것도 이 노래를 한창 따라 불렀던 어린 시절 같은 감흥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찾는 안정은 어디에 있을까? 있기는 한 걸까? 있어야 하는 걸까?

 과거에는 안정이라는 그림이 머리 속에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영 그려지지가 않는다. 5년 전쯤 어느 교수님의 말을 듣고 따라해 본 내 삶의 목표에 대해 스크랩한 사진을 스마트폰을 통해 다시 꺼내 보았다. 그 때는 못 느꼈는데 그리고 심지어 나도 강의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한 번쯤 자신의 목표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는데 정작 다시 살펴본 나의 목표는 온통 돈으로 가득한 마치 온라인 마켓의 전단지 같은 모습이었다. 만들 때는 이것만 이루고 나면 내 삶은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지금 사는 모습도 차이가 있지만 그 사진 역시 안정, 행복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심지어 너무 웃기게도 그 사진에 나와 있는 내용들의 80%이상은 가지고 있는데도 내 삶은 여전히 안정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뭐가 문제일까? 지금도 부족한 것일까? 물질적으로 더 많은 것을 소유하면 돈을 왕창 벌 수 있는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지면 해결이 되는 문제일까? 생각이 많고 비관적인 내 성격 탓일까? 여러 변수들을 늘어놓고 하나씩 점검을 해 보기로 했다.


 사실 그냥 살아도 된다. 누구나 한 번 태어나면 한 번 죽고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 이름을 남기는 사람도 있고 그냥 살다 가는 사람도 있지만 이름을 남긴다고 꼭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살다 간다고 의미가 없는 것도 아니다. 작던 크던 좋건 나쁘 건 한 세상을 살다 간 누구에게는 삶은 의미가 있다. 그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은 모두 다르겠지만 각자의 삶에서 의미를 찾으면 삶은 지금보다 안정을 찾기 보다는 불안정한 상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중년의 남자가 아내에게 혼이 나고 하게 된 생각이다. 평균 수명을 생각하면 절반 정도 살았는데 이대로 살다 가는 가진 것이 많아도 불안정하고 왜 사는지를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내 마음이 평온하고 행복해야 가족을 비롯한 나를 둘러싼 모두에게 더 나은 사람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는 더 이상 아내에게 꾸중을 듣고 싶지 않다. 매번 반복되는 말실수에 이제 내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싶은 정도이다.

 그래서 불안정의 안정화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꾸준하지 못한 내 자신이 그나마 계속 가지고 있던 취미인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로 안정화가 될 때까지의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미뤄봐야 아무 것도 나오지 않는 일이기에 오늘이 그 시작점이다. 나는 대체 왜 이러고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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