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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범 Feb 23. 2021

네가 살던 동네

버스를 타고 가다가 네가 살던 동네에 내렸다.
우리가 즐겨 먹던 감자탕집이나 내가 담배를 사던 구멍가게, 가끔 들리던 프랜차이즈 카페가  자리에 있었다. 취객들의 방뇨 스팟이던 골목의 구릿한 냄새는 여전히 같은 곳을 멤돌았다. 늘어지게 자고 느즈막히 나가 먹던 두루치기 , 밤새  마시던 실내포차, 네가 좋아하던   카페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바뀌지 않은, 바뀐 모습을 둘러보며 무작정 거리를 무작정 배회한다. 길가에는 네가 산발적으로  있다.
길에  너는 내게 담배  끊으라 하고, 그만  먹으라 하고, 술도 시키자 한다. 어떤 너는 핸드폰만 보다가,  어떤 너는 나만 보기도 한다. 오가는 길목마다  있는 너를 보며 무작정 걷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그곳에  너는 어쩐 일인지 내가 지나가도 비켜주지도 않고. 내게 말을 건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고. 옛날 옛적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
우리 서로 사랑했다고
그리고
행복하게 
 살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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