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것

글쓰기

by 채송화

글을 쓴다는 것



내 마음이 들판에 가보았다

어제의 내가 밟았던 발걸음이 보이지 않는다

어제의 내 마음이 보이지 않지만

오늘의 내 마음은 또다시 발걸음을 남긴다


내 발걸음을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았음을

내 마음을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음을

섭섭한 감정보다

비통한 마음보다

가만히 나 자신을 오늘도 섬세히 바라보며

내 마음을 글에 남긴다


지난 수많은 시간들이 걸었을 들판에

누구의 마음인들 갈대처럼 매년 새로이 만들어지지 않았으랴


어제의 마음과 오늘의 마음이 별다르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세상의 일을 내 일로 만들고

내 일을 세상의 일로 만들고

세상 어느 한 구석의 작은 풀 한 포기 대하듯

나의 이야기도 그렇게 세상의 화폭에 자그마하게 남는다


무엇인들 내 눈물까지 기억하랴

무엇인들 우리의 눈물까지 기억하랴

다만

또 걸어가다 우리가 바라봤던 풍경이 다시 보일 때

또 한 편의 역사는 우리가 동시대를 살지 못했어도

또 다른 나였음을 서로 기억해 주는 글벗이여라


그대들이 들판을 휘저어 그대의 발걸음을 찾아내

적어두었던 수많은 글들은


세월이 흘려도 글 속에 남겨둔 그대들의 마음을

애써 찾아내며 함께 인생을 지어가는

애잔한 역사의 되풀이를 위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