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행복하다

by 채송화

#제시어 : 떡볶이



떡볶이는 행복하다




주인장의 솜씨에 따라 내 운명은

하얗게 태어나 빨갛게 살아가기에

내 인생의 목적 따위를 애초에 물어보지 않았다


하얗던 양심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온몸을 불덩이에 던지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참아내던 내 혈압이 드디어 터졌다


갈망하던 것은 그저

하얗고 소박한 양심을 따라

인생이 비록 가난하더라도

밝게 그려보는 세상의 한줄기 소소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는데

세상살이에 힘에 겨워 분노에 힘쓰느라

정작 나 자신의 정체를 잃어가는 시간들이었다


누구를 위한 삶인지 애써 외면하고

그저 열심히 사는 것이 최선이라 여기는 단순한 인생살이만이

덩그러니 접시 위에 던져진다


누군가의 하루 인생에 잠시의 위로가 되고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삶의 철학이 되어

달달하지만 매콤한 인생의 이야기를 쌓아간다


빨갛게 분노로 도배된 내 인생이 접시 위에서

누군가의 분노를 대신 삼키며

그들의 인생을 뜨겁게 응원하며 함께 살아갈 운명을 알게 된다


나를 기억하는 대부분이 행복하다 말하는 걸 보니

내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발견하고

분노가 아닌 소명을 느끼며


내 인생은 그렇게 '행복하다' 이름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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