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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Jun 26. 2020

그래서 행복할까요.

2020년 6월 26일


반복되는 문제가 있어

나름 이런저런 애를 써봤지만

특정한 지점으로 계속 돌아오는 걸 보면서

다른 원 - 좀 덜 경계하거나 감정을 분석하지 않고 오롯이 느껴보려는 - 을 그리기 어렵게 만드는 구심점이 있단 걸 느낀다.

게다가 그 힘이 굉장해서

오랜 시간 동안 노력했지만

한순간 나의 세계를 뒤흔들 수도 있음을 알았다.

인정하는 건 아무래도 분해서 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인 걸 어쩌나.

나는 매우 자주 휘둘렸다.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를 다각도로 체험하고 있다.

그리 유쾌한 경험은 아니라서 마냥 기쁘진 않지만

필요한 경험이니까 마늘 먹는 곰의 태도로 임하는 요즘이다.


나는 과연

맵고 아린, 심지어 잔뜩 쌓인 마늘을 다 먹고서

꿈꾸던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인지하는 자아들 중,

소스라치게 놀랄 만큼 반사회적인 생각을 하는 이가 보일 때

예전엔 두려웠으나 이제는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어째서 그런 괴로움을 품게 된 건지 묻고 싶다.

어딘가 불쾌한 나의 일부를 피하기만 했던 날들에 비해

제법 마주할 용기가 생긴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나를 모르고 살았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미 알아버린 이상, 추측해봤자 소용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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