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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레다 Jul 23. 2020

폭우와 나와 나의 고양이

2020년 7월 23일



비가 온다.

억수같이 내린다.

새벽에 일어나 미리 일을 끝내고 일찍 침실로 왔다.

핸드폰 쥐고 침대에 누우니 오동이가 옆에 와 앉는다.

어둑한 방에서 묵직한 눈꺼풀 들춰가며 메일 확인을 하고,

심호흡을 하고 있으니 이내 턱을 괴고 날 보며 조는 오동이.


불안으로 내 마음이 낯설 때면 오동이가 함께 있었다.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살포시 안고 있으면

잘게 쪼개지던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되곤 했다.


나의 고양이, 나의 사랑, 오동이.



통창이 있는 작은 오피스텔에 살면

그림만 그리며 적당히 벌어먹고 살고 싶다.

더 늦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그렇게 살고 싶다.



나를,

고양이를,

길과 시간을

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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