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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하 SEONGHA Sep 25. 2024

글쓰기를 사랑해

이후에 올해, 6월부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의 줄거리>

1.     아름다운 것을 좋아했지만, 작가가 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여느 어른들처럼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직장을 구하려 하였다. 시간의 흐름을 잊고 산다.

2.     하지만, 평범하게 사는 것은 거부하는 반항을 한다. 그래서, 이국의 땅을 오가는 해기사를 하기 위해 해양대를 입학한다.

3.     약 1년간 승선을 하며 기억의 매개체를 찾는다. 그리고, 이국 땅에서의 평범하지 않은 풍경을 기록하고 싶어, 카메라를 배웠다. 그 과정에서, 작가라는 것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 거라 짐작하게 되었다.

4.     하지만, 몇 차례의 연애를 하며 마음에 상처를 받고, 취업을 준비하며 다시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버려, 쿵쿵 뛰는 가슴으로 사는 법을 잊고 살았다.

5.     대학을 졸업하고, 시간을 느끼지 못하고,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관성만으로 방황을 하였다. 그러던 중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6.     과독증이라 불릴 만큼, 독서에 과한 집착을 하였고,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7.     그러다. 작가를 지망하게 되었다.


2024년, 6월부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가 생각해 보아도, 저는 회의론 적인 사람이었어요. 미래와 과거에 대한 생각 때문에 현재를 살지 못하는 사람이었죠. 가슴 뛰지 못하는 제가 이따금, 우연을 계기로 가슴 쿵쿵 뛰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우연이었죠.

지금은, 쿵쿵 뛰는 가슴으로 시간을 느낌을 자각해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바로, 글쓰기예요.


작가를 지망하게 된 이야기

처음 글을 쓴 계기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지극히 이과적인 사람입니다. 대학에서도, 대부분 수학이나, 물리학에 대한 수업을 들었죠. 그러므로, 글쓰기의 필요성을 살면서 느낀 적이 없었어요. 취업과 보고서를 제외하면요!


그 보고서와 자기소개서가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된 거 같아요


'대학시절 보고서를 썼어요'

보고서는 내 생각을 적는 일이었어요. 그냥 적는 게 아니었죠. 확실한 메시지와 설득력 있는 근거가 필요했습니다. 처음 보고서를 쓰는 일은 쉽지 않았어요. 내가 얼마나 무지한 지, 쓰는 과정에서 알게 되거든요.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고서를 완성한 후에는 생각이 정리되고 명료해졌습니다. 나의 생각이 텍스트가 되어 세상에 존재하니 마치 자식을 낳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설렘을 즐겼던 거 같습니다. 그래서, 굳이 과제물이 아니더라도, 여행이나, 정리하고 싶은 생각들을 보고서로 적기 시작했어요. 누구에게 보여줄 필요 없는 ‘나만의 언어’로 말이죠. 그 사소한 행위가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자기소개서는 더 아팠어요.


'자기소개서'

대학교 4학년이 되고, 취업을 준비했습니다. 취업준비 해본 사람은 공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일은 굉장히 고통스럽습니다. 보고서를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얼마나 무지한지 속속들이 알게 하거든요. 하지만, 특히 더 힘든 이유는 무지함의 대상이 ‘자신’이라는 거예요. 다행히도, 보고서를 쓰는 습관이 있는 저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나름 학업도 열심히 했고요.


자기소개서는 내 삶에 대한 타인의 관심이었어요. 누군가 나의 삶을 궁금해하지에, 그가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틀’에 맞춰서요. 제한된 글자 수의 틀에서 나를 표현하기 위해 긴 문장을 하나의 단어로 바꾸고, 4개의 단어를 나열한 것을 하나의 가장 가까운 것으로 바꾸고, 가치관은 사자성어가 되어 표현합니다.


나에 대해 잘 모를 테니, 지식의 저주를 간과해서는 안되었어요. 내 가치관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야 해요. 4000자 내로 말이죠! 하지만,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어휘력의 한계를 느꼈어요.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해 왔지만, 4000자 내로 나를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간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시간이 될 것 같았죠. 발등에 불이 떨어져, 며칠 밤을 새우며, 글을 쓰고, 조언을 받았지만, 나의 세계관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글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조악하지만 쓸 수 있는 나에 가장 가까운 글이었어요.


그럼에도, 자기소개서는 스스로를 마주하게 하였고, 그 시절에 나를 바라보는 관점을 남길 수단이 되었어요.


그럼에도, 끝내 아쉬움을 느낀 것은, 나의 철학을 녹이지 못한 어휘력의 한계였던 거 같아요. 가까스로, 취업은 성공했죠



'취업 후 안정감'

취업 이후에, 더 이상 누군가에게 절대적인 평가를 받은 일이 없었어요. 하나의 능선을 넘어선 저는 안정감을 느꼈죠. 그럼에도 대학시절에 쓴 보고서와 논문을 그리워했어요, 처음 글을 쓰면서는, 언젠가 대학원의 문을 두드릴 것이라 다짐하여, 그때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다시 보고서와 논문의 습작을 만들었죠.

취업 후 여유로운 시간들은, 독서를 할 충분한 시간이 되었고, 날로 향상되는 어휘력을 자각하지 못한 채, 매주 수요일이면, 서점에 들러 책을 구입했어요.

무언가를 더 배울 필요는 없는 안정감, 취업이 준 안정감 덕분에, 책을 고르는 기준은 순수한 ‘궁금증을 해결해 줄 것’이 되었어요. 원래는 자기 계발서나, 위인전을 숙제처럼 읽었거든요. 관심 있는 책의 주제는, 유대인, 동물, 과학, 미술, 철학을 지나서, 글쓰기로 수렴했어요. 무의식은 글쓰기를 하지 않은 ‘열광적인 독자’에게 ‘작가 지망생’이나 읽을 법한 책을 읽게 하였어요.


그런 책들은 하나의 메시지로 저를 뒤흔들었어요.



왜 쓰는가?


왜 그토록, 보고서를 쓰는가. 아무도 보지 않을 보고서를 “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 씁니다”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한 거였어요. 보고서의 틀에 갇힌 글은 점점 형태가 자유로워져서 무언가 다른 것으로 변질되어 갔죠.


저는 “왜 쓰는가?”를 회피할 수 없었습니다. 눈을 피하려 하고, 미루고 싶었지만, 그 질문이 지겹게 따라옵니다. 그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철학자’라는 명사를 빌린 적도 있어요. 그래서, 대체로 복잡한 나의 생각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언어로 바꾸어 쓰는 시도를 하는 했죠.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기 위해서, 필사를 하고 좋은 글을 쓰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표현력을 늘리려는 시도였습니다.


하지만, 철학자를 정의하면서, 내가 철학을 하고 싶은 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가 하려고 했던 건, 작가가 되는 것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에요. 더 공부해야 하겠지만, 지금 하고 싶은 건 마음을 쓰는 작가예요.

솔직한 마음으로 쓰고 싶을 때는 에세이를 쓰고, 약간은 무언가의 뒤에서 쓰고 싶을 때는 소설을 쓰고요. 너무 솔직하고 싶지는 않을 때는 시를 쓰면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그런 노력으로 하고 싶었던 것은 처음 카메라를 배웠을 때와 비슷했어요.

 “하나의 경험을 오로지 나의 시점으로 남기고, 누군가에게 감정을 전하는 것”이었어요. 사진을 찍을 때와는 다른 것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편리하고도 강력한 도구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이었죠.

그리고, 무엇보다 제에게 큰 의미가 있는 것은, 기억에 대한 영원한 매개체라는 점이었어요. 더 이상 스스로의 해마에는 큰 기대를 걸지 않았기에, 지금의 나를 영원히 살게 하는 거였죠.



이 글쓰기 짓거리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요. 지금은 대략, 사랑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승선을 하고 나면, 지금 사랑한 것들을 두고 가야 해요. 잊기 싫지만, 다시 돌아왔을 때는 내가 달라져 있을 거라 직감해서, 붙잡으려 노력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이 글을 쓰고 있는, 9월 25일, 승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그래서, 문득 검도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여행을 하고 싶어 져서, 제주도에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부터 한번 적어 보겠어요. 전지적 ‘머리 꽃밭’ 시점으로 사랑하는 한글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남기고 갈게요.


지금의 선명히 사랑하는 마음을 잊고 싶지 않아요.



 <이 글의 표지>

문득, 여행을 가고 싶어서, 새벽에 제주도행 비행기를 예매했습니다. 그리고, 5시간 후에 비행기를 타고 계획도 없이 떠나왔어요.


첫날, 제주도의 노을이에요.


산책을 마치고, 노을을 등지며 돌아가던 중,

행인들이 감단하는 소리에 황급히 뒤를 돌아봤습니다.


“저 구름 피카츄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 같이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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