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7회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최연소 나이로 수상하며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27)의 영화 <마미>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이란 이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 <마미>는 남편 없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증후군을 겪는 아들을 둔 편모 가정의 한 엄마 디안(안느 도발 분)의 이야기를 그려냈는데, 시설에 갇혀 있던 아들 스티브가 집에 돌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보호시설에서 방화한 까닭으로 쫓겨 집으로 돌아온 아들의 엄마 사랑도 극진하지만 순간적인 흥분을 참지 못해 번번이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가족에게 옆 집에 살고 있는 안식년 중인 교사 카일라(쉬잔느 클레몽 분)가 함께 지내면서 사실상 이들 두 엄마의 홈스쿨 교육방식이 틀에 박힌 학교의 교육방식과 어떻게 다르게 아이를 성장시키는지 조명한다.
카일라는 말을 더듬는 버릇으로 인해 남편이나 딸 등 가족과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나른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중 줄리어드 음대에 입학하겠다는 꿈을 키우는 스티브의 가정교사를 맡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억압이나 통제하기보다는 아이의 자율성에 맡기는 교육방식으로 내재적인 정서와 지능 면에서 스티브의 잠재능력을 이끌어낸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서로 결핍된 것을 채워주는 영화 속 가정을 통해 현대 가족해체 시대에 상처 입고 소외받는 자들에게 던지는 용기와 따스한 위로를 전하는 듯하면서 실존적 자유를 성찰해나가는 캐릭터의 여정을 통한 '가족성' 복원에 나선 것 같았다.
특히,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인스타그램 세대의 천재 감독 자비에 돌란의 영상 실험도 인상적이다.
극 중 스티브(앙투안 올리비에 필롱 분)가 보드를 타고 자전거를 탄 두 엄마와 거리를 질주하는 장면에서 이제껏 1대 1 정사각형의 화면 비율로 진행되던 영상이 커튼을 제치는 듯한 스티브의 제스처와 함께 와이드 화면으로 변화할 때 관객들은 경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 같다.
영화 도입부에 엄마 디안이 거리에서 접촉 사고를 일으킨 시퀀스에서는 정사각형의 화면으로 인해 주변 상황이 시원하게 드러나지 않아 답답하다는 인상을 가졌는데, 배경보다 인물에 초점을 맞춘 1대 1 화면비율의 영상 실험은 와이드 화면으로 탁 트인 스티브의 질주와 함께 '아하, 그렇구나'하는 감탄사를 절로 일으킨다.
또 한 장면은 아들에 대한 희망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카일라, 스티브와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로 가던 중 디안의 상상신인데, 아들이 무사히 대학을 입학하고 가정을 꾸리고 손녀를 보고 즐거워하는 일련의 과정을 상상하는 신이다.
이 장면은 여타 엄마들에게는 보편적인 것인데 디안에게는 이것이 희망이라는 이름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 될 수밖에 없다는 애달픈 모정으로 다가와 앞선 거리의 보드 질주신과 함께 백미로 꼽을 것 같다.
영화는 아버지가 부재한 가정에서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 고통과 두려움이 얼마나 큰 것이지 조명하면서 "엄마가 아들을 덜 사랑할 일은 없어. 시간이 갈수록 엄마는 너를 더 많이 사랑할 거야"라고 말하는 디안의 대사에 가슴이 뭉클하게 다가온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의 자식을 향한 기대감을 자비에 돌란식으로 응축한 이야기에서는 여자의 일생에서 꿈보다 모성애가 더 의미 깊은 까닭을 보여준 작품으로 꼽을 만하다.
특히, 영혼이 자유로운 보헤미안 보드 런너로 변신한 스티브의 질주신에 흘러나오는 Oasis의 'Wonderwall'과 영화의 여운을 깊게 해주는 Lana del Rey의 'Born to die'등 영화 OST도 영화적 감흥을 더욱 충만하게 한다.
이 영화에 대해 문화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는 최다함씨는 "개인으로서 한계를 지닌 인간이기에 감당할 수 없는 한계와 시련 등을 그려냄으로써 성장에 대해 고민한 것이 영화 <마미>가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