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와 여우에 대해 몰랐던 사실..인간 증발이란
지상파TV를 뛰어넘는 참신한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tvN과 JTBC의 호조 속에 종편 3사 역시 가을을 맞아 예능 프로그램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MBN은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황금알> 시즌 2의 MC로 드립력이 좋은 방송인 신동엽을 선정하고 매주 목요일 밤으로 방송 시간대를 옮겨 철학가 탁석산 교수, 동물전문가 박병권 교수, 음악평론가 임진모, 방송인 김태훈, 김태현 등을 패널로 확정해 의학, 경제에 집중됐던 소재를 보다 확장했습니다.
지난 7일부터 방송된 <황금알> 시즌2는 21일 방송에서 tvN <알쓸신잡>처럼 잡학 전문가들을 초대해 기존의 상식과 편견을 뒤엎는 지적 유희가 펼쳐졌는데요, 방송인 신동엽과 김태훈의 드립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내면서 웃음과 재미를 폭발시켰어요.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와 '인간증발'이 토크 아이템이 된 이 날 방송에서는 동물과 식물에 관해 상식을 뒤엎는 사실들이 소개되면서 인간 사회와 동물 생태계의 유사함과 차이를 비교해보며 우리 사회의 현실을 조명했고, '나홀로 문화'를 넘어 일본처럼 사회의 '인간증발' 세태 심리를 성찰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MC 신동엽의 19금 토크는 게스트로 출연한 모델 이현이, 방송인 김태현 등 패널들을 당혹케 하며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죠.
특정 동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편견이고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재조명한 동물전문가 박병권 교수의 설명에 신동엽은 궁금한 게 있다며 “우리 동네에 아파트 베란다에 둥지를 튼 어미 새가 알을 두고 도망갔는데, 동물들도 원치 않은 임신 같았다. 도망간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다소 엉뚱한 질문을 던졌어요.
이에 박병권 교수는 “새들이 산란기에는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해 자신이 다칠 수 있다고 생각해 알을 포기한다”라며 “반면에 알이 부화해 새끼가 있는 경우에는 정반대의 상황으로 둥지에 알이 남겨진 경우와 행동 패턴이 달라진다.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설명했죠.
탁석산 교수는 "동물과 인간은 전혀 다른 세계를 보고 있다. 강아지가 보는 세계는 천연색이 아닌 흑백의 세계인데, 우리는 반려견을 100% 이해한다고 믿을 뿐이지 동물의 세계를 마음대로 해석한 것"이라며 이날 토크에 대한 담론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박 교수는 "반려견이 생각하는 언어란 주인의 보상과 야단의 행동 패턴일 뿐이지 동물이 언어화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설명하면서 "인간의 나이에 따라 체취가 전혀 달라, 노인형 체취가 있다면 무시하고 어린 체취가 다면 공격을 한다"고 밝혔어요.
김태훈은 사냥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일화를 소개하면서 "사냥개들이 꿩 몰이를 하다가 주인이 두 번 정도 못 맞추면 그다음부턴 사냥개가 가지 않는다"라며 "가라고 그러면 의지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가는데, 머리가 좋은 개들은 빈둥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한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에 옐로스톤이라는 국립공원에서 자주 불이 나서 생태학자들에게 해결책을 묻자 사람을 위협하지 않을 정도의 산불이면 내버려 두자는 혜안을 내놨더니 산불의 횟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요. 김태훈은 "좁은 공간에 빽뺵한 나무들이 스스로 개체수를 조절하기 위한 현상"이라며 설명했는데요.
얼마 전 식용 닭의 공장식 사육에 따른 부작용으로 불거진 살충제계란 이슈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됐어요. 본래 닭은 마당에 내놓고 키웠던 것인데, 산업화로 인한 대량 생산을 위해 비좁은 공간에 많은 개체 수를 몰아 넣으니 닭의 면역력도 떨어지고 전염성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운 게 아닌가 싶었어요.
그러자 탁석산 교수는 식물도 생각한다고 쓰여진 책을 소개하며 "인간만이 생각을 한다는 건 오만이다"라며 "식물도 번식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왜 인간만 그렇다고 생각할까? 그렇지 않다"라고 설명했죠.
이어 신동엽은 "남자는 늑대라는 말은 남자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동물에 대한 편견으로 늑대가 억울해야 할만한 얘기가 아닌가"라고 묻자 박병권 교수는 "최근에 늑대란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냐"고 되묻자 인디뮤지션 나잠 수는 항상 듣고 있다고 답했죠.
박 교수는 "그렇다면 최고의 유전자인 거다"라며 설명을 이어갔어요. "늑대의 특성은 완벽한 서열 중심의 사회에, 일부일처제이고 어린 동물을 안 잡아먹는다. 어린 개체가 발견되면 데려와서 키울 정도"라며 "늑대는 사냥하고 먹잇감을 입에 넣은 다음 토해서 다시 주는데, 먹이는 무균 상태, 잘게 쪼개져 있고 제일 좋은 건 따뜻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뜻한 음식을 나눠 먹을 때 유대관계가 강해지는데, 남자들이 늑대처럼 되길 바랐던 희망 사항이었던 것이 와전돼서 교활하고 음흉함의 상징이 됐다"라며 "늑대는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매장당한 희생자"라고 했어요.
이렇게 인간 사회와 비교하자 김태훈은 "이솝 아저씨는 다시 평가받아야 하겠다. 이솝 우화는 인류 사상 최대 사기극이야"라고 응수했어요.
이어 그는 "늑대를 제일 많이 연구했던 책인 시튼 동물기에서 늑대는 명석해서 인간이 덫을 놓아도 절대 잡히지 않는 늑대왕 로보가 블랑카라고 하는 암컷이 인간에게 잡히자 구하려다가 이성을 잃고 덫에 걸린다"라며 가족과 동료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늑대에 대한 재해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죠.
김태현은 "여자가 여우란 말은 맞는 말인지, 여우의 습성은 어떤가"라고 묻자 패널들은 "이거 말씀 잘하셔야 한다. 미끼는 던졌다. 말씀하시고 장렬히 전사하는 방법도 있다"며 특유의 드립을 선보였죠.
이에 박 교수는 "몸집이 큰 경우 80kg까지 나가는 늑대에 비해 여우는 몸집이 작아 살아남기 위한 처세술로 약한 척, 친한 척, 아부하는 척하는 게 여성들과 닮았다는 오해에서 비롯됐다"라며 "여성은 생존을 위해 자식에 대한 사람 때문에 애교나 거래 등 처세술을 발휘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태훈은 "남녀평등이 잘 되어 있는 나라일수록 여성들이 애교가 없다"라며 "애교는 여성의 천성이 아니라 근육이 지배하던 시대에 약한 여성들은 센 사람의 비위를 맞춰야 했다. 남녀 평등의 사회일수록 더 애교를 부릴 이유가 없어졌다. 여우는 약자의 특징"이라고 자신의 결혼생활에 비유해 소개했죠
이날 방송 끝에는 일본에서 연간 8만 명이 증발한다며, 나홀로 문화에 따른 '인간 증발'과 최근 한국 사회에도 유행처럼 번진 욜로 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어요.
탁석산 교수는 "2평 남짓한 쪽방에서 혼자인 삶에 만족하는 일본인이 있다"라며 "아무도 찾을 수 없고 최소한의 생활만 하는 것이 증발이다. 가족이나 세상, 출세 등 육체와 물질적인 욕망이 없다"라고 설명했어요.
영화 <화차>의 소재가 된 인간증발은 일본에서 거품 경제가 무너지고 나서 신용불량으로 인해 사회에서 두 번째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름과 경력을 다 없애고 새로운 사람인 양 사는 것이 사회 문제가 됐다고 합니다 .
우리 사회도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면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는데, 기존 상식이나 지식의 편견에서 벗어나고 실패한 사람들을 용인하고 두 번째 기회를 주는 건강한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From Morning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