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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선호 May 02. 2023

고양이 세계를 보며 배우는 존중과 소통

뮤지컬 <캣츠>가 전하는 메시지

HIGHLIGHT
골목마다 보이는 고양이는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과 많이 닮아있습니다.
현명한 고양이와 나이가 들어 소외당하는 고양이, 착한 고양이와 남을 못살게 구는 고양이,
허풍쟁이, 반항아, 지혜로운 고양이 모두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뮤지컬 <캣츠>는 공연을 통해 고양이의 삶은 사람의 삶과 닮았다며 삶의 존중과 소통을 말합니다.


뮤지컬 캣츠

뮤지컬 <캣츠>는 세계 4대 뮤지컬로 칭해지는 만큼 이미 한국을 수차례 찾았다. 특히 올해는 관객이 고양이 배우를 직접 만지고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통로 특별석인 ‘젤리클석’을 5년 만에 부활시켜 <캣츠>만의 묘미를 공연에 더하였다. 마스크를 벗은 뮤지컬 <캣츠>는 고양이의 세계를 더욱 재밌게 꾸며놓았다.


세상에서 한번 쓰이고 버려진 물건들이 즐비한 뒷골목. 그곳에서 한껏 조명이 들어 그들만의 축제가 열린다.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젤리클 축제에 각각의 고양이들의 사연이 울려 퍼지고 그 사연의 모습과 무게는 사람 사는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1년에 단 한 번 열리는 축제라서 그랬을까. 고양이들은 서로 모여 사연에 귀를 기울인다. 사연에 공감해 주기도 사연을 듣고 안부를 묻기도 사연을 통해 서로 문제점을 파악하기도 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사람 사는 것과 닮아있는 것 같다.

(뮤지컬 <캣츠>)


사람 사는 것과 닮아있는 고양이 세계

극장 고양이 거스는 젊은 시절 배우 생활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 무용담을 늘어놓는다. 그 모습은 사람 사는 맛처럼 느껴져 공감을 한껏 가능하게 해 주었다. 또한, 늙은 그리자벨라가 부르는 넘버 ‘Memory’는 한 여인이 울부짖는 희망처럼 느껴져 관객들의 심금을 울려놓았다. 공감대 형성은 물론이고 <캣츠>는 더 나아가 존중과 소통에 대한 것도 늘어놓는다.


넘버 중 ‘고양이 이름 짓기’를 통해 고양이는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개성을 말할 수 있는 자신만의 특별한 이름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마지막 넘버인 ‘고양이에 대한 예의’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한 고양이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존중해 주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결국 <캣츠>에서 똑같은 모습을 한 고양이는 없다. 늙은 고양이든 젊은 고양이든 도둑고양이든 심술쟁이 고양이든 모두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 또, 고양이들은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며 사연을 공감해 주며 서로의 지금 모습을 존중해주고자 한다. 극 중 ‘고양이에 대한 예의’ 넘버에서는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그것은 비단 고양이에 대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현시대 사람과 사람 간 태도에 대해서 <캣츠>는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고양이들은 당신들과 아주 많이 닮아있다는 걸.”
“당신이 고양이에게 먼저 말을 걸어야 한다고 말하죠.”
“고양이가 믿을만한 친구로 대해줄 때까지는 조그만 존경의 표시도 필요하죠.”

- <캣츠> 넘버 ‘고양이에 대한 예의’ 중
(뮤지컬 <캣츠>의 한 장면)


고양이들이 주는 삶의 태도

그러나 2023년 사람 사는 모습을 살펴보면 ‘함께’보다 ‘개인’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핸드폰이 나오고 나서 사람들은 마주하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꼰대’, ‘MZ세대’, ‘알파세대’라는 단어를 통해 세대 간 통합은커녕 갈등을 조장하기 일쑤이다. 길고 긴 코로나도 한몫했다.


예전엔 약속이라도 한 듯 모여 뒷골목에서 함께 놀고, 저녁 시간이면 옆집에 반찬을 나눠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점점 사라져 가는 ‘함께’를 어떻게 하면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캣츠>는 고양이들의 존중과 소통을 보여주며 ‘함께’를 찾는 질문에 답해주었다.     


위 두 개의 넘버를 통해 현시대 사람 사는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본다. 이름을 부르는 것에 소홀해진 요즘 시대에 개성을 중시하고 남보다는 나에 치중된 요즘 시대에 타인을 나와 다르다고 무시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보면 어떨까? 세상은 ‘개인’이 모여 ‘개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로 살아가기 때문이기에 말이다.     


무려 40년이 넘도록 사랑받고 있는 <캣츠>는 이외에도 한 작품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특별한 서사 없이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관객들이 볼거리 외에도 성찰할 수 있는 메시지를 매년 다양한 연출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캣츠> 작품이 고전으로 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예술은 어떠한 형태로든 우리 삶에 메시지를 전달한다. 오늘 밤은 <캣츠>가 공연을 통해 말했던 존중과 소통을 우리 삶에 대입해 다시금 생각해 보면 어떨까?     


본 글은 예술플랫폼 [아트렉처] 홈페이지에 게재되는 글로
[아트렉처]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s://artlecture.com/article/3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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