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능력을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
최근 면접에서 가볍게 칭찬을 듣게 됐다.
면전에서 내 작업물이나 능력에 대해서 칭찬받은 것이 아득히 오랜만이다.
요즘은 빈말임을 알면서도, 가벼운 칭찬에도 괜스레 헤벌레 하게 된다.
그만큼 인정과 칭찬에 각박한 사회다.
이럴 때일수록, 스스로에 대한 인정과 칭찬도 함께 마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JLPT 하나 따고 나니까, 적어도 이에 대해서 나 자신에게 떳떳하게 칭찬하고 축하할 수 있었다.
그게 무척 기뻤다.
그 뒤에 5개년 목표를 세우머, 어학 자격증 외에도 기타 자격증을 여럿 따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컴퓨터활용 능력 1급 필기시험을 본다.
내 성장과 성취를 칭찬하고,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가 참 어렵다.
한때는 그게 아쉽고 서운했다. 그런데 JLPT를 통해 자격증이 주는 성취감의 맛을 보니 타인의 인정에 목 멜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직접 준비하고 취득한 자격증은 자존감을 지키는 갑옷과 같았다. 능력뿐만 아니라, 공부한 노고도 인정받을 수 있었다.
JLPT 공부는 일본 여행에서 간판이나 메뉴판 등 간단한 문장을 읽거나, 사람들에게 말을 붙이는데 도움이 됐다. N4를 따긴 했지만, 이것은 존재만으로 N1까지 계속 갈고닦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컴퓨터 활용 자격증은 엑셀이 필요해서 공부하기 시작했으나 데이터베이스 과목을 공부하다 보니 백엔드 개발자분들과의 소통에서 도움 될 개념을 많이 배웠다.
단순히 생각하면 뭐든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그래도 시작까지가 시간이 걸리지 않는가? 누군가 이런저런 자격증을 따보라고 몇 번이고 권한다면, 나중에라도 서점에서 자격증 코너 기웃거리다가 문제집을 덜컥 사고 접수까지 지를 수도 있는 거다.
물론 내가 자격증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편도 아니다.
그저 자격증에 대해 새롭게 인지하게 되면서 느낀 장점을 좀 정리해 보았을 뿐.
취업 준비 중인 청년이라면 자격증을 따는 이유야 당연하겠지만, 사실 경력을 쌓기 시작하면 자격증을 포함해서 다른 뭔가를 준비하는데 소홀해지기 쉬울 것이다. 그런 분들에게도 새롭게 동기부여가 되면 좋겠다.
어떤 실무 능력은, 결과물이 명확하지 않은 이상 설명이 필요하다.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 면접... 채용의 모든 절차에서 공들여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자격증은 쉽다. 준비에 조금만 공을 들이면, 그 결과물 하나로 나의 노력과 능력이 증명된다.
분야별로 자격증이 없기도 하고 실무에서 크게 의미 없는 경우도 있으니 잘 찾아보자.
꼭 내 전문 분야가 아니라더라도, 관련 분야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정형화된 커리큘럼으로 공부하기 수월할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시험 점수로 인정을 받았다.
대학생 때는 학점으로 인정받는다. 그 밖에도 대외활동 스펙으로 그런 결핍된 인정을 채웠다. 선생님과 교사, 그리고 교수님들의 인정, 대회 심사위원의 인정, 또래의 인정이었다. 인정을 받고 싶다는 욕구는 동력이 되어 좋은 결실을 내기도 했다. 조금씩 더 좋은 인정을 받고 싶어 지던 찰나-
이제는 외부의 인정이 거의 없어진, 평범한 직장인이 되었다.
외부의 인정은 항상 곁에 있지 않다. 능력과 별개로, 상황에 따라 없다가 있다가 한다. 가변적인 외부의 인정에 기대지 말고 불변하는 기준으로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끊임없이 학교처럼 내 시간을 증명해 줄 기관을 쫓게 될 수도 있다. 취업이 두려워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가 그 예시다. 나쁜 건 아니지만, 그 동기가 인정 욕구 때문인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만족도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연차가 쌓일수록 그 평가 기준은 엄격해진다.
평상시 노력하여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 괜찮겠지만, 보통은 점점 기준을 충족시키기가 어려워진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의심도 커지기 쉽다.
이때 자격증은 아직까지 배울 게 많다는 느낌을 주면서 열정이 식지 않게 도와준다.
이 목적에 따라 석사를 딸 수도 있다.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석사과정을 밟는 것이 더 자발적 동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회사 생활을 이미 경험했으니 학업에서 즐거움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외부 기준이 엄격해지면, 이에 대응하는 또 다른 방식도 있다.
바로 쉽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관계를 찾는 것이다. 자주 칭찬해 주는 심성 좋은 친구,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나 조직, 내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주는 애인이나 부하직원……
인정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올리는 형태이기 때문에, 서로 주고받아야 평등하다. 그렇지 않다면, 상대는 처음에는 진심과 호의가 담긴 칭찬을 건네다가도 점차 지친다. 나아가 이 인정에 대한 집착은 점차 비뚤어져 타인을 깔보는 형태가 되기도 한다. 그때는 이미 늦었다. 당신만이 가장 뛰어난 존재로 남고 혼자가 될 것이다.
스스로 인정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면, 반대로 타인에 대한 인정에 너그러워진다.
타인을 얼마든지 치켜세워도, 내가 가진 자신감의 원천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취미를 소개할 때, ~~ 분야에서 자격증을 따보려고 공부하고 있다고 말해본 적 있는가?
혹시 같은 자격증을 가진 타인을 만났을 때 공통의 관심사를 발견하기 쉽다. 뿐만 아니라 사적인 사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보여줄 필요도 없고, 수준 낮은 취미로 평가받는 일도 없다. 오히려 취미에 전문성을 가지려는 모습으로 지적인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
평소 좋아하던 분야라면 취미 생활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한 번 공부해 보자. 당장은 필요 없을지라도, 언젠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실 브런치에 여러 초고를 다듬고 다듬다가 그나마 간단한 글감이라도 오늘 중 발행시키려고, 오늘 좀 글을 오래 썼다. 그래서 이만 이 글은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