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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드 Aug 08. 2024

별똥별


배고픈 밤.

밤 수업을 연다.


 구름의 소굴인가.

라면물이 끓는다.


선생이 묻는다.

"뭐가 보이니?"


"울지 않는 수탉이요

닦아도 닦아도 칠판이요."


창턱에서 별지기를 자처한 날.

아무리 기다려도 별똥별이 떨어지지 않는다.


성냥을 긋는다.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꺼내 놓고

수강생을 기다린다.


비가 와서

신발을 잃어버려서

생리통이 심해서

고독해서

지루해서

오지 못한다는

그저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듣고 싶다.


창턱 너머

별-똥-별


이제 나는 별을 보지 않아도

별이 너무나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래서 자꾸만 결석하는 너를

함부로 잊어버린다.


이토록 밤과 밤 사이가

끈적하기만 한데.


자정 넘어

의자를 펼친다.

부러진 의자 다리를 본다.


고칠 수 있을까.


창턱에 기대 서서

부러지고 넘어진

 흔해빠진 의자를 본다.


별똥별이 보이지 않는다고

떨어지지 않은 건 아닌 것이다.


넘어진 의자가

오늘의 교재다.


어느 밤엔 지 않는 네가 

전부가 되기도 한다.


별과 별 사이에 있는 

똥처럼.

별똥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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