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내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옥수동삵쾡이 Dec 31. 2019

잉어킹이 아닌 파라스

진화 안하는게 나았어

예전에 GBC로 나왔던 포켓몬스터가 있었는데


누가 잉어킹을 진화시키면 강력한 포켓몬인 갸라도스로 진화한다고 하더라


그래서 매번 처음 잉어킹을 내보내고 한턴을 버려서 다음 포켓몬으로 배틀을 해서 경험치를 채워갔지


근데 20살무렵 보니까 어릴때와 차이점은 나이를 먹은것, 전보다 조금 강한 파닥거리기를 쓸수있게 된것


하지만 언젠가 나도 갸라도스가 되고나면


좋은 파트너와 함께 즐거운 미래를 꿈꿀수 있을줄 알았어




지금 와서 보니까

나는 파라섹트 같은 놈이었어




어릴때는 파라스같이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머리속을 호기심으로 가득채우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는데


눈빛은 점점 흐려져서 거울을 보니 초점도 없고

등에 붙은 버섯처럼 짊어진 책임감이나 은행빚 같은게

점점 무겁게 나를 누른다


파라섹트처럼


내가 지금 회사에 가고 뭔가 하고 있는 그런것들이

진짜로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건지


아니면 파라섹트의 버섯처럼

나도 뒤에 짊어진 것 들에게 등떠밀려서 사는건 아닌지

가끔은 내가 너무 어릴때부터 큰걸 바라왔는지


오늘 점심은 버섯매운탕을 먹어야 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저글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