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입구지만 서울대가 없다?!

지하철명의 미스테리를 밝혀라

by 이경민
서울대입구역에 내리셔서 버스 0000을
타고 환승 후 OOO에 내리시면 돼요

우연히 알게 된 작가님의 작업실이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있었다. 그땐 알려 주신 경로에 맞게 별 의심 없이 지하철과 버스를 탔고, 금새 기억에서 잊혀졌다. 시간이 흐르고 2년 뒤, 신림역 인근에서의 자취생활을 끝내고 서울대입구역으로 이사를 왔다. 2년 전 들렸던 작가님의 작업실과 아주 가까운 곳에 말이다. 이건 우연이었다. 집을 구하고 나서 동네지리도 익힐 겸 해서 퇴근을 하고 온 저녁이나 주말에 시간이 날 때 마다 걷곤 했다. 그러던 와중에 작가님을 만나러 왔던 그 때 그 동네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가님 작업실이 있는 동네 쪽

아침 출근길,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이동 한다. 7~8분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여러 방면으로 걸어 본다. 가늘고 길게 이어진 골목길로 걷거나 큰 대로변을 따라 걷거나. 혼잡한 길을 걷는 대신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걷다 보면 생각치도 못한 지름길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에 발걸음은 지하철 역에 닿는다. 큰 대로변으로 걸을 경우에는 환승을 하려고 버스에서 내리는 인파로 북적인다는 것을 한 눈에 봐도 알 수 있다. 그 무리 안으로 들어가 걸으려면 부딪히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한 방향으로 걷고 있는 그들 사이에서 밍기적 거리다가는 부딪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3번 출구 앞 쪽에는 촘촘한 간격으로 위치한 버스정류장이 3개가 있는데, 정차하는 버스가 다 달라서 사람들이 일렬로 길게 쭉 줄을 선다. 물론 걷는 이들과 부딪히지 않는 방향으로 서 있지만 혼잡한 건 마찬가지다. 게다가 가까운 거리에 서울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쿨버스가 정차하는 버스정류장도 있다. 덕분에 3번 출구 쪽 출근길 광경은 유달리 더 혼잡스러워 보인다.

서울대입구역에 서울대학교로
가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있다.

빼곡히 자리 잡은 버스 승강장을 지나면 서울대학교로 가는 셔틀버스 승강장이 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내렸는데 또 버스를 타야한다고?' 라는 의문이 저절로 든다. 맞다. 서울대는 버스를 타고 10분, 도보로 20분 정도를 더 가야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몰랐다가 한참 뒤에 알게 되면 마치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왜 지하철 역명을 서울대입구역이라고 했을까?

서울대학교 뿐만 아니라 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지하철 역명의 경우, 과거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던 대다가 대학측에서 역 이름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고 해당 지역의 대표성을 지닌 장소를 선정하여 붙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이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오마이뉴스 기사내용 일부를 공유해본다.


"일단, 대학명 뒤에 '입구'가 붙은 대학은 역명이 한 번 변경된 적이 있는 역이라고 한다. 화양역은 '건대입구', 동교는 '홍대입구', 장충은 '동대입구', 삼선교는 '한성대입구', 갈월은 '숙대입구'. 한마디로 역이 대학입구와 가까워서 '입구'가 붙은 게 아니라는 말씀. 개통 후 대학요청에 따라 역명이 변경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학이름이 역명이라면 상당한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역명 자체의 변경이 곤란할 경우에는 역명 뒤에 병기를 해서 대학의 요청을 들어주었다고 한다. 예로 들면, '충정로(경기대 입구)'. 이대의 경우 원래 건설당시부터 역명이 '이대'였기 때문에 뒤에 '입구'가 붙지 않은 것이다. 이대역의 경우 다른 역과의 거리가 상당히 가까운 편이기 때문에 그 지역을 대표할만한 대학 이름을 붙인 것이다. 신촌의 경우 서강대와 연세대가 있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신촌이라는 이미지가 대학 이름보다 더 강하게 인식되어 있어서 신촌으로 역명이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한양대·고려대역의 경우 역 부지가 그 대학의 소유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한양대역, 고려대역으로 역명이 붙여지는 것이 당연지사. 터무니없이 멀리 떨어진 대학과 그 대학명이 붙은 지하철역의 경우 지하철이 처음 개통된 지 30년 가량이 흘렀기 때문에, 또 당시 역명제정에 대한 자료가 문서화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때 상황을 정확히 알 수도 없다고 한다. 더구나 왜 그렇게 역명을 지었는지 정확한 정황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박종욱씨의 설명이다. 그나마 이런 사실도 선배들에게 전해들은 것이라고"

-2006년 7월 3일자 오마이뉴스 기사내용 일부 발췌-

실제로 걸어봤다.

지도로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까지 가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거리를 검색하면 데이터가 나온다. 도보로 걸으면 20분, 버스를 이용하면 10분 정도다. 검색하고 넘기면 될 일이었지만 실제로 걸어보면 더 실감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걸어봤다.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로 가는 길은 서서히 높아지는 언덕길이라 출발지점을 서울대로 도착지점을 서울대입구역으로 변경하였다. 길의 형태만 다를 뿐 방향은 같으니까.

서울대 정문에서 오후 3:00에 출발하여 서울대입구역으로 걸었다.

서울대 치과병원과 동물병원 병동도 보인다.

참고로 서울대에서 서울대입구역 사이에는 서울여상, 서울문영여중고,서울 관악경찰서, 서울관악소방서, 관악구청 등 공공기관과 학교가 위치해 있다.

주변을 살펴보며 한참을 걸었을까? 도로변을 따라 심겨진 가로수 옆에 설치된 익숙한 무언가가 보인다. 이 설치물은 사진에 보이는 아파트 앞에서 시작하여 관악구청을 지나 서울대입구역 인근에서 끝이 난다. 서울대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하게 경관을 좋게 하기 위한 설치물에 불과한 것일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칠때쯤 아직도 서울대입구역은 보이질 않고 도착하려면 좀 더 걸어야 한다는 사실에 시간을 확인해봤다. 서울대 정문에서 출발한 시간은 3:00, 현재 시간은 3:20분. 20분 정도 걸렸다. 역까지는 10여분 정도를 더 걸어야 한다. 다시 정리하자면 서울대 정문에서 서울대 입구역까지는 도보로 약 30분 정도가 걸린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도출하기 위해 지도로 검색해봤다.


구글 MAP

구글지도로 검색하니 가장 먼저 버스로 24분~27분이 소요되고 도보로는 이용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네이버 MAP

네이버 지도의 경우 버스로 16분~24분 소요되고 도보로는 30분여 정도 소요된다고 나왔다.


같은 경로를 검색했는데 결과에는 다소 차이가 나는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각자 다른 방식으로 분석했을테다. 하지만 직접 걸어 본 시간을 대조 해봤을 때 네이버 지도와 오차 범위가 거의 없는 것으로 봐서는 네이버지도가 좀 더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글이든, 네이버든 간에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학교까지 실제 도보거리는 약 30분 정도이며 서울대입구역은 진짜 서울대입구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말을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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