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형성되고 만들어지는 것만이 도시를 알아 가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고, 변화되어 가는 과정의 직면을 통해 내가 사는 도시를 더 잘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재개발/재건축> 대상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슬픔과 추억을 넘어서 내가 살아왔던 도시, 동네가 어떠한 이유로,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 왜 사라지려고 하는지. 바라보게 하는 시작점이자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방식이다. 때론 험악하고, 과격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서로의 소통과정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고,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써 보이는 장면들이다. 그것을 부정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행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그것을 놓치지 말고, 변화시키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시대적 배경이 우리의 일상과 얼마나 밀접하게 닿아있는지, 개인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도시현상을 바라보며 우리가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답하다 보면 애써 의도해서 바라보는 미래의 도시/동네가 아니라 우리가 진심으로 바라는 미래의 도시/동네가 완성되지 않을까? 국가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정책, 도시계획이 분명 존재하고, 그것을 행하는 사람이 있다. 모두가 그렇게 할 수없으니 각기 다른 개개인이 던지는 질문과 각자가 내린 답으로 무언가를 행한다면 서로 다른 성격의 행함이 만나 풍성하고 다양한 미래의 도시/동네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너무 크고 어렵게 생각하기보다 일상에서 행할 수 있는 작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도시를 만드는 일도, 도시를 가꾸는 일도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평범한 개인이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대신 너무 정치적이지 않았으면 한다. 일부는 이런 행위를 통해 자신이 개인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반영하기도 하는데, 그건 모두를 위한 것은 아니니 지양할 필요가 있다.
또, 모두가 행복하고 아름답게 사는 결론으로 끝나는 동화책 속 이야기처럼 희망찬 메시지보다는 좀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직면하며, 어려움이 닥쳤을 때 좌절이 아닌 실질적인 해결책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현실은 무한히도 혼란스럽고 복잡한데, '행복', '희망',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보다는 '어떻게', '1인의 몫'으로 '해결'하고 '나아'갈 수 있을지를 재개발/재건축 과정을 보면서 찾는 것을 제안한다.
원인동 투어를 되게 많이 하면서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분들을 만났는데 한 번도 재개발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 보신 적이 없다는 거예요. 재개발이 마을을 없애고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해 보시는 분들이 아무도 없으셨어요. 그니까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라고 말씀하시고 돌아가셨어요. 뭐 그다음에 그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무언가 재개발 얘기가 나왔을 때 이 얘기가 한 번만 튀어나와도 너무 괜찮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분들의 머릿속에 씨앗을 심었으니 알아서 개화해서 퍼트리면 인식이 커지지 않을까? 그리고 뭐 제가 관심사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나 비슷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모이고 그러면 어쨌든 커뮤니티라는 게 형성이 되잖아요. 그러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그걸로 시선이 바뀌고 그러면 그다음에는 또 다른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그런 식의 기대들은 하고 있어요.
재개발이라고 하는 것들이 사람들 마음속에서 재산 증식 이외에 다른 의미들로 확장이 된다면 지금 당장은 티가 안 나지만 미래 세대에는 대한민국이 아파트로 뒤덮이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재개발= 재산 증식’이라는 개념들이 좀 잡혀 있으니까. 그래서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아파트라는 개념이 성립이 됐다고 생각을 해요. 저는 재개발을 하면 안 된다. 주의는 아니거든요. 재개발을 하지 말자가 아니고 이 동네 얘기만 봐도 개발은 필요해요. 왜냐면은 할머니들이 연탄 나르시거든요. 불편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개발은 필요한데 다만 그 결과물이 아파트여야만 하는가?인 거죠. 처음에 얘기했다시피 기본적으로 재산 증식과 관련이 있다 보니까, 다들 예민해지고, 그런 거거든요. 그 재산 증식이라는 개념만 조금 벗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하지만 이제 쉽지 않다 인식이 다른 게 쉽지가 않다 그거는 사회적인 문제라고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왜냐면은 너무 많이 보잖아요.
‘마을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마을이란 뭘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어요. 저는 지금 살고 있는 부모님 집이 아파트라는 이름을 가진 옛날 진짜 5층짜리 단층 아파트인데 저는 거기서도 마을의 정취를 배웠거든요. 그 옛날 아파트들은 그런 게 있잖아요.
그니까 아파트라는 곳에서 사는 곳의 삶이 그러하다고 나는 알고 있는데, 마을에서의 삶은 어때 보이는지 어떤 것 같은지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고 싶어서 마을에 대한 이야기들 조금 더 많이 하게 됐어요.
- 원주 <나만 아는> 카페, 대표님 인터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