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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나 Jun 23. 2021

설레이는 일이 점점 사라질 때

일상 한 단락 열 셋, 설레임과의 이별

얼마 전, 제주도로 조금 이른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일상과 도시를 벗어나는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또 남자친구와 함께 손에 꼽아왔던 여행이었기에 전날까지 들떠있었다.

비행기에 착석한 뒤, 이륙을 기다리며 문득 예전만큼 비행기 타는것이 설레지 않는다는걸 느꼈다.


아, 이제 더이상 비행기 타는 것 자체만으로 설레지는 않는구나.


이륙장을 열심히 달리다 하늘로 날아가는 붕 뜬 느낌, 높아진 고도 덕에 먹먹해진 귀, 단정한 차림새로 통로를 오가며 승객들을 응대하는 스튜어디스분들까지, 그 모든게 새롭고 설레었던 때가 있었는데. 한 번 해본 것은다음 번엔 익숙해지고, 언젠가는 자연스러워지는 것이 당연하건만. 나는 익숙해지는 것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설레이는 감정과의 이별은 언제나 나를 서글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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