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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기니즈발리 Jun 02. 2021

발리에 살기 위해 한국인으로서 수용해야 할 삶의 자세

5가지



음식(Food)


내가 발리에서 살며 거의 매일 먹는 음식이다


'나시 짬뿌르' 라고 부르는데 뷔페식으로 되어있는 현지 식당에 가면


자신이 먹고 싶은 반찬들을 밥과 함께 담아주고


내가 고른 메뉴에 따라 금액이 정해져있어 그만큼 돈을 내면 된다



나는 나시 짬뿌르를 아주 좋아하고 즐겨 먹는다


우리나라 음식으로 따지면 백반 식당 또는 기사 식당 느낌인데


그냥 매일 자신들이 조금씩 메뉴를 바꿔가며 여러 가지 음식을 해두면


사람들이 찾아와 그 식단을 먹는 것이다


나도 예전에는 향이 강한 동남아 음식을 즐길 줄 몰랐었는데


발리에서 살며 자꾸 이것저것 시도해보다보니 꽤 한국음식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맛도 많고, 밥에 반찬 먹는 것도 똑같아서


너무 잘 먹어서 탈이 날 지경이다



이렇게 현지식으로 먹으면 생활비를 훨씬 줄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나시 짬뿌르 가게에서 먹으면 1000원 ~ 2,3000원 정도면


아주 배부른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다


또는 식당에서 먹고 가지 않고 테이크아웃을 하면 더욱 저렴하다


왼쪽 나시 짬뿌르는 꽤 비싸고 가짓수가 많은 곳에서 먹어서 3000원 정도 했고


오른쪽 나시 짬뿌르는 11,000루피아니까 우리나라돈으로 700원정도 한다



한국인으로서 해외에 산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가 음식을 가장 먼저 언급하는 건 이유가 있다


바로 어딜가나 빠질 수 없는 한국인의 한국 음식 사랑이다!


물론 나도 매일 현지 음식만 먹으면 매콤한 신라면도 땡기고


치킨시켜서 치맥도 먹고 싶어지고, 여기선 절대 찾을 수 없는 배달 짜장면의 맛도 그리워지긴 한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해외 생활을 꾸준히 해와서 그런지 나는 굳이 한식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말고.



내가 직접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이 있고 재료가 있다면


물론 한식을 해먹을 수는 있지만 매일, 한식만 고집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내가 해외에서 만난 한국인들 중에는


고추장을 항상 지참하거나 김치 없이 밥을 먹을 수 없거나


또는 현지 음식이 맞지 않는 사람들도 꽤 만났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직접 한식을 해먹을 수 있다면 해외에서 살 수 있지만


그럴 수 없다면 입맛을 바꾸거나 맞는 음식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 발리는 한국인이 살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이미 한국마트에 모든 것이 다 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올해만큼 한국 식품들이 많지 않았는데


자카르타에 있는 큰 한국마트가 발리에도 들어오면서 정말 없는 게 없이


발리에서 다 구할 수가 있게 되었다


다른 건 다있는데 참기름이나 통깨는 구할 수 없어서 나는 한국에서 가져왔는데


이젠 그 마트에 다 있어서 가져오지 않아도 된다



미니 이마트 롯데마트가 발리에도 생긴 것,


그리고 롯데 식료품점도 엄청 크게 있고, 어느 편의점이나 슈퍼를 가도


한국 식품을 1개 이상은 꼭 볼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대중적인건 바로 신라면, 불닭볶음면 그리고 와사비맛 아몬드!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인도네시아 사람들도 매운 음식을 좋아하기에


인기 있는 식품이 된 것 같다 :)


처음에 왔을 때는 어디서든 라면을 구할 수 있고 큰 마트 어디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한국 식품들이 정말 반가웠었다



그래서 재료들을 사와서 현지 친구들을 초대하고


한국 음식을 맛보여주곤 했는데 언제나 실패하지 않는 한식 리스트가 생겼다



* 된장찌개


처음엔 현지 친구들이 된장의 냄새를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인니 음식에 이런 비슷한 맛이 있다면서 야채도 많이 들어가서 정말 맛있고


건강식이라며 칭찬을 많이 들었던 음식이다



* 떡볶이


인니 사람들도 떡을 좋아한다! 모든 디저트가 거의 떡, 빵류인데


그래서 한국 떡볶이를 만들 때 떡을 직접 만들어서 떡볶이를 요리할 정도이다


매콤한 것도 좋아하고 한국 드라마를 워낙 좋아해서 자주 보기에


보고나서 더 해먹어보고 싶다고 했다


라볶이, 떡볶이 이미 유명하고 맛있기에 실패하지 않는 음식이다



* 프라이드 치킨


한국에서도 한번도 안해본 프라이드 치킨을 만들어봤다


한국 치킨을 그렇게 좋아한다고... 또 치킨은 현지에서도 누구나 즐길 수 있기에


반죽에 양념도 하고 두번이나 튀겨서 양념소스도 따로 만들어서 내놓았더니


모두 좋아해서 뿌듯했던 생각이 난다


이것도 우리나라 드라마의 영향인데 덕분에 '치맥'도 유명해졌다



* 김치전, 해물 파전, 버섯전


김치는 당연히 유명하고 이미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식당, 마트에서 직접 사다먹을 정도이다


또 인도네시아 전통 음식중에 마타박이라는 것이 있는데


내가 먹어봐도 정말 파전 느낌이랑 똑같아서 한국식 팬케익도 소개해주었더니 다들 좋아했다


인도네시아 음식 자체가 튀기거나 볶는 음식이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 음식과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 역시 많다



나도 발리에 살며 많은 음식들을 경험하고 모험해보면서 점점 더 드는 생각은


정말 한국과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또 인도네시아가 수천 개의 섬나라인만큼, 섬마다 지역마다 특색이 달라서


같은 인니 음식이어도 다른 섬 스타일로 찾아 먹으면 또 다르다


발리에 살아도 타 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식당을 많이 하고 있기에


수마트라 스타일, 반둥 스타일, 수라바야 스타일, 마카사르 스타일, 자바 스타일 등


여러 다른 스타일을 발리에서도 즐길 수 있어 음식으로 지역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결론은


잠시 오는 여행이 아니라 정말 발리에서 산다면


즐길 수 있는 현지식이 많으니 최대한 많이 도전하고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그래도 한식을 먹고싶다면 모든 재료는 다 슈퍼에 가면 있으니


주방이 있는 집을 얻는 것이 좋다


나도 1년정도 해먹어봤는데.. 이젠 밖에서 현지 음식을 사먹는 게 훨씬 싸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끔 정말 한식 중에 먹고싶은 게 있을 때나 해먹게 된다


돈에 대해서도 언급할테지만, 요리를 안하는 것이 생활비를 아끼는 첫 걸음이다



시간(Time)



발리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에 살기 위해서는 적응해야하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시간은 아주 중요하고 모든 일에 항상 우선시 되기 때문에


미리 꼭 알아두고 발리에, 또는 인도네시아에 사는 것이 좋다



Jam Karet


jam 은 시간 karet 은 고무이다, 의역하면 고무줄 시간이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는 고무줄 시간이 있다


만나기로 약속을 하면, 미리 오거나 정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없다


30분은 기본, 1시간까지 고무줄처럼 늘어나기도 하는데


한참을 늦어도 왜 늦었냐고 타박하는 사람 하나 없다


내가 이 고무줄 시간의 개념을 아예 몰랐을 때 해도해도 너무했던 경험이 있다



내가 작년에 발리에 와서 직접 원단을 고르고 재단사에게 가져가 요가복을 제작했었다


꽤 많은 양의 원단을 가져가서 내가 요청한대로 만들어달라고 얘기하고


언제 찾으러 오겠다는 날짜를 의논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늦는 날짜였지만


급한 건 없었기에 알겠다고 하고 거의 3주가 넘는 시간을 기다렸다


물론 중간에 찾아가보기도 하고 얼마나 되고있나 감시하러 가기도 했지만 


갈 때마다, 제대로 된 상품을 볼 수 없었고 약속한 날짜 하루 전날 가서 다 되었는지 물었을 때


내가 가져다 놓은 그 많은 원단이 아직도 그대로 있는 걸 발견했다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정말 화를 내며 이게 말이 되냐고 따졌는데


내일 밤까지 꼭 마무리해서 내가 사는 우붓 집까지 직접 가지고 오겠다고 약속하길래


그러라고 했다.. 그리고 내일 밤까지 맞춰서 가져오지 못하면 한 푼도 줄 수 없다고 했다


또 그 다음날 나는 제작된 옷을 가지고 한국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었기 때문에


하루라도 늦어지면 비행기를 늦춰야하는 상황이었다



결국 그 다음날 저녁, 아니 밤이 되서야 두 보따리를 가지고 집에 왔는데


한 개씩 다 확인을 해봤더니 아주 엉망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당연히 급하게 만들었으니 퀄리티가 좋을 리가 있나... 그 전날보다 더 화가 나서 말을 잃었었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서 다시 가져가서 똑바로 만들어오라고 하고서 비행기를 취소했다



그 때는 고무줄 시간에 대한 걸 아예 몰랐었다


그 이후로 현지인 친구들과 만날 때면 시간 약속을 하는 의미가 없어져서


에둘러 몇시쯤~ 연락하자~ 이런식으로 만나는 것에 익숙해지게 되었고


나도 굳이 서둘러 시간에 딱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 첫 고무줄 시간의 경험은 아주 나빴던 것 같다


그냥 친구와 심심풀이 만나는 약속이 아니라 비즈니스였기 때문에....



그래도 한국 문화를 아는 사람들, 한국 사람들과 몇 번 만나본 사람들,


또는 한국어를 배워본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 시간 개념에 대해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약속시간에 딱 맞춰 도착하거나 오히려 나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모습을 본 적도 있다



요즘은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약속 시간 다 되갈 때


못간다고 연락이 오거나, 내가 먼저 물어보고 확인을 해야 못갈 것 같다고 얘기하는 것 등


내려놓아야지... 생각하다가도 정말 이해가 안될 때가 더 많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듯이,


중이 절이 싫으면 떠나야 한다고 했듯이,


하나씩 천천히 받아들이며 살아보려한다 



아무리 마음을 비우려고 노력해도 가끔 나는 뼛속까지 한국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돈(Money)


현지에서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돈이다


인도네시아는 '루피아' 라는 단위로 쓰며 돈을 보면 0 이 엄청 많아보이는데



일단 우리나라 돈으로 생각할 때는 맨 뒤에 0 을 뺀다


그러면 아래부터, 100원 200원, 500원, 1000원 이런식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환율을 계산하면 100원 짜리가 7~80원 정도 한다


왜 이렇게 작은 돈들까지 지폐로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워낙 종류가 많아서 돈 계산하기가 꽤 어렵고 복잡한 편이다


동전도 5가지가 더 있으니^^;


그리고 저 위에 사진 중 75000 루피아는 한번도 본적이 없다



아무튼 발리에서 살면 한국보다 물가가 저렴하다고 느껴서 돈을 펑펑 쓰게 된다(나의 경험)


하지만 돈은 많아도 적어도 항상 부족한 것


그리고 한국에서보다 발리에 살면서 돈에 대해 더 진지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 이유는 사람들 덕분이다


한국에 살 때는 가끔 보이는 노숙자들 말고는 다 나보다 잘 사는 사람만 보였다


다들 돈이 많아보이고, 무엇이든 펑펑 사는 것 같고,


만원짜리도 고민하지 않고 사는 것 같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직접적으로 볼 일이 별로 없었다



길거리에 아이들을 데리고 노숙하는 엄마들


아주 어린 아이들이 휴지나, 머리핀을 들고 신호 앞에 대기해있는 차들을 향해


하나라도 팔기 위해 더운 날씨에 돌아다니고


길거리에 서서 걸어다니며 아기를 젖먹이는 엄마


자기가 가진 돈만큼만 음식을 주문해서 먹는 사람들


집에서 키운 야채나 과일, 음식을 팔기 위해 먼 거리를 간이트럭을 끌고 시장까지 걸어다니는 사람들


돈이 없어 길거리에 나있는 시금치를 따다 요리해먹는 사람들


직접 시장에 나와 매일 음식을 파는 어린 아이들



정말 많은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게 된다


특히 6, 7살 아이들이 뛰어놀지 못하고 하루종일 일을 하러 다니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 아프다


발리에 사는 많은 외국인들이 그들을 돕고 싶어하고 안쓰러운 마음도 가지지만


그 모든 어려운 사람들을 다 도울 수 없는 노릇이고


그것이 그들의 삶의 방식이라 마냥 동정심만 가질 수도 없다


500원, 1000원짜리 야채나 과일, 음식들을 팔아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들



그런 상황들을 자주 접하다 보니 돈을 쓰는 씀씀이에 더 조심스러워진 것이다


그러다보니 쓸데없는 건 정말 사지 않게 되었다


물론 내가 직접 생활비를 아끼며 살기 위함도 있지만


내가 봐온 그들을 자주 떠올리게 되며, 이걸 살 돈으로 나중에 누군가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주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드는 것이다



물론 돈이 엄! 청! 많은 사람들도 어마어마하게 많다


집은 다 허물어가도 엄청 비싼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이미 많은 땅을 가지고 있어 땅을 팔거나 그 자리에 호텔, 식당을 지어서 돈을 벌거나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해도 돈이 저절로 들어오는 그런 사람들도 정말 많다


하지만 그건 대부분 대를 이어 물려받는 것이지 그들이 직접 노력해서 자수성가한 경우는 드물다


한국에서는 자연스레 나보다 더 잘난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발리에서는 신기하게도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자주 돌아보게 된다



한국이든, 발리든 중요한 건 장소가 아니라


어디서나 돈을 올바른 곳에 적절하게 사용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인 것 같다


하지만 발리에 오면 한국에서 하지 못하는 것들,


여기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충분히 누리기 위해 필요한 것도 돈이다 :)


개인의 가치관에 달린 이슈이기에, 나도 돈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았다!



물(Water)



인도네시아에 살면서 물 얘기를 안할 수가 없다


크게... 마시는 물과 쓰는 물로 나눠서 얘기한다


먼저 마시는 물



일단 나는 예전에 필리핀에서 지낼 때 물에 대한 아주 안좋은 기억이 있어서


왠만하면 해외에서 물은 항상 꼭꼭 사먹는다


여기서도 계속 물을 사먹는데 가끔 작은 로컬 식당에 가면 그냥 물을 컵에 담아주기도 한다


참, 물을 시키기 전에는 우리나라처럼 그냥 주지 않는다


시키면 물 한잔도 돈 내는 경우가 있으니 물어봐야 한다(가끔 그냥 주는 곳도 있음)


티를 시키면 끓인 물이라 괜찮은데, 그냥 맹물은 수돗물일 경우도 있어서 안마신다


발리에서 사먹는 물 브랜드 중에, 발리안/클레오/아쿠아 이렇게 세 가지가 가장 큰 회사


그 다음에 작은 슈퍼에서 살 수 있는 그 외에 로컬 브랜드같은 물들이 있다


거의 갤런으로 사먹는데 발리안이나 클레오를 마시고 아쿠아는 작은 페트병으로 살 때 사는 편이다


마시는 물은 밖에서 먹는 건 조심하면 되니, 요기까지!



인도네시아의 하수 처리 시스템이 아직까진 좋지 못한 편인데


발리에 살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바로 이 물이다


잠깐씩 여행으로 왔을 때는 물 펑펑 나오는 호텔에서 지냈으니 몰랐었다


그 때는 아무리 트리트먼트를 써도 푸석해지는 머릿결만이 문제였지만 잠깐 왔다 갈 때는 상관없었다



실제 발리 현지인들 집에 살면서부터 물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나마 자카르타 같은 대도시들은 하수 처리 시스템이 되어있는 편인데


호텔이나 숙박시설이 아닌 일반 가정집들은 물을 자급자족 해야한다


집 안쪽 땅에 아주 깊이 Water Wheels 이라고 불리는 것을 묻어두고


거기서 물을 끌어와 집에 물 탱크로 올려준다


이 물 탱크에서 주방, 화장실로 연결되어 물이 나온다


이런 시스템이다보니 한국에 살면서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별 일이 다 있다



현재 진행형인 이야기들이지만,


가스를 교체했는데도 따뜻한 물이 안나와서 2주 넘게 찬물 샤워를 해야하기도 하고


갑자기 흙물이 쏟아져 나와 씻지도 못하는 경우도 많다


몇일 전에는 머리에 샴푸하고 컨디셔너, 몸에는 비누칠을 다하고 헹구지도 못한 채


물이 한방울도 안나와서 그대로 말려서 그냥 자기도 했다


한국의 아파트 시스템이 얼마나 좋은건지 깨닫게 되는 일상들이다


땅 속에서 물을 끌어올려 탱크로 들어갈 때 정수 시스템이 없으니 트리트먼트도 소용이 없고


흙물이 끌어올려지면 그대로 샤워기로 흙물이 나오는 것이다



그 흙들이 샤워기로 전달되는 과정에 쌓이게 되면 물이 나오는 길을 막아


물도 아예 안나오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또는 탱크로 끌어올려진 물이 탱크에 그대로 있지 않고 다시 땅속으로 내려가서


탱크에는 물이 하나도 안남아 물이 안나오는 상황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런 상황이 생기면 1도 모르는 나같은 사람이 직접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집주인을 불러서 일꾼들이 와서 해결해주기를 하루고 이틀이고 기다리는 것 뿐


나는 물이 안나와서 불편한데 일꾼들은 한걸음에 달려와주지 않는다


오늘 오기로 해놓고 하루종일 기다리면 오늘 못온다는 연락이 오거나, 내일 간다는 말만 남긴다


(고무줄 시간)



한국이었다면 어디에든 진상을 부리고 화를 냈을테지만


여기서는 이런 일이 아주 자연스럽고 빈번히 일어나는 상황이라


누구의 탓도 아니고 어디에 화를 낼 수도 없다


나만 이상한 한국인이 되는 것.....



삶에서 자연스레 명상을 강요한다... 호흡을 가다듬고 짜증을 가라앉힌다^^;


그래서 현지인들이 삶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해탈한 사람들 같아보이는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항상 덤빌 자세가 되어있었던 한국에서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어쨌든 호텔이 아닌 현지인들 집에서 살면 이런 물과의 전쟁이 자주 일어날 수 있으며


자비를 들여 직접 전기식으로 달면 따뜻한 물이 안나올 일은 방지할 수 있다


그래서 현지에서 집을 구할 때는 직접 보고, 몇일 지내보고 결정해야한다 :)



마음가짐(Attitude)


위 4가지를 언급하며 결국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었다


해외에서 산다는 건 좋아보이지만 실제로는 한국과 비교하게 되는 상황들도 생긴다


어떤 상황이 생기든 유연하게 대처하고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것들이 싫어서 못견딘다면 한국에서 사는 것이 최고다



내가 여기서 살 수 있는 것은 음식이 맛있는 것과 한국에서 누리기 힘든 자연 덕분이다


또 나는 기관지가 약해서 온도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한국의 여름에는 에어컨 때문에 감기를 달고 살고 겨울에는 히터 때문에 열과 몸살을 달고 살았다


편도선염, 기관지염, 후두염으로 30년을 시달리다보니 어떻게 해야 아프지 않은지 몸이 먼저 반응한다


그런 나에게 발리가 내가 경험한 그 어느 나라보다 내 몸에 가장 잘 맞는 기후라는 것을 경험했고


여기서 지내면서 더욱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없지만 자연에서 느껴지는 바람으로 충분하고


저녁에는 추워서 긴팔을 입고 나가거나 이불을 꼭 덮고 자야할 정도이다


원래도 추위를 잘타고 더위에는 강한 내 체질 때문인 것도 크다 :)


30도 날씨에도 뜨거운 국물을 먹고 차를 마시며 땀을 흘리고


조금만 움직여도 바로 끈적끈적해지는 날씨에 요가를 하며 땀을 흘리는 것이 좋다



그래도 발리는 우리나라 한여름의 습도보다는 나은 편이다


한여름 습하고 더워서 잠을 못잘 정도인데, 특히 내가 사는 우붓은 습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특히 밤에는!


날씨도 체질에 따라 모두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에


발리는 나의 체질에 맞는 기후라는 것을 다시 한번 언급한다^^;



위에 언급한 것들 모두 다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


그래서 나는 발리에 살고 싶었고 발리에 살고 있다






마지막 팁으로 마무리한다!

발리에 올 때 한국에서 가져오면 좋은 것들 = 발리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것들


- 샤워기 필터, 샤워 헤드(위에 설명한 물과 연관)


- 때밀이(땀을 자주 흘리면 때가 밀고 싶어짐)


- 옷걸이(여기도 있지만 퀄리티가...)


- 휴대용 선풍기(이런건 한국이 최고)


- 썬크림(피부가 금방 탄다.. 화상 입을 정도)


- 각종 상비약(특히 직접 처방받아 먹어야 하는 약)


- 자신의 기종에 맞는 핸드폰 케이스, 액정 보호 필름 여분(특히 삼성 기종은 더욱 필요, 현지에 있는 기종과 다름)


- 전자 기기, 충전기 등(이런건 한국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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