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노젓기와도 같다.
밀어내고 당겨야 어느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노를 젓지 않아도 어떤 이는 물결에 밀려 원하는 곳에 닿기도 하고, 어떤 이는 휩쓸려 떠내려 가기도 한다.
노를 열심히 저어도 원하는 곳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힘껏 저어서 목표한 곳에 이내 닿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노젓기를 하다 지쳤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힘든 걸 왜 해야 하는 거지?’
그러나 곧 알았다.
우린 그냥 물 위에 던져진 채 태어난다.
누군가는 잔잔한 호수 위에,
누군가는 계곡물 위에,
누군가는 거센 강물 위에,
누군가는 파도가 이는 바다 위에 태어난다.
삶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실전이고 연습은 없다.
그저 주어진 물 위에서 살아남아야, 아니 살아 내어야 한다.
같은 노젓기지만 누군가는 겨우 살아남고 누군가는 즐겁게 노를 저으며 살다 간다.
열심히 저어 도달한 목적지가 결국 자신이 출발했던 출발지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그제서야 유유자적 두 번째 항해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비로소 여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같은 물에서 놀 것인지
다른 물에서 놀 것인지
같은 물이라도 같은 물이 아니고
다른 물이라도 결국 지나온 물이다.
그 선택에 따라 내가 타는 배도, 내가 쥔 노도 달라진다.
그렇게 어느덧 살아냄을 지나 살아감으로
어쩔 수 없이 던져졌던 물 위의 아마추어 인생이 서서히 프로의 인생으로
그렇게 흐르는 대로 흐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원했든 원치 않았든 우리는 물 위에 태어났다.
고여있는 물에 태어나지 않음을 감사하며 흐르는 물 위에서
원하든 원치 않든 노를 저어야 한다.
끝까지 가열차게 노를 저어 그곳에 당도해 본 자는
비로소 물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물 위에 설 것이다.
오늘부터 로잉할 때 더 묵묵히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