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펴는 말
어릴때부터 나만의 것이 갖고 싶었다.
그것은 일반적인 물질이나 사물이 아닌, 내가 창작하여(또는 편집하여) 만든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마음이 들었던 건 중학생 때였다. 만화 보는 걸 좋아하던 내가, 그림 그리는 친구 A를 만나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감정이 들었다. 비록 보는 것과 그리는 것은 엄연히 다른 세상이었지만, 내가 든 펜 끝으로 하나 둘 채워지는 모습에 마음이 동(動)하였다. 그렇게 나는 평생 그리고 사는 인간이 되고 싶었다.
이윽고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 '회지'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래, 시작은 '회지'였다.
당시 나는 이리저리 그림 그려볼 사람들을 모아 회지를 만드려고 했다. 타지역 사람들까지 모아 동아리를 만들었고, 계획도 짰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협업이 어려운 시기였다.
거기에서 온 갈증이었을까?
나는 그림 회지로 시작해 홈페이지, 인스타툰, 뉴스레터, 잡지까지. '나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손을 댔다. 그다지 성공했다! 하는 것은 없다. 만들긴 했으나 만족한 것은 없다.
오늘도 [세삼매거진]이라는 '나의 잡지'를 만들기 위해 글을 적고 기획을 한다.
잘 되리라는 결과가 따라올 진 모르겠으나 그저 한 칸 한 칸 쌓아 보려 한다.
나는 잡지 읽는 것을 좋아한다. 읽는 만족감이 일반 책보다 몇 배는 좋았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모듬전, 과자로 따지자면 종합 과자 선물 세트 같은 기분을 느낀다.
시작은 당연하게도 만화 잡지였다. 아이큐점프나 소년챔프 같은 것들을 읽고 있자니, 퍽 기분이 좋았다.
한국의 작가들과 일본 작가들의 만화까지, 다음을 기대하며 조금씩 읽는 이 잡지라는 시스템이 좋았다.
관심있는 디자인이나 영화 부문도 그랬다.
적당한 내용, 다양한 카테고리, 마치 코스요리를 정갈히 먹은 기분.
그 기분을 잊지 못해 나는 결국 잡지를 발간하기로 했다.
오늘부터 한 주간 나오는 잡지이자,
뉴스레터인 [세삼매거진]을 마감하고 후기를 하나 둘 적어보려 한다.
후에 시간이 지났을 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적었는 지, 알고 싶으니 말이다.